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2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동북아 평화와 번영, 그리고 국제분업의 선순환을 위해서는 한일 간의 우호와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일경제인회의는 양국 경제인들이 경제 현안과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1969년 처음 시작돼 올해로 51회째를 맞았다. 올해 행사는 24일부터 25일까지 양일 간 서울 롯데호텔에서 진행된다.

이날 손 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최근 동북아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시점에 한일관계마저 경색되면서 역내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증폭되고 있다"며 "양국은 경제적 호혜관계 뿐만 아니라 안보 협력의 끈을 튼튼히 유지할 때 서로의 번영과 안정이 확보될 수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우선 "동북아 지역의 새로운 평화 질서 구축을 위해서는 한미일 협력에 관한 상호 신뢰가 중요하며, 한일 양국은 감정의 응어리를 뛰어넘어 역내 질서에 대한 현실적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 분야와 관련해서도 "양국은 글로벌 밸류체인이 원활히 작동되도록 하여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데 기여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원료, 부품을 수입하고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하거나, 반제품을 중국에 수출한 후 중국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세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미국, 중국, 동남아 등 많은 국가들이 밀접하게 상호 연계되는 국제분업 체계가 선순환 발전해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세계 3위와 11위의 경제력을 가진 한일 양국은 세계적으로 비중있는 무역국가일 뿐만 아니라, 한국은 일본의 제3위 수출국이자 5위 수입국이고 일본은 한국의 5위 수출국이자 3위 수입국으로 상호 무역의존도가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특히 한일간 갈등이 깊어질수록 양국 모두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한일간 무역분쟁은 양국 기업의 오랜 신뢰관계를 훼손하고 국제공급망에 예측불가능성을 초래해 국제분업 선순환 구조가 왜곡된다"며 "양국 기업 간 협력이 줄어든다면 투자와 고용, 기업 수익성 감소뿐만 아니라 양국의 경제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손 회장은 마지막으로 "한일관계가 어려운 상황일수록 ▲문화, 체육, 예술, 인적 분야 교류를 확대·강화하여 과거사 문제에 대한 원만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갈등요소들을 상호존중과 신뢰로 변화시키고 ▲공고한 한일 경제협력관계와 경제인 우호친선관계를 통해 법, 정치, 외교로 풀기 어려운 문제도 한일 경제인들의 실용성, 포용력, 합리성으로 풀어나가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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