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론 어불성설 펀더멘털 충분”
2020까지 R&D 81조·연비 20%↑ 비전제시

외부에서 바라본 현대차 위기론과 내부에서 들어본 상황은 ‘온도차’가 확연했다.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현대차 위기론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현대차그룹 관계자의 답변을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했다. 취재는 지난달 14일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본지 단독으로 이뤄졌다. 

Q. 해외시장에서 판매가 줄었다 
A. 해외 판매 자체가 줄어든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현대차 자체의 품질 경쟁력 저하라기보다는 대외여건 변화에 따른 문제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가장 큰 경쟁사는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다. 일본 자동차 메이커는 엔저를 바탕으로 딜러 인센티브 증가를 통한 강력한 마케팅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환율 영향 때문이다. 그런데 환율 직격탄 맞은 곳이 현대차뿐이겠는가. 국내 수출업체 모두에게 해당되는 사안이다. 또한 러시아 루블화, 브라질 헤알화 가치 폭락으로 현지에 있는 다른 자동차 메이커들은 생산량 축소, 현지공장 철수 등을 고려하고 있다. 이 역시 그 국가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모든 자동차 브랜드들이 겪는 공통된 위기사안이다. 현대차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런 부분들이 너무 많이 왜곡되어 현대차만의 문제인듯인양 부각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Q. 하반기 전망은
A. 환율흐름 자체가 지금의 국면이 장기화되지는 않으리라 보고 있다. 시장에서 모델 노후화에 대한 지적이 있는데 하반기에 신차를 대거 투입할 계획이다. 신차 투입으로 모델 노후화와 다양성 부족에 대한 지적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반기에 점차 나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Q. 러시아에서 향후 계획은
A. 예전 우리나라 경기가 호황일 때  외국계 기업들이 들어와 돈을 벌었다. 사정이 조금 어려워졌을 때 손실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철수를 했었다. 그러면서 외국계 기업에 일하던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됐다. 외국계 기업이 한국에서 번 돈은 한국내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전부 본국으로의 송환이 이뤄졌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외국계 기업에 대한 인식이 사회 전반적으로 안 좋게 됐다.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중국이다. 예전 일본 기업들이 중국 경제가 어려워졌을 때 모두 철수를 결정했었다. 이후 중국이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고 다시 일본 기업들이 중국 현지에 들어가서 정착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사실 러시아내 국수주의가 상당하다. 지금 당장은 러시아가 어렵지만 길게 보고 갈려고 하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전략이다. 

Q. 신흥국의 경기침체, 유로화 약세 등을 버틸 여력이 되는가
A. 10년전만 하더라도 펀더멘털이 약했기 때문에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현대차그룹의 펀더멘털은 이러한 전략을 이끌고 나가기에 충분한 여력을 가지고 있다. 
2000년 초반만 하더라도 미국에서 10~15위권의 판매량을 가진 브랜드에 불과했다. 
생산량, 판매량이 크게 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론은 어불성설이다.

Q. 최근 중국로컬 SUV 저가 공세가 상당하다
A. 단기간내 가격적으로 메리트 있는 중국 로컬 자동차 구매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 그러나 품질차별화를 지속해 나간다면 처음엔 가격 때문에 외면했던 소비자들도 결국에는 현대차를 찾을 것이라 믿고 나가는 수밖에 없다. 

Q. 중국 시장 공급과잉 대한 우려는
A. 공급과잉 이란 말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 중국내 기본적인 수요는 충분하다. 그 동안 현대차는 중국 서부 및 서북지역에 주로 판매를 했다. 내륙 쪽은 상대적으로 기반이 약해 판매가 약했다. 충칭에 30만대 규모의 증설을 하는 것은 이 지역으로의 판로를 개척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더 정확히는 새로운 신규 시장을 개척한다고 생가하면 된다. 그리고 30만대 정도의 물량은 현대차의 역량이라면 충분히 소화 가능하다.

Q. 현대차 브랜드 가치 평가는
A. 자동차 제조 후발주자로 상당한 기술격차가 존재했음에도 거의 극복했다고 판단한다. 다만 BMW, 벤츠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아직 갖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Q. 내수점유율 하락에 대해서
A. 자연스러운 흐름이라 생각한다. 한 나라의 시장의 80%를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인 것이다. 과거 의도치 않았지만 그런 시장이 형성되었던 것이고 지금은 정상화되어 가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기아차가 일년에 내놓을 수 있는 차종은 6~7종에 불과하다. 수입차들은 외국에서 판매하던 차를 한국으로 들여오면 그 자체가 신차가 된다. 그 브랜드가 40개가량 된다. 일년에 각 브랜드마다 2개씩만 신차를 가지고 들어오면 80여개가 된다. 현대차는 이 차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Q. 3월 현대차그룹의 내수점유율은 66%까지 떨어졌다. 현대차 내부 설정한 점유율 마지노선은
A. 내가 답변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다.

Q. 단종 차량에 부품 공급기한이 외국 자동차 브랜드 대비 짧다
A. 법령상으로는 단종 후 8년간 의무적으로 부품을 공급하게 되어 있지만 현대차그룹은 10년간 책임지고 공급하고 있다. 마니아층이 형성되어 있는 특정 차종과 비교는 삼가 달라. 

Q. 미국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어 영업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A. 넘겨짚는 추측에 불과하다. 실제로 그러하다면 미국에서 영업이 가능하겠는가.

Q. 수출용과 내수용이 다르다는 지적이 많다
A. 자동차를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그렇게 답할 수 없다. 현대차 강판은 현대제철과 포스코로 부터 조달받는다. 조금이라도 비용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각 수출국별로 강판 두께를 달리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설명이 안 된다. 강판 두께가 달라지면 제품 공정 숫자도 늘어난다. 뿐만 아니라 원자재 재고 관리, 수출국별 주문량 조절 등 다양한 부분에서 비용이 발생한다. 글로벌 업체들과 비용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이는 올바른 생산방식이 아니다. 한 라인에서 국내용과 수출용이 동시에 생산되도록 하는 것이 비용절감의 길이고 우리는 그렇게 하고 있다. 

Q. 언론보도를 통해서 왜 그러한 지적이 나오는가
A. 세부옵션에서의 차이를 이야기 하는 것 같다. 각 국가마다 기준이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어드밴스드 에어백이 장착되지 않으면 판매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그러한 기준이 없다. 그래서 디파워드 에어백이 장착된다. 이 두 에어백의 차이는 차량시트에 앉은 탑승자 체중을 파악해 사고시 에어백이 터지는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어린아이가 앞에 앉았을 경우 너무 세게 에어백이 터지면 질식사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것이다. 사실 미국에서는 어린아이가 앞좌석에 앉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만에하나 운전자가 법규를 위반하고  앞좌석에 어린 아이를 앉혔을 때까지도 감안하자는 것이 미국 법이다. 우리나라는 그런 법령이 미미하다. 그래서 모든 유럽산 브랜드도 미국에 차를 수출할 때는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장착한다. 그러나 그 동일한 차가 국내에 들어올 때는 디파워드 에어백이 장착된다. 현대차가 국내소비자를 차별한다고 볼 수 없다. 각 나라의 기준에 맞추면서 발생된 일이다. 

Q.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국내차에도 장착하면 되지 않는가
A. 결국 어드밴스드 에어백, 측면 에어백, 무릎 에어백 등을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서 장착했을 경우 소비자들의 입장은 대부분 한가지로 정리된다. 쓸데없는 기능들을 넣어서 차량 가격을 올린다는 비판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차량 가격에 비용증가 요인을 포함시킬 수밖에 없다. 반대로 기능을 뺏을 때는 차별한다고 비난을 한다. 

Q. 올해 리콜이 부쩍 늘었다. 품질저하에 대한 논란이 있다
A. 단순히 리콜 차량 대수만 계산하지 말고 차량 판매대수 대비 리콜차량 숫자를 계산해 달라. 현대차가 압도적으로 수입차대비 리콜비율이 적다. 

Q. 차량 가격에 대한 차별도 다수의 자동차 커뮤니티를 통해 지적되고 있다
A. 우리나라에서 차를 살 때 취등록세, 교육세 등 엄청난 세금이 붙는다. 미국은 세금이 없다. 세금의 차이를 제외한다면 가격차이는 없다. 실제로 확인해보라. 

Q. 현대차 연비 논란이 많다
A. EU 배기가스 환경기준인 유로6 앞두고 현대차는 연비가 올라갔는데 수입차들은 연비가 떨어졌다. 이런 부분들을 다루는 기자나 기사가 거의 전무하다. 대한민국에서 수입차는 신성불가침 영역에 있는 듯하다. 현대차는 유로6에 대비해 많은 준비를 했고 성과를 냈다. 살펴 봐 달라.

Q. 현대차 디자인에 대한 지적은
A. 국내외 평가가 너무 상반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JD파워 등 해외에서는 디자인이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감성에 충만한 디자인, 멋있는 디자인, 세련된 디자인 등 호평을 받는다. 
국내에는 너무 많은 쏘나타가 있다. 디자인에 대한 식상함으로 다가올 수 있다. 반면 수입차는 희소성에 의해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이런 부분이 수입차 선호도 증가를 만들어내고 있다.  

Q 현대차 품질 논란에 대해서
A. 과거 언론에서는 급발진 논란이 일어날 때 마다 현대차 품질 문제로 몰아가곤 했었는데 실제 조사결과는 대부분 운전자의 실수, 조작미숙 등이 대부분이었다. 너무 많은 오해가 현대차를 향하고 있다.

Q. 한전부지 10조5500억원에 인수
A. 지가대로 땅을 살 수 있는 곳은 이 세상에 한 군대도 없다. 모두가 탐을 내는 지역이고 발전가능성이 있다면 프리미엄이 붙기 마련이다. 현대차는 그 프리미엄을 감내할 수 있는 능력이 됐다. 
강남대로를 사이에 두고 주변에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 백화점 등 개발이 모두 완료된 지역이다. 앞으로 삼성역 지하로 연결, 분당선, KTX 등이 주변에 개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향후 한전부지 가치는 10조5500억원을 넘어갈 것으로 판단한다.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비판하겠지만, 이런 판단을 내리는데 있어 우리도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전략적으로 판단했다. 

Q. 현대차의 위기론에 대해서 
A. 현대차 근무한지 20년이 넘었다. 단 한 번도 좋았던 적이 없었다. 항상 위기였고 그 위기를 극복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이번에도 같은 경우라고 판단한다.

Q. 앞으로 현대차의 미래는
A. 현대차는 2020년까지 순수하게 R&D에만 81조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까지 연비향상을 20% 이루어내겠다는 것이 비전이다. 
이번에 발생한 대외적 변수만 잘 극복하면 앞으로 더 단단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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