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고객은 금융 상품 쇼핑을 자신의 책상이나 차안 또는 소파에서 시작하며 친구나 가족의 의견과 소셜 미디어 상에 공개된 대중의 의견을 신뢰한다. 그들은 은행 업무 시간 중에 지점으로 가서 계좌를 개설하는 대신 온라인에서 언제라도 음악, 책 또는 다른 상품을 구매하듯이 은행 서비스를 구매한다.
 
이제 은행은 고객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대신 과잉 접속되어(hyper-connected) 있고 매우 많은 정보와 선택 대안을 가지고 ‘지금 바로 원하는’ 고객들을 직접 찾아서 효과적으로 끌어들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은행은 다른 전통적 은행이나 또는 새로운 디지털 은행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일상 생활 속에서 최신의 유통, 게임, 검색 및 모바일 기술을 이용하여 접하는 모든 경험과 경쟁해야 한다.
때문에 은행은 디지털 고객이 가지는 특성을 이해하고, 이러한 특성이 은행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그러한 영향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찾아야 한다.
 
‘핀테크’로 금융 패러다임의 변화
올 1월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금융 혁신의 역점 과제는 핀테크혁명”이라고 밝혔듯이 금융권 수장들의 신년사 공통점이 있다면 ‘핀테크’이다.
국내 경제가 ‘4저1고’(저성장, 저물가, 저고용, 저출산, 고령화)라는 난관과 금융기관의 수익성 악화는 직원들의 구조 조정, 인력재배치, 신규 인력 채용 감소와 부실점포의 축소 및 통폐합으로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기존 금융기관의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은 매일매일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 기술 기반의 새로운 금융 플레이어인 애플, 구글, 알리바바, 텐센트, 아마존 등에게 열광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요인은 기존의 공급자 중심의 금융 서비스를 소비자 중심으로 그리고 더 나아가 소비자 개개인에 맞춤화된 금융 서비스로 금융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러한 금융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 기존 금융기관들은 한편으론 위협과 또 다른 한편으로는 혁신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사용자경험의 핀테크 기업 등장
지난해 3월 대통령이 참석한 규제개혁위원회에서 당시 인기 드라마에서 나왔던 ‘천송이 코트’가 중국에서 인기를 얻자 주인공이 입고 나온 코트를 사기 위해 우리나라 인터넷 쇼핑몰에 들어왔지만 공인인증서와 액티브엑스 설치 없이는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정부에서는 관련 규제를 개혁하겠다고 나섰다.
그 후 일년이 지나 카드사는 공인인증서 없이 아이디와 패스워드만으로 결제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시작했고 국내 최고의 이용자가 있는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은 은행 계좌나 신용 카드를 등록 후 결제와 송금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카카오페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미 간편 결제는 중국에서도 서비스되고 있었는데 이제서야 도입을 하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의 변화는 시작에 불과하다. 최근 국내 금융산업을 포함한 전체 산업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용어는 ‘핀테크’이다.
핀테크는 수년 이내에 글로벌 금융 산업의 판도를 바꾸어놓을 혁신적인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핀테크(FinTech)란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금융과 기술, 특히 정보기술(IT)의 결합을 통해 새롭게 등장한 금융 서비스 및 산업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핀테크란 용어는 대중들에게 낯선 용어였지만 올 들어 10대 인터넷 산업 이슈로 조망되면서 정부의 규제 완화 및 육성 정책에 따라 국내 핀테크 시장도 빠르게 급성장할 전망이다.
금융 산업에서 정보기술은 이미 오래 전부터 활용되어 왔다. 컴퓨터와 정보 네트워크가 산업적으로 활용된 이후 금융의 발전은 금융 IT 발전의 역사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왜 핀테크란 용어가 지금에서야 국내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일까.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통해 소비자들은 쉽고 편리하고 단순한 서비스를 원하게 되면서 음식 주문 및 배달, 쇼핑, 도서 구매, 음악, 숙박, 택시 등은 이미 많은 변화가 전개되고 있지만 금융은 지금부터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핀테크가 주목 받는 이유는 금융과 정보기술의 결합을 통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금융 서비스와 산업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새로운 금융 서비스는 소비자인 고객이 이전보다 쉽고 편리하면서도 단순한 금융 서비스뿐만 아니라 탁월한 소비자 경험이 가능한 금융 서비스를 의미한다.
과거 공급자 중심이었던 금융 서비스는 수요자인 소비자, 그것도 개개인의 니즈에 맞춰진 금융 서비스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국내 금융산업의 변화 가능성 높아
금융권의 연초 조직 개편에서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스마트금융부’ 대신 핀테크 사업 활성화를 위한 ‘핀테크 사업부’ 로 변화가 있었다.
정부도 늦은 감은 있지만 불필요한 금융 규제를 완화하여 금융권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개최된 MWC(Mobile World Congress)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이슈 중에 핀테크가 있었다.
특히 스페인은행 BBVA 프란시스코 곤잘레스 회장은 기조 연설에서 “은행은 디지털화하지 못하면 다 망한다”며 “소프트웨어 회사로 거듭나야 한다”는 말로 핀테크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삼성전자는 갤럭시 S6와 갤럭시 S6엣지를 선보이면서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를 공개하면서 애플페이를 직접 비교하여 모바일 결제에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국내 대다수 카드사들도 아이디어를 얻고자 MWC를 방문했다.
지난 2월 SC은행 박종복 은행장은 취임 첫 인터뷰에서 ‘모바일 금융’이 은행업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태블릿PC가 직원 5~10명을 대체할 수 있는 모바일 지점 수백개를 열고 5년내 판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일반인들에게도 모바일 결제나 모바일 송금, 온라인 개인자산관리, 크라우드펀딩 등의 새로운 금융서비스가 이젠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되었다.
국내 금융산업은 고객 중심 서비스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되면서 금융산업 내외부 환경에 점진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 금융산업은 디지털화된 세상에서 고객에게 탁월한 경험을 줄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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