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는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17일 구속 심사를 받는다.

1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는 17일 오전 10시 최 회장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등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최 회장은 SK텔레시스, SKC, SK네트웍스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 등을 받는다. 횡령·배임 의혹이 불거진 액수는 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최 회장 등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SK네트웍스 서울 본사, SKC 서울 본사 및 수원 공장, SK텔레시스, SK매직, 워커힐 호텔 등 10개 장소가 대상이었고, 최 회장의 자택까지 포함됐다.

수사팀은 이어 SK네트웍스 본사 등을 추가 압수수색했고, 같은달 말에는 수원 중부지방국세청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이어 관련 회사 임직원들을 여러 차례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한 끝에 지난달 7일 최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일단 검찰은 최 회장의 여러 의혹 중 횡령·배임 등 혐의에 중점을 두고 이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 밖에 검찰은 최 회장이 조성한 비자금이 해외로 흘러나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최 회장이 해외를 오간 시점에 법인 자금이 빠져나간 정황 등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무담보로 돈을 빌려줬다가 받지 못했다면서 채권을 손실로 처리하고 돈을 빼돌린 의혹도 함께 수사하고 있다고 한다. 시세조종을 위해 대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했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한편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2018년 SK네트웍스 등과 관련한 200억원대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발견해 검찰에 관련 자료를 이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초 공정거래조사부에서 내사를 진행하다 반부패수사1부로 사건을 재배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FIU가 이첩한 자료를 단초 삼아 최 회장과 관련된 대규모 기업 범죄로 수사를 확대했다.

최 회장은 2016년 3월부터 SK네트웍스 대표로 취임했고, 앞서 SKC와 SK텔레시스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최 회장은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둘째 아들이며, 최태원 회장과는 사촌지간이다.

저작권자 © 타이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