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양국 문화교류 징검다리 되고파” “中韩两国文化的桥梁”

주연 저장서치컬쳐 대표이사

올 1월 1일 춥기로 유명한 강원도 화천에 앳돼 보이는 중국 여성 한명이 방문했다. 그녀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초청한 저장성(浙江省) 항저우(杭州) 소재 저장서치컬쳐(浙江熙琦文化创意有限公司)의 주연(周燕) 대표(32)다. 정부가 그를 한국으로 초청한 이유는 분명 큰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며칠 동안 한국을 다녀간 그녀는 귀국해서 회사의 틀을 바꿨다. 중국내 광고기획, 전시기획, 박람회 등 사업을 하던 회사를 한류를 접목시킨 문화기획회사로 사업영역를 크게 확장시켰다. 그녀는 이후 6월과 9월 등 한국을 여러 차례 다녀갔다. 여러 연예기획사를 방문해 관계자를 만났고 지난 9월에는 전라남도 광주에서 시청 관계자들과 무등산에도 올랐다. 그녀의 행적을 볼 때 우리나라에서 뭔가를 도모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지인을 통해 알게 된 그녀와 지난 9월 23일 한 방송국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27살이라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창업을 결심한 창업정신과 현재 추진하는 사업 등을 물었다.   
“2010년에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2014년까지 연출, 기획, 박람회, 전람회 등 사업을 주로 하다가 한국영사관과의 문화행사 기획을 논의하면서 한류사업에 눈을 떴고 지난해 한류문화 사업으로 영역을 넓혀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주연 대표는 현재 한국과 중대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 회사 전 직원이 매달릴 정도의 큰 프로젝트다. 
“한류 중심에 있는 남자배우 한명과 중국 미시 아줌마 5명 정도가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의 멋진 여행지를 다니면서 먹고 떠드는 콘셉트입니다. 이미 중국내에서 3000만 인민폐(약 55억원) 가량 투자유치를 받은 상황이고 한국의 지방자치단체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광주를 다녀 간 이유도 바로 이 프로젝트 때문이었던 것이다. 중국 내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한류라는 콘텐츠에 문화, 여행, 레저, 음식 등을 융합시켜 폭발력이 큰 ‘문화상품’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한국 인기 연예인을 섭외하기 위해 연예기획사 관계자들과 하루 8차례까지 연쇄 미팅을 한 적이 있고 맨발로 무등산을 오르기도 했다. 
광주 이외에도 여러 지자체에서 와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이유는 바로 방송 이후에 기대되는 중국 관광객, 일명 요우커(旅客)들 때문이다. 콘텐츠는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외국 관광객들에게 외면 받았던 지자체 입장에서는 관광수입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과거 ‘겨울연가’ 드라마 촬영지였던 춘천에 배용준과 최지우의 일본 팬들이 몰린 것과 같은 ‘팬덤 현상’을 기대하는 것이다.
항저우는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약 1시간50분 거리에 있다. 선전(深圳), 광저우(廣州)보다 훨씬 한류문화 교류에 유리한 위치이고 관심도 많다는 것이 주연 대표의 설명이다. 
특히 저장성 전체가 한류 문화에 대해 매우 우호적이어서 관련 방송이 만들어져 전파만 타면 높은 시청율과 이를 통해 파생되는 한류문화는 파괴력이 클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한류는 정형화돼 있지 않고 방송 한 편, 스타 한 명에 의해 분위기가 좌우되고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언제까지 계속될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저장성은 기후, 음식 등이 한국과 비슷합니다. 이러한 부분도 한류가 쉽게 파고들 수 있었던 요인입니다”

한류 콘텐츠를 저장성 내에 방송으로 내보낼 저장 텔레비젼 스테이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주연 대표.

주연 대표가 주목하고 있는 지역은 충청도와 전라도 지역이다. 서울, 부산, 대구는 너무 많이 알려져 있어서 식상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다. 
최근 광주를 다녀왔지만 실제로는 충청도 지역에 마음이 더 간다고 했다. 광주는 남도 ‘맛’의 출발지라는 점에서 간과하기 어렵고 충청도는 지자체의 적극성이 마음을 끌었다.  
주연 대표는 “우리에게 적극적인 제안을 하고 편의를 제공하는 지자체와 작업을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라며 “첫 방송은 충청도 지역이 될 확률이 높다”고 귀뜸했다.
주연 대표는 앞으로 종합 아카데미 사업을 꿈꾸고 있다. 순수예술, 대중예술, 직업교육을 한 곳에서 배울 수 있는 공간이다. 이를 위해서 이미 2500㎡(750평) 규모의 공간을 준비하고 인테리어를 계획 중이다. 이 안에서 음악, 한류, 뷰티, 패션, 커피 바리스타 등 우리 일상에서 만나는 문화 콘텐츠에 대한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복안이다. 이들이 결국 미래 한중 양국의 문화 콘텐츠 교류의 주역인 셈이다. 
주연 대표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경찰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창업 전에는 저장성 인민법원에 근무한 전도유망한 공무원이었다. 남편 역시 식품과 의약품을 관할하는 부처의 고위 공무원이다. 중국의 경우 부부가 고위공무원으로 동시에 진급하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때마침 첫 아이 육아를 겸해서 주연 대표가 직장을 그만두고 대신 창업을 선택한 것이다. 현재 네 살된 딸 하나를 두고 있는데 이름은 치치(琦琦)로 회사 이름에 넣을 정도로 끔찍하게 예뻐한다. 중국에서도 일과 가정의 병립은 쉽지 않지만 다행이 주변 분들의 많은 도움으로 일에 열중할 수 있다고 한다. 
“창장(長江) 북쪽보다 남쪽이 여성의 발언권이나 존중도가 높습니다. 비록 남편 때문에 직장을 그만 뒀지만 일을 하겠다고 하니까 많이 지지해주고 양육도 도와줍니다. 중국의 경우 여성들이 일찍 결혼하기 때문에 육아만 하고 가정에 있으면 전체적으로 손해입니다. 이런 인식 때문에 일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다음은 주연 대표와 일문 일답.

-한국과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요우커들이 한류를 기반으로 드라마촬영장이나 예능프로그램 촬영지, 또는 한국인들이 직접 소개하는 관광지를 방문해 현지 문화를 직접 경험해 보는 것에 대한 것입니다. 특히 중국과 다르거나 아예 없는 독특한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요우커를 유치하는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이 기존 것과 차별화되는 것은 한류스타가 직접 가이드로 나선다는 것입니다. 이같은 스타마케팅으로 요우커들을 한국에 적극 유치가 가능하게 됩니다. 이 경우 지자체는 지역홍보와 관광수입 등으로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 종합아카데미에 대해 설명해 달라
‘스타 팩토리’는 한국의 우수한 교수진과 커리큘럼을 벤치마킹한 중국내 유일한 대중문화예술 교육기관입니다. 주요 교육내용으로는 순수예술, 대중문화예술 및 직업교육 등입니다. 스타 팩토리는 한국의 최정상급 엔터테인먼트들과 항저우 문화산업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됩니다. ‘Voice of China’ 출신 강사가 나서는 등 쟁쟁한 교육환경이 조성돼 있습니다. 스타 팩토리는 우수한 강사진과 커리큘럼을 통해 개교 3년차부터는 항저우 최고의 연예인 양성기관으로 입지를 다질 것입니다. 아울러 스타양성 프로젝트를 실시해 스타를 키워낼 계획입니다. 

- 포트폴리오를 소개해 달라
2009년에 저장항저우국제교류전을 시작으로 2011년 항저우대학생 창의대회, 저장시호여행협력 정상회담, 벤츠품평회 및 각종 자동차 전시회, 저장성 국민소비 교육관, 천위신 항저우 콘서트, 저장닝보 푸드페스티벌, 2014년 한중문화제, 태국맥주 페스티벌, 한중푸드페스티벌을 비롯해 올해는 광복70주년기념 아리랑 글로벌 프로젝트 중국공연 등을 치뤘습니다.     

- 경영이념과 직원교육은
회사 경영 방침은 우리의 사업구조가 한중간의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직원들은 한 분야에서 대가를 이룬 전문가는 아니지만 많은 경험과 패기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직원 개개인들의 꿈을 물어보고 그 꿈과 기업의 방향이 일치성을 찾아주고 그런 직원은 적극 지원하는 게 제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달라
대한민국 서울에는 한강이 있고 수많은 다리가 있듯이 항저우에도 첸탄강(钱塘江)이 두 지방을 이어주면서 상호 교류를 돕고 있습니다. 저는 저장서치컬쳐를 통해 저장성과 한국을 잇는 양국 문화의 징검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4살난 딸 치치(琦琦)와 식당에서 즐거운 한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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