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지난해 경기도 판교 글로벌 R&D센터(GRC)에서 열린 50주년 비전 선포식에서 새로운 기업문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HD현대) 2023.12.08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지난해 경기도 판교 글로벌 R&D센터(GRC)에서 열린 50주년 비전 선포식에서 새로운 기업문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HD현대) 2023.12.08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무대에 오른다. 특히 내년에는 처음으로 CES 기조연설을 맡는다. 부회장 승진 이후 본격적인 글로벌 행보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지난 8일 업계에 따르면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에서 기조연설을 맡는다.

정 부회장이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의 초청으로 기조연설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기업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에 이어 세 번째이자 가전 이외 기업 관계자로는 최초다.

내년 전시에서 진행할 기조연설 주제는 '사이트(Xite)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안전과 안보, 공급망 구축, 기후 변화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 해결을 위한 비전을 뜻한다. 이를 위해 육상 인프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구현하겠다는 포부가 포함될 예정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 CES에서는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바다에 대한 관점 및 활용방식에 대한 변화를 이끌 HD현대만의 미래 해양 전략을 소개했다. 내년에 소개할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은 바다에 이어 육상을 기반으로 한 회사의 미래 구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HD현대는 건설기계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을 중심으로 육상 인프라를 통한 미래 구현을 준비하고 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올해 처음으로 CES 혁신상 첨단 모빌리티·이동식 디바이스 부문에서 수상작을 배출하는 등 성과를 얻었다.

최근 정 부회장은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을 비롯한 건설기계부문 3사 경영진과 함께 글로벌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그룹 내 핵심사업을 성장한 건설기계 부문의 사업전략과 시장 전망 가설의 유효성에 대해 고민과 검증이 필요하다"며 내년 경영계획에 대한 점검을 강조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내년 CES 2024를 시작으로 정 부회장의 글로벌 경영 행보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이 지난달 승진하면서 그룹의 경영이 권오갑 HD현대 회장을 중심으로 한 전문 경영인에서 오너체제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이 이처럼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은 그룹의 승계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편 HD현대는 이번 전시에서 약 300평 규모의 부스를 꾸려 ▲퓨쳐 사이트(Future Xite) ▲트윈 사이트(Twin Xite) ▲제로 사이트(Zero Xite) 등 크게 3가지 테마를 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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