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29일 이재용 부회장 재소환해 조사 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0.05.06.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의혹 등과 관련해 사흘만에 검찰에 재출석했다.

2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복현)는 이날 오전 이 부회장을 다시 불러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과정 등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전반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첫 소환 때와 같이 이날도 영상녹화실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 26일 검찰에 처음 소환됐고, 조서 열람 시간 등을 포함해 총 17시간 조사를 받았다. 지난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건 관련 특검 조사를 받은 이후 3년3개월만이었다.

이 부회장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과 관련해 제기된 각종 혐의를 강력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부회장은 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및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 관련 의혹에 대해 "보고 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은 사흘 전 검찰 소환 조사 소식에 이어 이날도 "회사 차원의 공식 입장은 내지 않는다"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삼성 안팎에서는 코로나19 위기, 미중 갈등 격화 등 대내외 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수사까지 더해지자 경영 차질을 빚을 수 있단 우려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들어 이 부회장이 활발한 현장 행보를 보여온 가운데 잇단 소환으로 경영 활동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단 우려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더 이상 경영권 승계 문제로 논란이 생기지 않게 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지난 13일에는 충남 천안 삼성SDI사업장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만나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19일에는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시안 반도체 사업장에 방문해 "과거에 발목 잡히거나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라며 임직원들에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의 공백은 글로벌 기업이 된 삼성의 의사결정구조가 차질을 빚는 위험을 일으킬 수 있다"라며 "특히 코로나19 등 여러 어려움을 헤쳐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삼성은 물론 국내 경제 전반에도 영향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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