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삼성·롯데카드가 결국 현대·기아차의 카드 수수료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12일 현대자동차와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신한·삼성·롯데카드는 이날 현대·기아차가 제시한 카드 수수료안을 수용한다고 통보했다.

이들 3개사는 현대·기아차가 제시한 수수료율이 적격비용(원가) 등을 고려하면 불합리하다며 버텨왔다. 하지만 계약해지 상태가 계속되며 고객불편이 커질 것을 우려한 카드사가 현대차 제안을 수용한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3개사가 계약해지에도 협상하지 않고 버틴 것이 괘씸해 현대차에서 수수료 인하를 더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에 현대차는 "카드사와 현재 협상 중"이라고 일축했다.

만약 이들 카드사까지 현대·기아차와 협상에 이른다면, 전 카드사가 수수료 협상을 완료하게 된다. 지난 10일에는 5개 카드사(KB국민·현대·하나·NH농협·씨티카드)가 협상한데 이어 지난 11일 BC카드도 협상을 마쳤다.

수수료율을 두고 끝까지 버텼던 업계 1~2위를 포함 세개 카드사까지 무너지면, 앞으로 카드업계는 대형가맹점과의 수수료 협상에서 난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일부 유통회사와 3개 통신사도 우리의 수수료 인상안을 반대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현대차 사례로 다른 업권과의 협상도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 개편안에 따른 인상조치인데 불만의 화살을 우리에게 돌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현재 3개 카드사는 계약해지 상태라 현대·기아차를 구매할 때 이들 카드를 이용할 수 없다. 하지만 아직까지 현장에서 느끼는 고객불편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차가 계약해지에 앞서 고객불편이 우려돼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이들 3개사 카드로 결제를 희망하는 고객에 대해서 15일 이전 출고분까지 선결제하도록 조치했다. 이에 사실상 15일까지 계약해지가 유예된 것과 같다.

금융당국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진통으로 봤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당사자간 협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당국에서 개입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면서 "사후조치를 마련한 만큼 원활하게 협상이 진행되기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오는 13일 오후 2시 현대기아차의 수수료 갑질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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