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반 ICT 융합형 사업 박차
하이닉스 중심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SK그룹은 지난 2005년 11월 최태원 회장이 ‘행복 동반자’ 철학을 천명한 이래 협업을 통한 동반성장을 기업경영의 근본이념으로 삼아왔다.

최 회장은 당시 “협력사가 행복하지 못하면 기업 성장이나 행복추구 경영이 불가능하다”고 표명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11년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도 각 계열사 CEO들에게 “SK그룹은 뭉쳐야 산다. 사람, 문화, 조직, 비즈니스 모델도 글로벌하게 혁신하자.”라고 말한 바 있다.

SK그룹의 새로운 글로벌 전략으로 기존의 각개격파에서 각 계열사의 역량을 뭉쳐 합동으로 공략하는 ‘협업형 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또한 SK그룹의 글로벌 성장 철학으로 ‘구동존이’(求同存異 차이점을 인정하되 같은 목표를 추구한다)를 제시하고 구체적인 비즈니스 전략으로는 ‘패키지 딜’, ‘파트너링’ 등 계열사 간의 협업 모델을 추진하기로 했다.

패키지 딜은 각 계열사의 역량을 뭉쳐 협업을 통해 글로벌 대형 사업을 일관 수주하는 방식이다. 파트너링은 SK그룹 단독이 아닌 글로벌 기업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여 공동으로 점유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최근 최 회장은 영어의 몸으로 회장직을 수행할 수 없는 상태지만 SK그룹은 최 회장이 평소 강조해 왔던 ‘기술중심 성장전략’을 복기하며 반도체를 기반으로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ICT 융합형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삼성의 최고 기술인재 수혈 △SK하이닉스 대규모 투자 △ICT 계열사 간 시너지 모색 등 일련의 행보가 최 회장이 없는 현 상황에서 SK그룹이 나아갈 협업의 방향이 반도체 중심이라는 것을 대변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SK그룹은 올 1월 삼성전자로부터 ‘반도체의 거장’이라 불리는 임형규 부회장을 영입했다. 임 부회장 영입으로 SK하이닉스는 기술적 도약 가능성을 주목받고 있다.

임 부회장은 예전 삼성전자의 이윤우 부회장, 황창규 사장(현 KT 회장)과 함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중용한 ‘메모리 반도체의 얼굴’로 불렸다.

이러한 임 부회장을 눈여겨 본 최 회장은 지난해 SK그룹의 기술융합형 성장을 이끌 인재로서 임 부회장을 강력 추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앞으로 임 부회장은 ICT 총괄직을 맡아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SK C&C 등 ICT 관련 계열사 협업을 통한 융합형 사업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룹 내 최고 기술 전문가인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과 임 부회장의 협업도 주목할 부분이다.

박 사장 역시 현대전자 반도체연구소 출신으로 미국 생산법인 연구소장과 연구개발 제조총괄을 역임한 반도체 기술 최고 전문가로 두 기술인재가 엮어낼 합작품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 회장이 강조한 융합형 기술 성장 전략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2년 2월 하이닉스 인수를 마무리한 직후 최 회장은 “하이닉스를 반드시 SK그룹의 성장축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투자를 대폭 늘리고 외국 기업과의 기술 제휴 및 M&A를 추진하는 등 성장플랜을 가동했다.

SK하이닉스로 ICT산업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잡은 융합형 혁신을 이루고, 중장기적으로 ICT 서비스업과 반도체 제조업간 융합형 사업을 꾀하겠다는 복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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