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기존 성공의 바탕이었던 오프라인 중심 체제에서 탈피하겠다며 롯데의 '변화'를 강조했다.

신 회장은 5일자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와 인터뷰에서 어려운 한국 경제 등 이유로 약 5년 간 1조엔(약 11조 420억 원) 가까이 매출이 줄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롯데그룹의 경영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 경영체재인) 실(實)점포 성공 체재를 모두 버리겠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체재 탈피 선언이다.

사상 최대 규모의 점포 구조조정을 예고한 셈이다. 특히 주력 사업인 한국 내 백화점·대형 슈퍼·드럭스토어(화장품 편집숍) 가운데 약 20%에 해당하는 200개 점포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시기는 올해 안을 목포로 한다.

롯데의 기둥은 한국 내 유통사업이다. 그룹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소비의 장기적으로 침체되면서 직격탄을 받았다. 롯데 그룹의 핵심인 롯데 쇼핑의 매출까지 부진하다. 인터넷 쇼핑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은 최근 5년 간 3분의 1로 감소했다.

롯데는 기존의 경영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신 회장은 타개책으로 인터넷 사업 강화 카드를 꺼냈다.

신 회장은 "(여러 자회사가 별도로 다루던) 인터넷 사업을 일원화하고 모든 제품을 가까운 (롯데) 매장에서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인사 개혁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지난 1월 그룹계열사 40%에서 최고경영자를 젊은층으로 교체한 데 대해 "디지털화를 입으로는 말해도 매장경영 일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1월 인사 후 지난 2월부터는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 서비스를 일부 시작했다. 롯데 백화점이나 슈퍼 등에서 롯데그룹이 취급하는 물건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디지털화를 계속 추진해 현재 1만개 이상 전개된 편의점 등 실제 매장과 인터넷 사업의 협력을 강화해 매출 증가를 노리는 '옴니 채널 전략'을 가속화 한다.

다만, 신 회장은 많은 기업들이 유사한 전략을 펼치고 있어도 눈에 띄는 성과는 없는 점을 두고 "경영진이 얼마나 의지를 가지고 추진해 나갈지가 중요하다"며 디지털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 의지를 강조했다.

신 회장은 한국 쿠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출자하고 있는 쿠팡에 대해 "매년 1000억엔 이상 적자를 내고도 주주로부터 보전 받을 수 있는 기업하고는 경쟁하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일본 이상의 속도로 저출생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한국에서 세계시장 개척이 중요하다. 신 회장은 "세계 경제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선진국(전략)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강화 분야로서 호텔 사업과 화학사업을 들고 투자 확대 방침을 밝혔다.

호텔 사업의 매출 규모는 1조 엔이 넘는다. 지난해 6월에는 미국 시애틀에서 고급 호텔을 시작했다. 수 년 내로 영국과 일본 도쿄(東京)에서도 새로운 호텔의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신 회장은 "인수합병(M&A)도 포함해 앞으로 5년 간 현재의 2배인 세계 3만 객실 체재로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의 석유·화학 사업은 매출 규모가 1억 5000억엔으로 유통사업에 버금간다. 롯데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셰일 가스를 활용한 에틸렌 공장에 새롭게 10억 달러를 투자해 생산량을 40% 늘렸다. 일본 기업과의 M&A도 검토한다. 그는 "화학 분야에서 유력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글로벌 전개를 하지 못하고 있는 일본 기업이 많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신 회장이 주력인 유통 사업 분야에서는 인터넷과 융합을 강화하고 해외에서는 호텔, 석유·화학 사업을 강화하는 3개 기둥 성장 전략에 나선다고 분석했다.

한편 신 회장은 인터뷰에서 격렬한 대립을 했던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관계를 둘러싸고 "심려를 끼쳤으나 이제 (형제간 다툼은) 문제 없다"고 밝혔다.

한편 닛케이는 신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작년 10월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후 국내외 언론 인터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