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케미칼부문·삼성정밀화학·삼성BP화학 등 삼성의 화학분야 3社를 인수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 롯데케미칼 공장 전경.

화학부문 롯데그룹에 3조원대에 매각
삼성SDI 케미칼부문·삼성정밀화학·삼성BP화학 등 3社

삼성그룹이 지난달 29일 삼성SDI 케미칼부문과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을 롯데케미칼에 매각기로 한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같은달 30일 이사회를 열어 삼성SDI 케미칼부문과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의 인수 안건을 의결했다. 롯데케미칼은 삼성SDI의 케미칼사업부문 90%, 삼성정밀화학 31.23%, 삼성BP화학 49%를 인수한다는 방침이다. 삼성SDI는 케미칼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한 뒤 지분 90%를 넘길 계획이다. 나머지 지분 10%는 삼성SDI가 3년간 보유한다.
인수 가격은 3조원 정도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측은 각 회사에 대한 실사를 거쳐 인수가격을 결정할 예정이다. 
또 삼성SDI(14.65%) 삼성전자(8.39%) 등이 나눠 갖고 있는 삼성정밀화학 지분도 역시 롯데케미칼이 갖는다. 이렇게 되면 삼성정밀화학이 지분 49%를 보유한 삼성BP화학도 자연스레 롯데로 소유권이 이전된다.
삼성과 한화와의 빅딜 이후 그룹에 잔류했던 화학계열사 삼성정밀화학이나 삼성SDI의 케미컬 부분은 그동안 꾸준히 한화로 팔릴 것이라는 설이 나돌았다. 
특히 삼성정밀화학이 지난해 3월 수원 전자소재연구단지로 사옥을 이전한 지 불과 1년 7개월만에 서울 서초사옥이 아닌 대치동 글라스 타워로 옮기면서 매각설은 설득력을 얻어 왔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신동빈 회장이 화학산업에 관심을 기울여 왔고 올해 미국 셰일가스 기반 에탄 분해 설비에만 2조9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사업영역을 확장해 왔다.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삼성의 화학 계열사들을 인수해 에틸렌 등 범용 제품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계자는 “삼성은 화학 계열사를 모두 정리한다는 방침을 갖고 원매자를 찾고 있었고 롯데케미칼과 가격 등 인수조건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삼성의 화학 부문 정리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주력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는 최근 삼섬이 조직슬림화 작업의 연장선이다.
삼성은 강도 높은 비용절감은 물론 비핵심 자산 매각, 사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익성 확보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영역이 겹치는 회사들은 합치고 수익성이 좋지 않은 계열사는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 특히 삼성의 화학사업은 그룹내 여러 사업 가운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았다. 또 매년 어느 정도 영업이익은 내왔지만 수년 내 주력사업이 되긴 어려운 여건이었다. 
실제로 삼성은 올해 초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토탈, 삼성종합화학 등 4개사를 한화그룹에 넘겼다. 
지난해에는 화학과 방산 부문 계열사를 한화에 매각했다. 
삼성은 지난해까지 제일모직 케미컬 부문, 삼성토탈, 삼성종합화학,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삼성석유화학 등을 통해 화학사업을 벌여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굳히기 과정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 부회장은 실용주의를 강조한다. 
삼성이 조직개편 등을 통한 비용절감, 군살빼기는 이 부회장의 현장 중심 실용주의에 따라 강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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