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외국계 은행 차입금 600억원을 갚지 못한 상황에서 21일 산업은행으로부터 빌린 900억원 만기가 도래한다. 우리은행으로부터 빌린 150억 대출 만기도 이달 안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분기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당한데 이어 올해 4분기마저 감사의견 거절이 나오면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돼 위기감은 더욱 크다.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가 외국계 은행으로부터 빌린 대출의 미상환금액이 발생할 경우 이를 책임지겠다고 공시했고, 산은이 대출상환을 연기해 줄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빠른 시일 내에 쌍용차의 새 주인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쌍용차는 지난 15일 600억원 상당의 대출 원리금 상환을 연체했다고 공시했다. 쌍용차가 연체한 금액은 이자 포함 JP모건 약 200억2000만원, BNP파리바 100억1000만원,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300억3000만원 등이다.

쌍용차는 "경영상황 악화로 상환자금이 부족하다"며 해당 대출기관과 만기 연장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대출원금은 약 599억원, 이자는 약 6177만원이다. 쌍용차 자기자본의 약 8.02%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는 이와 관련, 인도 증권거래소에 "해당 대출의 미상환금액이 발생할 경우 마힌드라그룹이 이를 책임진다"고 공시했다. 마힌드라그룹은 쌍용차가 외국계은행들과 대출계약을 맺을 때 지급 보증을 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쌍용차 경영권 매각협상을 진행 중인 마힌드라가 기업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외국계 은행을 직접 설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힌드라는 쌍용차 매각을 위해 중국 전기차업체 BYD와 체리차가 지분을 보유한 미국 스타트업 HAAH오토모티브 홀딩스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전기차업체 BYD와 베트남 빈그룹 등도 인수 후보군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은행 차입금 해소 여부는 21일로 다가온 산업은행 대출금 900억원의 만기 연장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산은은 쌍용차에 외국계차입금 해소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은 지난 9월 900억원 만기를 한 차례 연장하며 대주주 마힌드라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당시 "쌍용차에 지원하려면 책임주체가 의지를 갖고 있어야 하고 책임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쌍용차가 외국계 차입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국책은행인 산은이 대출금 상환을 요구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산은마저 대출금을 거둬들일 경우 쌍용차의 법정관리행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자동차산업이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쌍용차가 무너질 경우 고용과 지역경제, 부품산업 등에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 

다만 쌍용차의 지난달 월 판매다 1만1000대를 돌파하는 등 판매가 순항하고 있고, 마힌드라가 지분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쌍용차가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산업은 전후방산업에 걸쳐 연관성이 높다"며 "쌍용차가 무너질 경우 이를 뇌관으로 부품산업 등 자동차산업 전반이 위기를 겪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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