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오창 전기차배터리 생산라인

배터리업계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코발트 비중을 낮추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노트북용 배터리에 코발트 함량을 줄인 '저(低) 코발트' 배터리 판매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노트북용 배터리에는 코발트 함량이 100%인 'LCO(리튬 코발트 산화물) 배터리'가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최근 전기자동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하얀 석유'라 불리는 코발트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업계에서는 코발트 비중 줄이기가 과제로 급부상했다.

 코발트 가격은 최근 상승세가 주춤해졌지만 2015년 톤당 2~3만 달러 수준이던 가격이 올해 3월에는 9만5500달러로 3배 넘게 치솟았다. 게다가 코발트의 주요 산지인 콩고민주공화국 등은 정치적 불안 요소도 커 배터리 업체들이 수급 안정성을 기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저코발트 배터리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로 코발트 비중이 기존 제품에 비해 70% 이상 줄어든 제품이다. 코발트 함량이 적어지면 가격경쟁력 강화에도 유리하다.

 LG화학 관계자는 "기존에 중대형 배터리에 주로 적용되던 NCM배터리를 소형배터리에도 확대해 노트북이나 IT기기에도 적용하겠다는 것"이라며 "기존에는 코발트 비중이 높은 LCO 계열 양극재가 많이 쓰였지만 NCM배터리로 전환하고 앞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기차에 적용되는 중대형 배터리에 비해 IT기기나 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소형 배터리는 크기가 작아 NCM 배터리 적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독자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동일 부피에 더 많은 원재료를 넣을 수 있는 NCM 양극재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전기차에 쓰이는 중대형 배터리의 코발트 함량 줄이기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기존 NCM622 배터리(니켈 코발트 망간 비율이 6대2대2인 배터리) 보다 니켈 비율을 높이고 코발트 비중을 낮춘 NCM811 배터리(니켈 코발트 망간 비율이 8대1대1인 배터리) 개발을 완료했다.

 니켈 함량이 높아지면 에너지 밀도가 높아져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기존보다 100㎞가량 늘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부터 NCM811 배터리를 전기차에 적용할 계획이었지만 완성차 업체들의 요구로 아직 적용은 유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NCM811 배터리 기술 개발은 완료됐고 상용화가 가능하지만 완성차 업체 쪽에서 수요가 없기 때문에 아직 적용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 소비자 수요나 기술 수준으로는 NCM 622 배터리도 충분하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이 섣불리 NCM811 배터리로 넘어가려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2020년까지 NCM712 배터리(니켈 코발트 망간 비율이 7대1대2인 배터리)를 개발하고 2022년에는 NCMA 배터리를 양산해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NCMA 배터리 역시 니켈 비중을 90% 이상 늘리고 알루미늄을 추가해 코발트 비중을 10% 미만으로 낮춘 배터리다.

 LG화학은 지난 4월 열린 컨퍼런스콜을 통해 "3세대 전기차용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와 충전성능은 높이고 비용을 낮추는 게 큰 방향"이라며 "니켈이 많이 들어가고 비용을 낮추기 위해 코발트 비중을 높이고 인조흑연 음극재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SDI는 코발트 비중을 기존 20%에서 10%까지 줄이고 니켈 비중은 높인 '하이니켈 양극 소재'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 세계 1위인 일본의 파나소닉은 아예 코발트가 들어가지 않는 배터리 개발에 착수했다. 파나소닉 관계자는 지난 5월 "우리는 이미 코발트 사용량을 현저히 줄였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코발트 사용량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파나소닉의 생산량을 목전까지 따라잡은 중국의 배터리업체 CATL과 BYD(비야디) 역시 내년에 NCM811 배터리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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