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장 초청 조찬간담회에서 2019년 공정거래정책방향과 관련 강연을 하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언급하며 "이번 주총 시즌이 우리 기업 지배구조 변화의 '이정표'가 됐다"는 표현을 또한번 썼다.

김 위원장은 2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공정거래실천모임과 서울대 경쟁법센터 등 4개 기관이 공동 개최한 조찬간담회에서 강연자로 나서 이같이 말한 뒤 "이제 우리 기업들이 특별 결의가 필요한 안건을 주총에 올릴 땐 주주·시장·사회의 용인을 받기 어렵다면 통과가 어렵단 걸 깨닫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은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특별결의 안건이었다. 과반수 찬성만으로 통과되는 보통결의 안건보다 기준이 깐깐한 셈이다. 임원의 해임, 회사의 합병·분할 등 중요한 사항들이 특별결의 안건에 속한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그간 경영승계의 핵심적 안건들, 사회적 논란이 된 안건들이 다 여기에 해당된다"며 "그만큼 충분히 설득력 있는 내용이 아니면 이제 주총 통과를 확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독일 출장 중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이번 주총에 대해 "변화의 이정표가 됐다"는 평가를 한 바 있다. 당시 그 근거로는 이번 주총 시즌에 주주 행동주의 강화 등의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국민연금의 과도한 영향력 행사 문제를 언급하며 "기관투자자에 대한 문제 등 과제도 많이 있다"고 했다.그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행사해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에 나선 상황에서 그 다음에 국민연금 지배구조는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논의가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은 자신이 가진 자산의 절반 정도는 운영사에 위탁해 운영하면서 주주권 행사는 전체를 다 한다"며 "반을 위탁했으면 주주권도 반만 행사해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는 운용을 위탁하면 위탁 운용사에 주주권 행사도 같이 위탁해야 하고 위탁 운용사 역시 그 스튜어드십 코드를 가져야 한다. 그것이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말했다.이어 "국민연금이 기업들에 대해 과도한 경영개입을 할거란 우려도 이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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