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파리크라상' 상표권 지분을 아내에게 넘긴 뒤 수백억원대 사용료를 주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허영인(69) SPC그룹 회장에게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순형)는 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기소된 허 회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회사가 정당하게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포기하게 하고 213억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게 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혐의 대부분을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일부 상표권에 대해 "상표권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었음에도 지분을 포기하게 하고 사용료 체결을 했다"며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회사가 입은 피해 규모를 특정할 수 없다며 특경법상 배임이 아닌 형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면서 "허 회장은 회사의 이익을 보호해야 할 위치에 있으면서, 부인에게 지급할 필요가 없는 상표권을 회사로 하여금 내게 했다"며 "다만 SPC는 가족회사이고 피해가 회복됐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허 회장은 2012년 파리크라상과 부인 이모씨가 함께 소유하던 파리크라상 상표권 회사 지분을 이씨에게 넘기게 한 뒤, 2015년까지 상표권 사용료 총 213억원을 이씨에게 지급하게 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편 부인 이씨는 범행 관여도와 피해 회복 등이 고려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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