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8일 인도 첸나이에 있는 현대차 공장에서 인도법인 임직원들과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3.08.08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8일 인도 첸나이에 있는 현대차 공장에서 인도법인 임직원들과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3.08.08

현대자동차그룹이 인도 전기차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 현지 실정에 맞는 전략형 전기차를 개발하고, 충전소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다만 높은 관세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인도와 중국 업체의 견제 등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7~8일 인도를 방문해 현지 공장과 기술연구소 등을 점검하고, 중장기 성장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방문을 계기로 급성장하는 인도 전기차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32년까지 인도 시장에 5종의 전기차를 투입하고, 판매 네트워크 거점 중심으로 2027년까지 전기차 충전소 439곳을 설치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미 아이오닉5와 코나 일렉트릭 2종의 전기차를 현지에서 판매 중이다. 

기아는 현재 시판 중인 EV6에 이어 2025년 현지 맞춤형 소형 전기차를 생산·판매할 계획이다. 또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자율주행 기반의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등 전기차 제품군을 다양화할 예정이다. 

현대차와 기아가 인도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우선 전기차를 포함한 모든 수입차에 적용되는 70%의 높은 관세가 문제다. 반제품조립(CKD) 방식으로 생산하는 차량에 대한 관세도 35%로 외국 업체가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구조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가 현지에 출시한 아이오닉5, 코나 일렉트릭, EV6 등은 비싼 가격 때문에 의미 있는 판매량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인도 전기차 시장도 아직 성숙기에 접어들지 못했다. 코트라 뉴델리무역관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인도에 등록된 전기차 누적 대수는 200만대에 이르지만, 95% 이상이 2륜과 3륜차다. 승용차 등 4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4%(약 4만여대)에 불과했다. 

그나마 적은 전기차 시장도 타타모터스, MG모터스, 마힌드라 등 현지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특히 타타모터스는 2000만원대 저가 소형 전기 스포츠실용차(SUV) 모델인 넥슨EV를 앞세워 현지 전기차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또한 BYD 등 중국 업체도 적극적으로 시장을 두드리고 있으며, 현지 자동차 시장 1위인 일본계 마루티스즈키도 2025년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총 6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수입차 관세가 높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현지 생산을 시작하면, 국내 전기차 부품과 배터리 기업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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