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이 24일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이천포럼 2023'에서 구성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 SK그룹) 2023.8.25.
최태원 SK회장이 24일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이천포럼 2023'에서 구성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 SK그룹) 2023.8.25.

1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회장 취임 25주년을 맞았다. 최 회장은 지난 1998년 8월 최종현 선대회장 타계 후 회장 자리에 올랐다. 

◆ SK, 25년간 자산 10배 증가…재계 순위 5→2위↑

SK그룹은 1998년 자산 33조원에서 2022년 327조원으로 25년간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재계 순위도 5위에서 2위로 3계단 상승했다. 

매출은 같은 기간 37조원에서 2022년 224조원으로, 영업이익은 2조원에서 19조원으로 늘었다. 

계열사도 대폭 증가했다. 지난 1998년 41개였던 계열사는 지난해 198개로 됐다. 구성원도 1998년 2만3882명에서 지난해 12만5762명으로 6배 늘었다. 

특히 SK그룹 사업이 내수시장에만 머문다는 인식을 깨기 위해 최 회장은 취임 초부터 글로벌 진출, 해외 거점 확대 등을 강도 높게 주문해 왔다.

그 결과 2022년 기준 SK그룹 수출액은 83조원으로 최 회장 취임 전 대비 10배 증가했다. 국가 총 수출액 863조7700억원 중 10%를 SK가 맡는 모양새다.

◆ 위기를 도약으로…그룹 핵심사업 탈바꿈

SK는 IMF, 글로벌 경제 붕괴, 유럽 디폴트 우려, 코로나 등 숱한 위기 때마다 그룹 핵심 사업을 탈바꿈하며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은 안정적일 때 '서든 데스(Sudden Death)'를 할 수 있다며 긴장감을 강조하는 동시에 위기에는 과감한 도전을 장려하며 그룹 전체가 역동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주문해왔다.

이에 SK그룹은 역동적으로 사업 구조를 바꾸며 기존 정보통신, 에너지·화학 중심에서 최 회장이 강조하는 넷제로 달성을 위해 반도체·소재, 바이오, 그린에너지, 디지털 등 4개 사업 영역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석유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탄소' 중심에서 '그린' 중심으로 사업 전환을 담은 '카본투그린(Carbon to Green)' 전략을 발표하고, 석유에서 전기차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소재 등으로 전폭적인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비욘드 메모리(Beyond Memory)'를 위한 새로운 기획을 설계하고 있다. 도시바 낸드 사업 투자에 이어 인텔 낸드 사업(현 솔리다임)을 인수하고, 미국 R&D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등 반도체 생태계 구축 강화에 나서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3년 전부터 주력 사업이었던 아파트, 플랜트 사업 대신 자원 재활용, 폐기물 사업으로 집중적으로 뛰어들며, 그린 사업으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SKC 등도 기존 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반도체·2차 전지 소재를 주력으로 하는 글로벌 유수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미래 핵심 사업으로 '그린 사업' 또한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소 에너지, 소형원자로와 같은 친환경 에너지, 탄소포집, 자원 재활용 등에 관련된 다양한 그린 기업들을 인수하거나 기술을 확보하는 중이다. 

또 발효단백질로 만든 아이스크림이나 고기 등을 만드는 대체식품 기업에 투자하고, 국내에 제품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대체 단백질은 대규모 동물 사육 없이 혁신 기술로 단백질을 구현해 농축산업 탄소배출 감축, 식품 안전성 등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ESG 투자로도 주목받고 있다.

◆ 주가 부진·반도체 불황 등 위기…최태원 "충분한 훈련 필요"

최근 SK그룹은 주가 부진, 메모리 반도체 불황 등이 겹쳐 역대급 위기에 빠져있다는 진단을 받는다. 

최 회장은 올해 확대경영회의에서 "지금 우리는 과거 경영방법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글로벌 전환기에 살고 있다"며 "예기치 못한 위기 변수들은 물론 기회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시나리오 플래닝 경영을 고도화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기업을 둘러싼 국내외 경영환경은 어느 날 갑자기 변하는 것이 아니라 크고 작은 징후가 나타나면서 서서히 변한다"며 "이같은 징후들이 나타날 때마다 즉각적이고도 체계적 대응에 나설 수 있도록 SK 구성원들이 충분히 훈련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글로벌 전략 재점검도 주문했다. 최 회장은 "글로벌 시장은 옛날 같은 하나의 시장이 아닌, 다양한 변수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시장이 됐다"며 "그 시장 하나하나에 SK의 의미와 상황을 담아낼 필요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특히 "SK 관계사별 대응은 힘들기도 하고 속도도 잘 나지 않을 것"이라며 "그룹 차원으로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등 각 시장별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모자 3개' 최태원, 부산엑스포 유치 총력전 

최 회장은 지난 2021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취임하며 재계를 대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최 회장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위원회 민간위원장 역할까지 맡으며 총력전을 펴고 있다. 

2030 엑스포는 오는 11월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179개 회원국의 비밀투표로 결정된다. 부산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등 3개국이 유치를 위해 뛰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발목 부상에도 불구하고 목발을 짚은 채 해외를 누비는 '부상 투혼'을 보인 데 이어 여름휴가도 반납하고 엑스포 유치 활동에 노력하고 있다. 

최 회장은 "60대에 접어드니 이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것 같다"며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오는 11월 투표 전까지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국가들을 돌며 한 표라도 얻기 위해 쉬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엑스포 유치에는 큰 나라와 작은 나라가 모두 동일하게 한 표를 행사한다"며 "11월까지 부산엑스포 홍보를 위한 최 회장의 해외 출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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