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현아·현민 갈등설 '솔솔'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사진=한진그룹 제공)

한진그룹이 조양호 전 회장 별세 이후 3남매 간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앞서 장남 조원태 회장이 한진칼 회장에 선임되면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3남매가 '합의'를 본 것으로 해석됐지만, 정부에 제출해야 하는 총수 지정 자료를 제 때 내지 못하자 이같은 시선을 받고 있는 것이다.

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올해 대기업집단의 '총수(동일인)' 지정과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에 자료 제출을 기한 내 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당초 오는 10일로 예정됐던 2019년 대기업집단 지정 일자를 15일로 연기됐다.

한진그룹 측은 "기존 동일인의 작고 후 차기 동일인을 누구로 할지에 대한 내부적인 의사 합치가 이뤄지지 않아 동일인 변경 신청을 못하고 있다"고 공정위에 공식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공정위는 한진으로부터 법적 마지노선인 15일까지 자료 제출을 하겠다는 확답조차 받지 못한 상태다.

사실상 공정위에 경영권 노선 정리가 마무리 되지 않았다는 점을 시인한 셈이다. 이와 관련 한진그룹 관계자는 "자료 제출이 늦어진 것은 맞지만 그 이상의 내용은 모른다"면서 "공정위에 제출할 서류 준비가 늦어져 못 내는 것으로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 구조를 보면 조 전 회장의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2.34%)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2.31%),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2.30%) 등의 보유 지분이 별반 차이가 없다. 조 전 회장이 보유한 17.84%의 상속 과정에 이목이 쏠리는 배경이다.

한진이 최종적으로 내부 합의에 실패하면 공정위는 직권으로 총수를 지정한다. 공정위는 '누가 최대주주인지' 혹은 '임원 선임 등 주요 경영 사항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을 누가 행사하는지' 등을 따져 총수를 확정한다.

단순히 지분율만 놓고 보면 현재로선 조 전 회장 외에는 강성부 펀드(KCGI)가 14.98%로 가장 높지만, 이 경우 "한진칼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누군가를 봐야 한다"는게 공정위의 입장이다. 공정위는 한진이 자료를 기한 내 제출하지 않을 경우 직권으로 한진의 총수를 지정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조양호 전 회장 지분을 상속받는 과정에서 두 자매가 협조하지 않는다면 강성부 펀드에 맞선 한진가의 경영권 확보는 쉽지않다"면서 "최악의 경우 '남매의 난' 끝에 그룹 전체를 잃을 가능성도 배제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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