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용기로 한국 알린 ‘ 민간 외교관’ 별명
글로벌 1위 목표로 중국 등 해외서 펄펄

반찬통 하나로 국내는 물론 해외 밀폐용기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김준일 락앤락 회장. 락앤락의 성장 배경엔 김 회장의 성실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맨손으로 시작해 현재의 락앤락을 일군 지금도 김 회장은 1년 중 3분의 2 이상을 해외에 머물며 최전선에서 마케팅을 진두지휘한다.

김 회장은 1978년 27살의 나이로 락앤락의 전신인 ‘국진유통’을 세우고 수입업에 뛰어들었다. 1980년대 들어서며 점차 우리나라 소득이 점차 증가하면서 해외 주방용기에 대한 수요가 많아 사업 초기부터 승승장구했다.

김 회장이 사업 시작 후 7년간 수입한 제품 200가지 가운데 196가지가 성공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자신감을 얻은 김 회장은 1985년 ‘국진화공’을 설립하고 자체 생산을 시작하며 제조업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그러나 공장 설비투자를 위해 스위스 자금을 썼던 탓에 환율 급등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노사 분규로 임금을 3년간 2배로 올려준 것도 짐이 됐다. 결국 지분을 팔고 회사를 떠나야 했다.

1988년 다시 유통업을 시작해 자금을 차곡차곡 모아 4년 뒤 국진화공을 다시 인수했고, 회사명을 ‘하나코비’로바꿨다.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R&D와 영업에 회사 자원을 집중하며 도시락통, 욕실 제품 등을 내놨다.

10년가량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1998년 밀폐용기 단일 품목에 모든 것을 걸기로 했다. 세계 최초 4면 결착 밀폐용기 락앤락은 그렇게 탄생했다.

그릇에 담긴 식품을 완전히 밀폐하는 성능을 인정받으면서 락앤락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반찬통의 대명사로 통할 만큼 고성장 가도를 달려왔다.

2007년 유리로 만든 밀폐용기가 나오면서 플라스틱 밀폐용기의 성장세가 주춤하며 잠시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락앤락은 갖은 노력 끝에 기존 플라스틱 소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동시에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위기를 극복했다.

김 회장은 국내 시장만으로는 사세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2003년부터 중국 진출을 결심했다.

처음 중국에 진출할 때만 하더라도 관세와 운임을 내면서 한국서 만든 제품을 수입해 팔았다.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던 중국인들에게 ‘메이드 인 코리아’는 고급 제품으로 통했다.

4년간 브랜드 충성도를 높인 뒤 중국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팔기 시작했고 이 전략은 주효했다.

김 회장은 2020년 매출 10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동시에 글로벌 주방생활용품 1위 업체가 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아웃소싱 제조 비율을 점차 늘려 나가 제품 카테고리를 다양화한 뒤 유통망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메이드 인 코리아’로 국격 높여
글라스락을 제조하는 삼광글라스는 이회림 동양제철화학 명예회장의 차남이자 이수영 OCI 회장의 동생인 이복영 회장이 이끌고 있지만 실질적인 경영은 황도환 사장이 도맡아 하고 있다.

서울대 문리대를 졸업하고 지난 1998년 하이스코트, 하이트소주 대표이사를 거쳐 삼광글라스공업 사장 등을 역임한 황 사장은 2008년부터 삼광글라스의 대표이사직을 수행 중이다.

황 사장은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공격적인 마케팅 등을 통해 삼광글라스의 대표적 브랜드인 글라스락을 글로벌 상품으로 우뚝 서게 만들었다.

강화유리밀폐용기인 글라스락은 지난해 세계 누적 판매량 3억개 돌파라는 큰 성과를 거뒀다. 현재 전 세계 83개국에 수출되고 있는 글로벌 상품이다.

사실 황 사장은 은둔형 경영자로 알려져 왔다. 1967년 설립된 삼광글라스는 그동안 기업에 유리병과 캔을 공급하는 B2B 시장에 집중해 왔는데 일체의 외부 언론 접촉을 삼가 해왔던 것.

그러나 지난 2012년부터 유리 밀폐용기 브랜드 글라스락을 보유한 삼광글라스는 종합주방생활용품 업체로 거듭난다는 계획에 따라 최초로 기자 간담회를 하는 등 적극적 행보를 이어왔다.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는 글라스락을 통해 주방생활 브랜드의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새로운 브랜드들로 관련 사업을 글로벌 무대로 넓혔다. 황 사장이 중국, 대만, 독일, 미국 등 해외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한 해 평균 5~6회 이상 해외에 나가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전시회 등을 방문해 종합주방생활용품 트렌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경영전략을 구상한다.

특히 그간 락앤락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차츰 넓혀가고 있다. 글라스락의 중국 내 매출은 최근 3년 간 100%씩 증가했다. 중국 1위 쇼핑몰인 타오바오몰이 진행한 해외 기업 초청 행사에서 하루 16억원어치를 팔아치우기도 했다.

전 세계 83개에 달하는 수출국 중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위해 월마트 입점도 성공했다. 2012년 상반기 월마트와 테스트 오더를 진행했으며 지난해 상반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황 사장은 글라스락이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을 받은 것처럼 신규 브랜드들도 품질 강화와 적극적인 수출 마케팅 등을 통해 넘버원 상품으로 키울 계획이다. 명실상부한 종합주방생활용품 기업이 되기 위해 이뤄야할 단계별 전략 중 하나다.

황 사장이 해외 시장 중 중점을 두고 있는 곳은 중국 시장이다. 미주 시장 중심으로 해외에서 성장해온 삼광글라스는 중국시장에서 2009년 200만 달러 규모의 매출에서 2년 만에 650% 성장해 2011년에는 1300만 달러 매출이 발생할 정도로 급격하게 성장했다.

이에 황 사장은 중국 시장에서 신ㆍ구유통의 투트랙 전략을 취하며 시장을 공략 중이다. 까르푸 등 할인점과 인터넷, 홈쇼핑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신유통과 지역 기반의 재래시장, 기업 특판의 구유통으로 시장을 나누는 세부적인 전략이다.

황 사장은 “친환경 건강이라는 아이덴티티와 함께 삼광유리가 세계 시장을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몇 년 후 독특한 기업철학을 담은 제품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주방생활용품회사가 되어있을 것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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