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전 지방노동청장으로 재직할 당시 같이 근무한 동료들과 같이 식사할 기회가 얼마 전에 있었다. 이제 대전에 둔산이니 정부청사부근이니 하는 곳이 제일 번화한 거리이고 번쩍이는 음식점도 많지만 옛정을 기리자는 모임의 취지에 따라 당시 우리가 같이 땀 흘리며 일하고 고민을 서로 위로하던 청사가 있던 지역에서 당시 우리가 소주잔을 기울이던 곳에서 만나기로 했다.

하지만 이것은 지식의 한 단면만을 생각하는 것이다. 지식이론의 대가인 일본의 노나카 이쿠지로 호쿠리쿠 국립 대 교수를 비롯한 학자들은 지식에는 ‘암묵지’와 ‘형식지’ 두가 지 종류가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눈에 보이고 손에 만져지는 것, 형식적이고 외관적 인 것에 너무 집착하고 있다. 

암묵지를 자원 내지 경쟁력 기반으로 ‘기업은 사람이다’라는 말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말 이다. 글로 써있는 ‘형식지’만 소중하게 생각하고 인적자원 관리 나 능력개발 등에 있어서도 오직 이것만을 강조하다보니 인 간정신 내지 경험 등은 지극히 경시되기 마련이다. 암묵지(暗默知,Tacit Knowledge), ‘학습과 체험을 통해 개 인에게 습득돼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상태의 지식’, 이 것은 집체교육 아니 학교나 교육시설 등에서 가르치지 못하 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암묵지는 사람의 귀와 귀 사이(between ears) 즉 머리 속 에 존재해 있는 지식으로 언어나 문자를 통해 나타나지 않는 지식이기에 인간 대 인간의 대면 내지 대화나 합동행위로 전 수되기 마련이다. 암묵지는 오랜 시행착오와 같은 경험을 통해 체득하는 경 우가 많다. 노나카 교수는 암묵지가 고도화되거나 암묵지가 형식지화 해서 공유되는 등의 변환과정을 거쳐 더 높은 가치를 창조하 게 된다고 말한다. 이제 단순한 숙련만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야 한 다는 지식경영을 논의할 때이다. 경영조직이 보유하고 있는 형식지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머리속에 잠자고 있는 암묵지 라는 지식을 최대한 발굴·활용 해야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창의성이 높다고? 창의성은 경제성이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고 세상의 모든 창의적 상품이라는 것이 종 전의 상품과 100% 다른 것이 없다. 고용조정 대상인 노련한 고참이 암묵지를 보유한 사람, 즉 기업의 인적자원이라는 생각을 확실히 가지고 고용조정이나 정리해고를 생각해야 하고, 그것이 곧 인적자원을 낭비하지 아니하는 길이다.

암묵지의 활용이 곧 기업의 자원 우리는 숫자를 문제해결의 기준으로 삼는다. 나이 많으니 능력이 없다느니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없 다느니…. 그래서 고참 나이순으로 정리해고 하고 임금수준을 정하려 고 하고 있다. 그것이 공평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꼭 같이 게으르면 공평 한가? 오랜 세월을 그 기업에서 일한 고참 사원과 신규채용한 대 졸사원, 어느쪽이 그 기업에 충성할 것인가, 신규 대졸사원은 3년 이내에 75%가 떠난다는 조사가 무엇을 의미하는가 생각 해보아야 한다. 기업의 실정을 잘 알고 오래 몸담았기에 좋든 싫든 정들어 하는 고참이 책임감이 더 높고 그들이 가진 암묵지가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라면 그것이 바로 기업의 경쟁력 의 바탕이 되는 것이고 바로 그것이 기업의 자원이다. 신규사원들이 형식지로 배운 것으로 업무를 처리하다보면 많는 시행착오를 거치게 마련이다. 신규사원만이 아니라 중참인 직원도 아직도 제대로 성숙하 지 못해서 고참들의 리드가 없으면 시행착오라는 엄청난 손 실을 초래하게 된다. 충성심이 강한 고참의 암묵지를 살리고 그들을 변화된 작 업방식에 그 암묵지를 바탕으로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인 적자원 활용방안을 마련하는 길이 기업의 자원을 유지하고 활용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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