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19일 2020년 정기 임원 인사를 했다. 롯제지주·쇼핑·케미칼 등 50여개 계열사 180여명 임원을 교체하고 조직을 재정비했다. 롯데는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에 연계한 조직 개편과 젊은 인재로의 세대교체가 이번 인사의 핵심"이라고 했다.

◇롯데지주 투톱 체제로

우선 송용덕(64) 호텔·서비스BU장(부회장)을 롯데지주 공동대표로 내정했다. 앞으로 송 부회장은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부회장)와 함께 그룹을 총괄한다.

황 부회장은 미래 사업과 글로벌 사업 전략, 재무·커뮤니케이션 업무 등을 맡는다. 송 부회장은 인사·노무·경영개선 업무를 담당한다. 송 부회장이 그룹 내 호텔 관련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만큼 두 사람이 호텔롯데 상장으로 상징되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함께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 부회장이 이동하면서 공석이 된 호텔·서비스부문BU장에는 이봉철(61)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사장)이 선임됐다. 재무통인 이 신임 BU장은 황·송 부회장과 함께 지배구조 개편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부진' 유통 부문 조직 개편…대수술

유통BU장은 강희태(60) 롯데쇼핑 대표이사(부회장 승진)가 맡는다. 최근 수년간 실적 부진을 겪어온 유통 부문은 계열사 대표를 대거 교체하는 것과 함께 조직도 개편했다. 백화점·마트·슈퍼·e커머스·롭스 등 사업 부문을 롯데쇼핑 대표이사 체제 통합 법인으로 재편하는 게 핵심이다.

롯데쇼핑 통합 법인은 모든 사업부 투자·전략·인사를 아우르게 된다. 유통BU장과 롯데쇼핑 대표를 겸임하는 강 부회장에게 더 많은 권한을 준다는 의미다. 기존 각 계열사는 사업부로 전환되며, 각 사업부장은 실질적인 운영을 담당한다. 롯데는 "의사 결정 단계를 축소해 빠른 실행력을 확보,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 유통 분야 혁신을 이뤄내겠다"고 했다.

◇케미칼 '변해야 산다'

롯데케미칼도 전열을 재정비한다. 내년 1월1일 예정된 롯데첨단소재와의 합병을 통해 통합 케미칼 대표이사 아래 기초소재사업 대표와 첨단소재사업 대표를 두는 게 골자다. 롯데는 "두 사업 분야 특성이 다른 만큼 각 영역에서 핵심 역량을 효과적으로 강화해 궁극적으로 롯데케미칼 사업 포트폴리오를 탄탄하게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김교현 화학BU장이 통합 케미칼 대표를 겸임한다. 기초소재사업 대표로는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가 유임됐고, 첨단소재사업 대표는 이영준 롯데첨단소재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맡는다.

롯데칠성음료는 기존에 음료와 주류 각자 대표이사 체제였는데, 이번 인사를 통해 이영구 대표이사 체제로 통합됐다. 음료와 주류의 유통·생산·판매 역량을 집중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의도다.

◇여성 임원 소폭 확대

이번 롯데 임원 인사에 파격은 없었다. 다만 계열사 대표 직급이 기존에 사장급에서 전무·상무급으로 낮아지면서 일부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700여명인 임원을 소폭 줄이면서도 여성 임원은 3명 늘려 다양성 확보에 힘을 썼다.

 최세환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신임 대표가 51세로 신임 대표 중 가장 어렸다. 대홍기획 양수경 전략솔루션1팀장, 호텔롯데 장여진 마케팅부문장, 롯데월드 박미숙 서울스카이 운영팀장이 새롭게 여성 임원으로 선임됐다. 롯데칠성음료 진은선 디자인센터장, 롯데슈퍼 조수경 온라인사업부문장, 롯데홈쇼핑 유혜승 OneTV부문장, 롯데첨단소재 강수경 선행디자인부문장은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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