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진 KCC 대표이사 회장(좌)·정몽익 KCC 대표이사 사장(우)

국내 종합 건축자재회사인 KCC가 지난해 적자 전환에도 공동 대표이사의 연봉이 35% 급등해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KCC 오너 일가는 배당도 전년과 같은 수준으로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KCC는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이 3조7822억원으로 전년보다 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435억원으로 26.2% 축소됐다. 순손실은 231억원으로 전년의 423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KCC 작년 연봉 5억원 이상 임직원 중 상위 5명의 개인별 보수 현황을 본 결과 정몽진 대표이사 회장과 정몽익 대표이사 사장 형제의 연봉은 각각 18억6600만원, 14억100만원으로 전년보다 35.3%, 35.1% 늘었다. 창업자 정상영 현 명예회장도 연봉으로 9억2300만원을 지급 받았다.

또한 KCC는 실적 악화에도 2018년치 배당으로 885억원을 책정, 2017년, 2016년과 동일한 수준의 배당을 실시했다.

적극적인 배당 정책은 일반적으로 바람직한 것으로 여겨지나 KCC는 정몽진 회장 일가 지분율이 40% 가까이를 차지해 마냥 긍정적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정몽진 회장을 포함해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39.06%로 작년치 배당으로 345억원가량을 챙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KCC는 지난해 건설업황 부진과 국제유가 인상 등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KCC 자산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삼성물산, 현대중공업 등의 보유 주식 수익률이 악화된 것이 순이익에서 순손실로 바뀐 주요 원인으로 파악했다.

KCC 관계자는 공동 대표이사의 연봉 인상 배경에 대한 질문에 "회사 내규에 따라 연봉이 지급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KCC는 1958년 정상영 현 명예회장이 22세의 젊은 나이로 KCC의 전신 금강스레트공업을 세웠다. 정상영 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이다. 정상영 회장은 창호, 유리, 석고보드, 무기단열재, 천장재, 바닥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국내 최대 종합 건축자재회사로 성장시켰다. 지난해에는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현재는 정몽진 회장과 정몽익 사장 형제가 공동대표로서 KCC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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