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방문,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14일 취임 후 처음으로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을 만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사노위에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 작업에 속도를 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경사노위에 민주노총이 불참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직접 노동계와 대면하고 대화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홍 부총리는 문 위원장의 집무실을 찾은 직후인 이날 오후 3시20분께 기자들과 만나 문 위원장에게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 관련 작업에 속도를 냈으면 좋겠다, 계획대로 다음 달에 입법 조치가 마무리됐으면 좋겠다는 의사와 함께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탄력 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문제는 경제 활력과 직결되기 때문에 다음달 말까지 입법 조치가 꼭 완료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문 위원장에게) 말씀드렸다"며 "2월에 입법 조치가 되려면 이번달 말까지 관련 내용이 어느 정도 마무리돼야 하기에 시기적 중요성에 대해 (문 위원장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오늘 함께 테이블에 올랐던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 문제와 관련해 홍 부총리는 "현재 2가지가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논의되고 있는데 가능하다면 2가지를 주고받아 타결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경사노위에서 집중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탄력근로제를 ILO 협약 비준 문제와 '주고받기' 할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선 "각각 따로 타결돼 속도감 있게 추진되는 것이 가능하다면 가장 좋겠지만, 사회적 대화라는 건 주고받고, 양보하고, 조율하는 작업"이라며 "따로 작업하는 것도 시도하되 같은 시기에 같은 사안으로 논의되는 것에 대해선 사회적 '빅딜(Big Deal)' 방식도 같이 논의돼야 하지 않을까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어 "관련 논의의 동향을 봐 가며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최저임금 결정 구조 개편과 관련해 "노동계 설득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그런 문제에 대해 협조를 요청했다"고 했다. 그는 "취임 당시 경영계와 노동계 가릴 것 없이 만나겠다 했고 그동안 현장 행보를 쭉 해왔다"며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의 등 경영자 단체와 함께 민주노총을 포함한 노동계도 필요하면 찾아가 대화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다만 "시기적으로 어디에 우선순위를 둬야 할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오늘 문 위원장과도 이와 관련해 논의했다"며 "노동계도 끊임없이 찾고 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홍 부총리는 문 위원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최저임금 결정 구조 개편 작업이 진행 중인데, 노동계와의 대화와 협의가 중요하다"고 말하며 문 위원장에게 "노사 문제 관련해 많은 경험과 해박한 지식, 네트워크를 갖고 계시니 조언을 달라"고 요청했다.

홍 부총리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 등 최근 여러 현안에서 경사노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협의가 잘 진행돼서 계획대로 다음달 안에 입법 조치까지 마무리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 위원장은 "경제 현안과 관련해 우리에게 많은 시간이 주어진 것이 아니다. 적어도 2월 임시국회까지는 매듭지어야 한다는 타임테이블이 주어져 있다"며 "2차 회의에서 나온 결과를 토대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경사노위가 국민들에게 '우리나라도 노·사·정 간에 문제를 협의하는구나' 하는 희망적 메시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노사 문제에 있어 '사회적 대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려운 경제 문제를 푸는데 있어 사회적 빅딜과 같은 방식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예가 광주형일자리"라며 "정부도 경사노위와 같은 대화 방식을 다양하게 활용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 정책 담당 장관으로서 경영계와 노동계를 가리지 않고 만나겠다"고 밝혔다.

문 위원장은 파인텍 노사 협상이 타결된 것을 언급하며 "노동자의 요구가 타당하더라도 기업 입장에선 달리 생각할 수 있다"며 "노동자도, 사용자도 어려워하는 현장의 상황을 잘 살펴 현장에서 많은 어려움이 해결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임금 문제로 격렬히 대립했던 현대차 노사도 임금 협상에 원만히 합의하는 등 희망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올해도 희망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이 자리엔 홍 부총리와 문 위원장을 비롯해 우병렬 기재부 경제구조개혁국장, 방기선 기재부 혁신성장본부 국장, 박태주 경사노위 상임위원, 시민석 경사노위 운영국장 등이 참석했다. 홍 부총리는 기재부가 (33·행정고시 57회) 전(前) 사무관에 대한 고발 조치를 취하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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