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노동고용관계학회(ILERA) 2018 서울 세계대회 개막식이 열린 24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손경식 한국경총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2018.07.24.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들어 경영계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더욱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주요 경제단체 중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며 입지가 좁아진 가운데, 경총이 '재계의 입' 역할을 더욱 강화하는 모양새다.

28일 경총에 따르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10시까지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손경식 경총 회장과 김용근 경총 상근 부회장을 만날 예정이다. 이날 내방은 비공개로 진행되며, 인사를 교환하는 가벼운 회동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경총 관계자는 "원래 고용노동부 장관이 취임하면 의례적으로 경총회관을 방문해왔는데, 성윤모 산자부 장관의 내방도 취임 이후 상견례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날 면담에서 경총 측의 공식적인 건의사항은 없지만, 국내 기업들이 느끼는 애로사항 등을 기탄 없이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산자부 장관의 경총 방문은 이번이 처음으로, 경제단체 중 경총의 존재감이 더욱 커진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앞서 성 장관은 취임 이후 주요 제조업 현장 방문에 이어 지난 1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상의 회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산업계 의견을 청취했다. 이어 지난 22일에는 무역협회, 26일 중견기업연합회를 방문했다. 그러나 국정농단 사태 이후 위상이 추락한 전경련과는 만날 계획이 없다.

대신 이날 경총 측을 내방하고 자연스레 노사 현안에 대한 경영계의 고민 또한 청취할 것이라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상법․공정거래법 개정 논의 등에 대한 경영계의 우려를 언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경총은 최근 들어 경영계 대변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 26일 경총회관에서 열린 상법 개정안 간담회에서 박상기 법무 장관에게 기업이 느끼는 어려움을 성토했다.

이날 손 회장은 "최근 공격적인 외국인 펀드가 국내 기업의 경영권에 대한 공격 위협을 하고 있다"며 "이러한 경영권 확보 위협에 대해 우리 기업들이 대항할 수 있는 방어 행위를 충분히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일에는 상법 개정안의 현실화를 앞두고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전달했다. 최근 진행한 '통상임금 신의칙 정책 세미나', '근로시간 단축 현장 안착을 위한 정책 심포지엄' 등을 통해서도 노사 문제에 대한 경영계의 애로사항을 적극 피력해왔다.

이 밖에도 2019년 장기요양보험료율 결정,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법률안,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 등에 대한 경영계의 입장을 별도로 발표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경총이 노사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기업의 경영 현안에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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