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Salman bin Abdulaziz Al saud)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29일(한국시간) 현대중공업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합작으로 지을 조선소 예정부지인 라스 알 헤어(Ras Al -Khair)에서 열린 ‘King Salman 조선산업단지 선포 행사’에 참석한 모습. 앞줄 오른쪽부터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나세르 아람코 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 야세르 무프티 아람코 신사업개발부문 본부장.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그룹이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 지분 일부를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아람코에 매각한다. 이로써 아람코는 현대중공업지주에 이어 현대오일뱅크의 2대 주주가 된다.

28일 현대중공업지주 등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지분 매각 안건을 의결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현재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91.13%를 보유하고 있다. 아람코는 이 중 최대 19.9%의 지분을 1조8000억원에 매입할 예정이다. 일반 재무 투자로 경영권 참여는 옵션에 포함돼 있지 않다.

아람코의 투자는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IPO) 형태로 진행된다. 프리IPO란 정식 기업공개(IPO)를 하기 전에 미리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는 것을 말한다. 현대오일뱅크가 작년부터 추진해온 증시 상장은 내년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아람코는 국내 정유사 에쓰오일 지분 63.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에쓰오일에 이어 현대오일뱅크 2대 주주로 참여하며 한국 내 정유 및 석유화학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5년에는 GS칼텍스를 사들여 국내 정유시장 점유율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현대중공업지주와 아람코의 인연은 이전부터 이어져왔다. 현대중공업은 2017년 아람코와 합작 조선소를 설립하고 엔진과 플랜트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해 10월 말에는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주최한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 참석해 세계 최대 조선소 건설사업인 킹 살만 조선산업단지에 투자하는 MOU를 맺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전부터 아람코와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맺어왔다"며 "일반적인 재무투자로 아람코가 현대오일뱅크 이사회 의석을 확보해 경영에 참여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2015년 GS칼텍스 인수가 무산된 뒤에도 아람코는 국내 정유회사 투자를 추진해왔다"며 "재무 건전성을 높이려는 현대중공업그룹과 한국 사업 확대를 원하는 아람코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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