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00억달러를 넘어섰던 해외직접투자액이 지난해 500억달러에 육박, 또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기획재정부가 8일 발표한 '해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해외직접투자액은 497억8000만 달러로 1년 전(446억 달러)보다 11.6% 증가했다. 관련 통계가 수출입은행에서 작성되기 시작한 1980년 이후 최대치다.

해외직접투자란 외국 법인의 지분을 취득하거나 외국에 영업소를 설치·운영 또는 확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해외직접투자액은 2006년 100억달러를 넘어선 후 다음해 1년 만에 200억달러를 돌파했고, 그로부터 6년 후인 2013년 300억달러도 넘겼다. 2014년 다시 200억달러대로 내려앉으며 잠시 주춤했지만, 2015년 다시 300억달러대로 올라서면서 4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에의 투자액이 108억1000만달러로 전체의 21.7%를 차지했다. 비중으로 따지면 가장 많지만, 1년 전(151억5000만달러)과 비교하면 28.7% 쪼그라들었다. 당국은 삼성전자의 미국 차량용 전장 부품사 하만(Harman) 인수 건이 2017년 수치로 잡혀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기업 인수·합병(M&A)이 집중됐던 케이만군도로의 투자액이 61억9000만달러로 두 번째로 높은 비중(12.4%)을 차지했다. 중국 (47억7000만달러·비중 9.6%)과 홍콩(34억8000만달러·7.0%), 베트남(31억6000만달러·6.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베트남 투자의 경우 1년 전과 비교해 60.3%나 불어났다. SK그룹의 베트남 마산(Masan) 그룹 지분 인수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32.9%)과 금융 및 보험업(32.6%)이 양대산맥을 이뤘고, 이밖에 부동산업(10.2%), 도·소매업(4.9%), 광업(4.3%) 순이었다. 제조업 투자는 전년 대비 92.7% 급증했는데, 4조원 규모의 SK하이닉스 도시바메모리 투자 실적이 잡혔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4분기 기준 해외직접투자액도 1년 전(101억2000만달러)보다 30.7% 늘어난 132억3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였다. 분기별로 보면 1~3분기 연속 증가하다 소폭 줄어든 것인데, LG전자의 오스트리아 업체 인수 건이 3분기에 반영된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해 4월 오스트리아 자동차용 헤드라이트·조명 업체인 ZKW의 지분 70%를 7억7000만 유로(약 1조10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장도환 기재부 국제경제과장은 "대기업의 글로벌화가 진전이 되고 자산투자업의 해외투자가 계속해서 확대되면서 해외직접투자액은 증가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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