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8일(현지시간) 개막한 'CES 2019'의 LG전자 부스에 설치된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 제품 사진.

기존 패러다임을 바꿀 신기술이 시장에 무사히 연착륙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앞다퉈 내놓는 혁신 제품을 두고 경탄이 쏟아지는 한편, 이러한 질문도 이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의 기술쇼 'CES 2019'는 한 해의 기술 트렌드를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첨단 기술의 장으로 여겨진다. 다양한 제품의 홍수 속에서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제품은 단연 시장을 놀래키는 혁신 기술과 하드웨어다.

올해 CES 2019도 개막 전부터 전에 없었던 형태의 기술과 제품이 높은 관심을 받았다. LG전자는 지난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연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국내외 1000여명의 취재진 앞에서 돌돌 말 수 있는 롤러블(rollable)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을 공개했다.

이날 무대 위에서 세계 최초의 롤러블 OLED TV가 공개되자, 현장에서는 환호성과 박수가 수 초 간 계속 됐다. 특히 롤러블 OLED TV의 스크린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며 '롤러블'의 의미를 강조해 더욱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그러나 새 카테고리를 만든 롤러블 TV 제품에 대한 '경제성'을 지적하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 7일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장(사장)은 롤러블 OLED TV에 대해 "결국 경제성이 문제"라며 "경제성이 올라오면 충분히 개발할 가치가 있겠지만 경제성이 안나오면 프로토타입(시제품)으로 보여주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권봉석 MC/HE사업본부장(사장)은 8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롤러블 TV는 디스플레이가 진화할 수 있는 한계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있다"며 "기술적인 양산성 확보가 돼 있고, 원가적 측면에서 빠르게 실현해 전작 못지않은 판매량을 기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받아쳤다.

이처럼 경쟁사에서 상용화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나왔지만, LG전자 부스에서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제품도 롤러블 올레드 TV였다. 수 대의 롤러블 올레드 TV가 오르내리며 군무를 추는 것 같은 장관을 연출하자, 관람객들은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다만, 스크린이 지속적으로 오르내리는 제품 특성상 내구성 측면에서도 신뢰할 수 있느냐는 의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7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롤러블 자체에 대한 신뢰성을 10만번 이상 확보했다"며 품질 측면의 신뢰성을 강조했다.

결국 상용화의 조건에는 경제성을 비롯해 대중성, 제품 안정성 등이 골고루 갖춰져야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가전 제품 중에서는 롤러블 TV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면, 모바일 분야에서는 5G가 단연 최대 화두였다. 특히 5G 기술이 상용화되는 5G 스마트폰에 대한 관련 업체들의 포부가 주목받았다.

향후 5G 스마트폰의 출고가와 요금제가 어느 수준으로 형성될지도 관심거리로 부상했다. 이날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 인근에서 만난 한 IT기업 임원은 5G(5세대) 스마트폰의 출고가 수준에 대한 질문에 "최소 기존 스마트폰보다 수 십만원은 비싸지 않겠는가"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5G 스마트폰의 가격 책정에)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선을 감안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즉, 차세대 기술력이 적용된 제품도 대중화를 위해서는 가격에 대한 고민은 피할 수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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