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 경제학과 3학년 신현승

소득주도성장은 가계 임금과 소득을 늘리면 소비가 늘어나 경제성장이 이루어진다는 이론으로, 포스트 케인지언(Post-Keynesian) 경제학자들이 주장한 임금주도성장을 바탕으로 한다. 소득주도성장이 경제발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게 된 것은 1980년대 이래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수출중심의 성장전략이 한계에 도달하였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공감대를 형성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득주도성장, 임금을 높이고 사회지출을 늘림으로써 수요를 증가시키고 투자와 생산을 촉진하여 경제성장을 한다는 정부의 주장은 허무맹랑한 연금술과 같아 보인다. 소득주도성장은 방법론이 잘못됐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환경에 맞지 않는다. 척박한 땅과 궁핍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수출중심의 경제체제와 조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난이라는 꼬리표를 숙명이라 생각했던 한국인이 지금과 같은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은 자식들을 생각하며 밤낮없이 몸을 혹사시켰던 어머니, 아버지의 땀과 눈물에 있다. 외국의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들어 수출함으로써 잔인한 빈곤의 숙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소득주도성장보다 경제체질개선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노동시장 유연화가 필수적이다. 100조 원 넘는 각종 중소기업 대상의 지원과 중소기업 적합업종 등은 부실기업을 양산했다. 지원을 통해 부실기업의 생존을 연명시키면 시장의 가격을 적정 수준 이하로 끌어내려 경쟁력 있는 기업도 생존이 위험하게 된다. 또한 현실경제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은 호봉제 급여 체계를 가진 우리나라 정규직의 특성을 고려할 때 대규모 실업을 불러올 가능성만 키운다.

더 많은 소비를 위해선 더 많은 생산이 필요하고 더 많은 생산은 더 많은 투자를 요구한다. 이는 경제의 기본 원리이자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가 치열한 생업의 현장 속에서 체득하신 삶의 진리이다. 강제로 임금과 세금을 높여 기업의 이윤 동기를 줄인 결과 투자와 생산이 위축되었고 소비를 활성화시켜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한다는 소득주도성장은 모순에 빠졌다. 소득주도성장은 자기 손으로 생산적인 활동을 해본 적 없는 책상물림의 시민단체와 정치인이 빚어낸 망상(妄想)일 뿐이다.

이따금 공정한 경제가 지속 가능한 경제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되새겨본다. 공정한 경제란 정규직의 기득권을 철폐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하여 능력 있는 노동자가 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시장의 자생적 질서를 교란하는 부실기업 지원정책을 축소하는 것, 조세축소와 규제완화를 통해 자유로운 경제 활동을 보장하는 것, 자유주의 경제철학으로 모든 국민이 혁신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경제가 곧 공정한 경제이자 지속 가능한 경제이다.

 

저작권자 © 타이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