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
자사주 11조원 매입 후 소각
이재용 부회장, 주주가치 제고로 패러다임 변화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11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후 전량 소각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이번 자사주 매입·소각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회사의 본질가치에 비해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자사주를 매입, 소각하면 주식 유통물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1회차 자사주 매입 규모를 4조2000억원으로 결의하고 3개월간 보통주 223만주와 우선주 124만주를 매입할 예정이다. 보통주 취득금액은 총 2조9168억4000만원, 우선주 취득금액은 총 1조2672억8000만원 규모다. 취득기간은 30일부터 내년 1월29일까지다. 
1회차 매입에서 우선주 비중을 35%로 하는 배경은 이사회 결의일 전일 기준으로 우선주 주가가 보통주에 비해 22%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어 우선주 매입 비중을 높임으로써 동일한 금액으로 더 많은 수량의 주식을 소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우선주 주가가 보통주에 비해 10% 이상 낮을 경우 우선주 매입 비중을 높임으로써 동일한 금액으로 더 많은 주식을 소각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자사주 소각으로 인한 향후 주당 배당금의 증가 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결과적으로 보통주와 우선주 주주 모두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향후 3년간 주주환원 계획도 발표헀다. 
연간 발생하는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30~50%를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방식으로 주주환원에 활용하고, 향후 3년간은 배당에 중점을 두고 주주환원을 진행할 방침이다. 
잔여재원이 발생할 경우 자사주 매입을 실시하며, 매입한 자사주는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전부터 삼성전자가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할 것으로 분석했었다. 
특히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매입 뿐 아니라 소각까지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자사주를 취득, 소각함으로 자본금이 줄어들지 않는다”며 “상법 제343조 제1항에 따라 자사주를 소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사주 소각은 취득이 완료되는 즉시 이뤄진다. 
아울러 올해 배당은 내년 1월 이사회 결의 후 발표될 예정이며 내년부터는 분기배당 제도의 도입 시행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금까지는 상당한 규모의 이익을 내더라도 미래에 대비한 연구개발과 시설투자에 주력해온 삼성전자가 주주들의 요구에 적극 대응하는 방향으로 일종의 패러다임 전환을 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이번 주주친화 정책 발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과감한 결단을 내림으로써 전격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회사가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과를 주주들과 함께 나누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것이 최고위층의 생각”이라며 “적정한 이익을 주주들에게 나눠 회사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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