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다음주부터 닷새간의 설 연휴를 맞은 가운데 국내 주요 유통·식품업계 수장들은 조용한 명절을 지내는 분위기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CEO들은 별다른 외부 일정을 갖지 않은 채 가족들과 함께 설을 보내면서 올해 경영구상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의 경우 반목을 지속하고 있는 오너가 형제들의 만남이 관심이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측은 최근 설 명절을 앞두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설날 차례에 자신의 성북동 자택으로 초대하는 편지를 보냈다고 언론에 밝힌 상황이다. 사업상이 아닌 가족으로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취지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 측은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이유에서 이번 신동주 회장의 요청에도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 같은 초대 사실을 언론에 알린 것 자체가 신뢰하기 어렵다는 게 롯데 내부의 분위기다.

신동주 회장은 경영권 분쟁 당시에도 가족 회동을 제안하는 등 여러 차례 화해의 메시지를 외부에 알렸다.

이에 따라 신동빈 회장은 이번 설 연휴에 가회동 자택에 머물면서 조용히 사업 현안을 챙길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언론 등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사업장을 돌아본 적이 있어 '깜짝 현장방문'이 이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룹 안팎에서는 일본행 가능성도 나오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정해진 일정이 없다는 게 롯데그룹 측 설명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연휴 기간 동안 별다른 대외 일정을 잡지 않고 조용한 명절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번 연휴에 특별한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휴식을 취하는 한편 차분히 사업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대형마트가 하향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온라인 사업에서 얼마나 두각을 나타내느냐가 그룹의 미래 핵심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은 오는 3월1일 이커머스 법인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마트몰이 신세계몰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1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확보한 만큼 이커머스 사업을 그룹의 핵심 채널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지금까지 신세계그룹의 성장을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가 담당해 왔다면 앞으로의 성장은 신설되는 온라인 법인이 이끌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를 위해서는 온라인 센터 건립이 긴요한데, 이 부분이 정 부회장의 고민거리다. 지난해 하남 센터 건립 계획이 주민 반대로 무산되면서 쓴 맛을 봤다. 현재 새 부지를 물색 중이다.

정지선 회장 역시 공식 일정 없이 개인적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리빙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보고 최근 몇 년 간 라이프스타일을 강조해 왔다. 지난해엔 리빙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한화L&C를 인수하기도 했다. 올해엔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을 낼 방안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문을 연 면세점 매장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도 그룹의 큰 과제다.
올해 본격적인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는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경우 이번 설에도 별다른 외부 일정은 없이 자택에서 머물며 가족들과 함께 보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휴식과 함께 향후 경영계획 등을 구상하면서 연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CJ가 지난해 미국의 냉동식품업체 '슈완스 컴퍼니'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역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상황인만큼 해외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슈완스 인수 사실을 밝힌 바 있다. 2조원대 규모의 거래로 그룹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CJ는 미국 전역에 제조 인프라와 영업 네트워크를 지닌 슈완스를 통해 북미시장에서 글로벌 식품기업의 입지를 다져가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베트남 등을 방문해 계열사 사업 점검에 나선 이 회장도 슈완스 인수를 계기로 지난달 장남 선호씨와 함께 미국을 방문해 현지 시장 점검에 나선 바 있다. 방미 당시 이 회장은 글로벌 영토확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경제불황에 대비해 상시적으로 구조혁신에 나서는 투트랙 전략에 나서라고 당부했다.

이 밖에 다른 식품기업 오너들도 이번 설 연휴 역시 별다른 외부 일정 없이 지내는 분위기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 등도 평소처럼 조용히 새해 구상 등을 하면서 보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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