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종류의 로봇들을 포함한 기계들이 사람들의 육체적인 노동을 많이 대체하는 현상은 이미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데 최근 로봇과 관련한 이야기가 다시 나오는 것은 과거의 육체적이고 기계적인 노동이 아닌 인공지능을 이용한 인지기능이 발전한 인지기계(cognitive machine)가 산업혁명 이후에 지식노동을 중심으로 하는 인간의 주된 일을 대체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라이스 대학(Rice University)의 컴퓨터과학자인 모쉐 바르디(Moshe Vardi) 교수는 2045년 이면 인공지능 기계들이 전부는 아니여도 현재 인간이 하고 있는 일의 상당한 부분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하였다.
인공지능이라고 하더라도, 영화 <그녀 Her>에서 나온 것처럼 정말 인간과 비슷하게 느끼는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는 아직 근 미래에 등장하게 될 지 이야기하기 힘들지만, 적어도 인간들이 현재 지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일자리를 대체하는 수준에 도달하는 것은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런 발전의 정도를 감안한다면 앞으로 30년 정도면 인공지능 컴퓨터나 기계가 인간이 하는 대부분의 지식노동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모쉐 바르디 교수의 예상은 그리 과장된 것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앞으로 30년 정도면 인공지능 컴퓨터나 기계가 인간이 하는 대부분의 지식노동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모쉐 바르디 교수의 예상은 그리 과장된 것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아마도 이런 시기가 된다면 현재의 일자리 수백 만개가 갑자기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에 반발하는 새로운 네오-러다이트 운동이 펼쳐질 수도 있다. 이미 자동화와 관련한 것은 아니지만, 앱의 형태로 공유택시를 탈 수 있는 우버(Uber)같은 경우 많은 나라에서 이 서비스를 반대하는 운동이 있는 것을 보면, 네오-러다이트 운동의 등장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이런 자동화나 기술의 진보를 통한 일자리의 변동은 인류의 역사에서 주기적으로 있었던 것인 만큼 과도하게 두려움을 가지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어딘가 일자리는 새롭게 생길 것이며 최근의 발달된 IT환경과 인터넷을 감안한다면 과거보다 이런 변화에 대처하는 인간들의 움직임도 빨라질 것이다. 역사를 보더라도 이런 변화의 시기에는 언제나 사회적인 불안정성과 정치적인 이슈가 크게 발생하였고 무의미한 싸움도 많이 벌어졌다. 
길게 보면 결과는 인류의 삶과 사회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켰지, 뒤로 퇴보하게 만들지는 않았다. 과거보다 상품은 저렴하고, 질이 좋아졌으며 일반인들의 삶도 과거보다는 나아졌다.

향후 30년 정도면 로봇이 지식노동 대체
그렇다면 이제는 일자리를 잃는 것에 대한 걱정보다 어떤 일을 인간들이 하고 살아야 할 지에 대한 주제로 논의를 옮겨보자. 
아마도 앞으로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많은 일들을 대체하면서 저렴하고 대량생산된 제품들이 나오게 될 것이고, 각종 서비스의 상당 수도 로봇과 인공지능이 대체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럴수록 사람들은 고급스러운 인간이 시간을 들여 만든 수제(handmade) 아이템을 찾게 된다. 
만약 대량생산의 생산성과 표준화를 통해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이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높은 가치를 쳐주는 명품 브랜드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비록 정밀도나 질에 있어서는 약간 떨어지더라도 인간은 인간의 시간을 들여서 무엇인가를 이룬 것을 구별하는 능력이 있다. 
그런 장인들이 만든 작품이나 예술품에 해당하는 것들에 대한 가치가 미래에는 좀더 높아지게 될 것이다. 

핸드메이드 아이템 찾을 듯
아마도 인공지능이 인간의 인지기능을 대체하고 대신 일을 하기 시작하면 인지기능을 스포츠로 생각하는 다양한 산업들도 등장할 것이다. 
이미 비디오 게임을 이용한 이스포츠(e-Sports)는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많은 나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를 중계하는 TV네트워크도 커다란 금액에 구글과 같은 커다란 회사에 인수되고 있다. 
아마도 인간의 두뇌를 겨루는 다양한 방식의 게임과 스포츠가 고안되고 이를 준비하는 선수들도 커다란 산업을 이루면서 발전하게 될 것이다. 
또한 생활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인간이기에 정신건강과 인지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공부와 토론, 교육산업도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다. 
그리고 지식과 토론 등을 즐기고 다양한 논점의 글을 쓰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아질 것이며 창의적인 작품을 만드는 등의 활동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또 한 가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이미 이스포츠를 통해서 나왔듯이 컴퓨터나 기계를 도구로 같이 협업하는 방식의 새로운 스포츠나 레저, 엔터테인먼트 활동도 중요한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마치 축구, 탁구, 테니스를 거쳐서 자동차 레이싱 등의 스포츠가 시간이 지나면서 발달했듯이 말이다.
이런 이야기가 어쩌면 너무나 작은 직업군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느끼는 사람들도 많은 것이다. 
아마도 많은 직업들은 우리가 언급하지 않은 것들에서 나오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분명하다. 산업혁명이 시작될 때에도 작가로 실제 자신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던 사람은 매우 적었다. 그러나 현재 전통적인 의미의 기자나 작가들도 과거보다 훨씬 많아졌지만 인터넷 미디어까지 포괄하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있다. 
그 뿐인가. 산업혁명이 시작되던 시기의 음악, 미술, 영화산업 등에 종사하던 사람들은 얼마나 되었겠는가? 그러나 현재 이런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정말 많다. 
이렇게 새롭게 생겨나는 직업군에 대해서 당대에는 대부분 너무나 작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세상은 빠르게 변해간다. 
 새로운 변화는 새롭게 등장하는 인프라에 의해 가속화된다. 그 중의 하나가 코세라(Coursera)나 edX, Udacity 등과 같은 MOOC(Massive Online Open Courseware)다. 심지어 최근에는 구글이 Udacity에 교육과정을 개설하기도 하였다. 
MOOC는 과거에는 받을 수 없었던 높은 수준의 교육을 쉽고도 빠르고, 짧은 기간 동안 저렴하게(심지어 공짜로) 제공한다. 
새로운 기술을 쉽게 익히고 그 어떤 때보다 저렴한 도구와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소셜 미디어와 같은 강력한 홍보수단의 존재, 더 나아가서는 사람들이 십시일반 모아주는 크라우드소싱 펀드를 이용해서 마이크로 스타트업이 쉽게 시작할 수 있으며, 간단히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최근의 환경변화는 앞으로 새로운 직업과 산업을 등장시킬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아마도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의식주를 제공하는 것과 연관된 산업은 자동화되고, 인공지능이 도입되면 될수록 더욱 일상용품화되고 별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삶을 영위하는 것 자체는 일을 하지 않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인간들이 일을 안하고 빈둥거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인간은 아마도 삶의 의미를 다른 곳에서 찾을 것이며, 더 행복하고 나은 삶이라는 것을 새롭게 정의하고 그런 삶을 위해서 경쟁적인 노력을 경주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이라는 것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삶의 의미를 전달하는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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