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의견을 표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에 대해 "순환출자 및 일감몰아주기 규제, 자본시장법 등 국내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의견을 제시했다"며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15일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ISS는 회원사들에게 오는 29일 열리는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현대글로비스와의 분할 합병안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ISS는 반대의 이유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안이 현대모비스에 대한 가치평가를 낮게 하고 있고, 분할합병에 대한 전략적 이유 역시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1985년 설립된 ISS는 뉴욕, 캐나다, 영국, 일본, 싱가포르 등 세계 13개국에 18개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115개국에서 2만개 이상 기업의 책임투자(RI)를 연구, 4만2000여건의 주총 안건에 대해 의결권 행사 방향을 권고한다. ISS의 자문을 받는 회원사는 전 세계 1900여곳에 이른다.

ISS의 권고는 최근 주요 주총에서 외국인 주주들의 선택을 유도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해왔다. 현대모비스의 외국인 주주 지분은 48% 안팎으로, ISS의 권고가 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ISS에 이은 글로벌 2위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 역시 현대차그룹을 공격하고 있는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의 의견에 동의하며 합병 반대를 권고했다.

현대차그룹은 ISS의 반대 권고 직후 입장을 내고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순환출자 및 일감몰아주기 규제, 자본시장법 등 국내 법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의견을 제시했다"고 반발했다.

이어 "당 그룹은 전 세계 장기 투자자 및 그룹의 미래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투자자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있다"며 "다수의 주주들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만큼 주주총회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개편안이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불리하다는 ISS의 의견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현대차그룹은 "ISS가 이번 개편안이 모비스 주주에게 불리하다고 주장했지만 정반대로 이번 개편안으로 모비스 주주는 이익을 얻게 된다"며 "모비스 주식 100주를 가지고 있는 주주의 경우 모비스 주식 79주와 글로비스 주식 61주를 받게 돼 현재 주가로 계산해도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분할합병으로 모비스는 미래 경쟁력 및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글로비스의 성장과 성과가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로 확산되는 구조로, 이는 모비스 주주의 이익으로 재차 귀결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합병가치 비율에 대해서도 "모비스와 글로비스의 이익창출능력 및 현금창출능력 비율과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에서 평가한 양사의 가치비율도 본 분할합병 비율과 유사하고, 따라서 본 분할합병은 양사 주주들에게 공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의 당위성과 취지에 대해 시장과 주주들에게 끝까지 설득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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