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7월 18일 하반기 사장단회의(VCM)에서 "유연한 생각으로 현재의 환경에 부합하는 우리만의 차별적 성공 방식을 만들라"고 주문했다. 

또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는다면 생존할 수 없다"며 "지금은 우리에게 미래를 준비하고 재도약을 위한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하반기 롯데 VCM에서 주요 키워드로 '언러닝 이노베이션(Unlearning Innovation)'을 제시했다. 

과거엔 효과적이었으나 현 성공에 제약이 되는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에서 탈피해 새로운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신 회장은 그룹 주요 경영진들을 향해 "환경 변화를 무시하고 과거의 성공 경험을 고집해선 안 된다"며 현황에 맞는 차별화 경영을 요구했다. 

먼저 신 회장은 경영 관점과 시각 변화를 통한 지속 성장을 주문했다.

그는 회의 참석자들에게 "지속가능한 성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해야 한다"며 "사업의 관점과 시각을 바꾸라"고 말했다. 

또 "국내 사업과 기존 사업뿐 아니라 해외 사업, 신사업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면서 ESG 측면에서 사업을 바라볼 것을 강조했다. 

아울러 "매출·이익 같은 외형 성장에 더불어 현금 흐름과 자본 비용 측면의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등의 당부를 했다. 

이는 롯데가 재계 순위 6위로 하락한 것과 최근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줄하향된 것 등을 염두에 둔 지적으로 읽힌다. 

특히 '해외 사업'과 '인공지능(AI) 기술'은 비우호적인 경영 환경을 돌파할 방향으로 언급됐다.

우선 신 회장은 글로벌 경제 블록화, 고금리·물가 상승, 기술 발전 가속화 등 최근 경영 환경을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수준으로 바라봤다. 

이어 "불확실한 미래에서 확실한 것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국내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해외 사업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면서 "동남아시아 등 신성장 시장과 미국·유럽 등 선진 시장을 함께 고려하라"고 했다.

이에 더해 AI의 파급력을 말하면서 "단순히 기술을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새 기회를 찾고 이를 과감한 실행으로 이어지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신 회장은 경영 방침으로 ▲미래형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비전과 전략에 부합하는 투자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내놓았다.

그는 "고성장·고수익 사업과 ESG에 부합하는 사업들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로 전환하라"며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창출된 이익으로 미래 신성장 동력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시설뿐 아니라 연구개발(R&D)·무형자산·기술·인재 등 투자가 필요한 부분을 잘 판단하고 투자할 때 투입되는 자원과 발생 수익을 동시에 고려하는 균형적 사고"를 주문했다.

이에 더해 "변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리스크를 시스템을 구축해 선제적으로 관리하라"고 강조했다.

이외 신 회장은 그룹 지속 성장을 위한 경영자 역할로 "강하고 담대하게 행동하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위기를 돌파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리더십을 보이라"고 했다.

이어 "CEO는 회사 미래를 책임지는 자리란 걸 잊지 말고 미래의 모습과 고객에게 제공해야 하는 차별적 가치를 고민하라"고 요구했다.

나아가 "회사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조직문화 혁신과 공정한 인사를 하라"고 했으며, 롯데자이언츠의 신인 중용을 사례로 언급했다.

이날 VCM엔 신 회장 외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각 사업군 총괄대표와 롯데지주 실장 등 롯데 주요 경영진 80여 명이 참석했다. 

신 회장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일본 롯데파이낸셜 대표 겸직)도 지난 1월 상반기 VCM에 이어 이번 회의에 참석했다. 

회의에선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저성장 기조, 디지털 변혁 등 외부 요인을 점검하고 지속 성장 방안이 논의됐다. 

한국투자증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인사를 불러 '세계 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전망', '생성형 AI 의미와 비즈니스 활용' 강연도 들었다.

또 회의에선 헬스앤웰니스·모빌리티 등 신성장 동력 육성 계획과 현황, 주요 사업군별 기업 경쟁력 강화 전략 등에 대한 공유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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