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풍산 회장. (사진 = 전국경제인연합회) 2023.8.7.
류진 풍산 회장. (사진 = 전국경제인연합회) 2023.8.7.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55년 만에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으로 명칭을 바꾸고,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공식 선임했다. 

전경련은 지난 8월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명칭 변경과 산하 연구기관이었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한경협 흡수 통합 등의 내용을 다룬 정관 변경안을 의결했다. 

이날 총회에서 한경연이 한경협으로 통합하는 안건이 통과되며 기존 한경현 회원사인 4대 그룹 일부 계열사가 한경협 회원사로 포함됐다. 2011년부터 전경련을 이끈 허창수 GS 명예회장을 한경협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는 안건도 통과시켰다.

단 새 명칭 사용은 정관개정에 대한 주무관청인 산업통상자원부 승인 후부터 사용 가능하며, 그 전까지 공식 명칭은 기존 '전경련'을 사용한다. 

◆ 류진 "윤리위 신설…누구나 수긍할 사람을 위원장으로"

류 회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아직도 우리를 지켜보는 따가운 시선들이 많아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국민 신뢰 회복이 최상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이 자리에 서기까지 고민이 많았지만 회원사들이 국가경제 발전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며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결단한 것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며 "부끄러운 과거와 완전히 결별하고 과감하게 변화하지 못 하면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한경협 새출발을 위해 회원사와 국민에게 ▲한국경제의 글로벌 도약의 길을 열고 ▲국민과 소통하며 ▲신뢰받는 경제단체로 거듭날 것을 약속했다. 

그는 "대전환의 시기를 맞는 국제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국 경제가 글로벌 도약을 성취하기 위해 우리 협회가 선두에 서겠다"며 "경제계를 대표하는 글로벌 싱크탱크로서 한국경제가 나아갈 방향 제시하고 실천적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경청하고 사회에 진정으로 공헌하는 방향 찾겠다"며 "국민의 행복과 삶의 질 향상은 이제 정부만의 과제가 아니라 기업이 좋은 일자리 많이 만드는 것도 최상의 복지"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도 기업들이 할 일이 많고 경제계가 맡아야 할 책임이 막중해 국민 가까이에서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류 회장은 한경협이 신뢰받는 경제 단체로 거듭나기 위해 어두운 과거를 깨끗이 청산하고 잘못된 뿌리를 완전히 끊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명한 기업 문화가 경제계 전반에 뿌리내리도록 솔선수범하기 위해 첫 걸음으로 전경련에 윤리위원회를 신설한다"며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분을 위원장과 위원으로 모시겠다"고 말했다. 

윤리위원회의 기반이 되는 윤리헌장안도 낭독했다. 윤리헌장안에는 ▲외부의 압력이나 부당한 영향을 단호히 배격하고 엄정하게 대처한다 ▲윤리적이고 투명한 방식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경영할 것을 약속한다 등의 과거 정경유착에 연루됐던 사건을 의식한 내용을 담았다. 

류 회장은 "단순한 준법감시 차원을 넘어 높아진 국격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엄격한 윤리기준을 세우고 이를 실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류 회장은 앞으로 G7 대열에 당당히 올라서는 것을 대한민국 경제계의 목표로 제시하며 "이 길을 개척해나가는데 한경협이 앞장서고 국민 경제를 위해 새롭게 탄생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류 회장과 함께 한경협의 살림을 도맡게 될 새로운 지도부는 꾸려지지 않았다.

류 회장은 "오늘 임시 총회에서 선임하기엔 시간적으로 촉박했다"며 "급하게 서두르기 보다는 충분한 시간 갖고 다양한 의견을 들어 훌륭한 분을 모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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