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등 켜진 두산 박용만號 

두산 5대 핵심계열사 모두 순손실 기록

2015년 두산그룹 핵심 5대 계열사가 모두 순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더 정확히는 지난 3분기까지 모두 순손실을 기록했다. 4분기 드라마틱한 실적을 내놓지 않는 이상 순손실을 피하기는 어렵다. 두산그룹은 1997년 음료사업부 매각을 시작으로 식음료 사업부분을 모두 매각했다. 내수소비 중심의 기업에서 기계, 산업재 등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완전 탈바꿈했다. 이 중심에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있었다. 회사체질 변화의 주역으로 승승장구 하던 두산 박용만號에 경고등이 커졌다. 중국 성장률 둔화, 美 밥켓 등을 인수과정에서 발생된 천문학적인 부채로 반복되는 자금난을 겪으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글 | 김지완 기자 

 

   달라진 평가

팔린 기업들 승승장구 캐시카우 역할 톡톡

소비재기업 죄다 매각···현금 씨말라

두산그룹의 기업DNA 전체를 바꾼 설계자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으로 알려져 있다. 
2001년 한국중공업 인수당시 3800원의 주가에 2배를 웃도는 주당 8150원으로 지분 36%를 인수했다. 
2005년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 시가 2배가 넘는 1조9000억원을 베팅했다. 
2007년 미국 잉거솔랜드로부터 건설장비업체 밥캣을 인수때에도 해외M&A사상 최고액인 49억달러 당시 환율로는 4조5000억원에 달했다. 
매수대금 49억 달러중에서 39억달러는 빚으로 충당했다. 
밥캣이 매년 3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지만 차입금 이자로 인해 순손실을 보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그 외에도 고려산업개발을 인수해 두산건설의 덩치를 키웠다. 
두산그룹은 중공업그룹으로 탈바꿈에는 성공했지만 무리한 차입금은 오늘날까지도 두산그룹의 재무상황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중공업으로 사업구조 재편 
박용만 회장이전 두산의 성장을 이끈건 OB맥주, 코카콜라, 버거킹, KFC, 네슬레. 코닥, 3M, 종갓집김치와 같은 소비재 부분이었다. 
소비자와의 접점을 이루며 캐시 카우 역할을 톡톡히 했던 기업들이다. 
그러나 이 회사들을 모두 매각하고 중공업구조로 사업이 재편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중국 성장둔화에 따른 실적 악화는 둘째치더라도 어음결제가 주를 이루는 B2B 위주의 중공업 사업구조에서 대금결제가 미뤄질 경우 유동성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또 선제적 투자가 먼저 이뤄져야 하는 중공업 산업의 특성상 재무악순환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박용만 회장이 두산의 미래를 재건하기 위해 매각했던 기업들 사정은 어떠할까? 오비맥주는 2007년부터 2013년까지 7년간 연평균 14%의 매출성장을 기록했다. 
2013년에 매각된 버거킹 역시 맥도날드. 롯데리아와 더불어 햄버거 삼각편대를 형성하며 지난해 전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20%이상 성장했다. 
10년전 매각된 종가집김치의 경우 CJ, 풀무원, 동원F&B 등의 기업들의 거센 도전에도 불구 시장점유율 64%의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종가집김치는 1987년 출시된 국내 최초의 포장김치 브랜드로 최근 1인가구 증가에 따른 편의점용 소포장 김치가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밥캣 인수는 승자의 저주

빚잔치 벌이며 기업규모 키운 것이 화근

중국 저성장에 굴삭기 판매 급감

2011년 중국내 굴삭기 판매량은 17만8000대에 달했으나 지난해 판매대수는 5만704대로 급감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은 연이은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가동률 22%에 불과하다.

중국공정기계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내 굴삭기 판매는 5만704대에 불과했다. 2014년 8만4558대에 비해 1년만에 40%가 감소한 수치다. 2011년 17만8000대 이후 지속적인 감소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내 성장률이 둔화되고 중국 로컬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또 엔저를 앞세운 일본 기업들도 점유율 30%를 넘기며 시장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반면 한국기업은 점유율 9%로 연간 판매량이 5000여대에 불과하다. 
이 미미한 판매량을 놓고 현대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가 사활을 걸고 있는 실정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공장의 굴착기 생산 능력은 2014년 3만7860대에서 지난해 1만2150대로 축소시켰다. 그럼에도 부구하고 중국 장쑤성 쑤저우에 있는 현지공장의 가동률은 22%까지 떨어졌다. 
2010년 중국내 점유율 15%에 달하던 두산인프라코어의 굴삭기 점유율은 지난해 12월 점유율 6.8%에 불과했다. 이 점유율 역시 전달 5.8%에 비해 1%나 오른수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3분기 매출액 1조7298억원, 영업이익 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 80.1% 감소했다. 여타 두산계열사와 마찬가지로 이자부담에 따른 당기순손실은 2121억원을 기록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금융비융은 2014년 5801억원, 2013년 5325억원이었다. 부채는 지난해 3분기말 기준으로 8조5657억원에 달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매년 수천억원을 내는 알짜회사였으나 자회사 밥캣의 무리한 인수에 따른 이자부담과 경영진의 수요예측 실패로 무리하게 사업을 키워온 것이 기업부실의 주요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공작기계 매각이 해법?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영난에 공작기계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2014년 기준으로 두산인프라코어의 매출 17%를 차지하는 핵심사업이다. 공작기계는 기계의 어머니(Mother Machine)이라는 별칭처럼 기계를 만드는 기계다. 
자동차, 전자제품, 철강 등 제조업 현장에서 자동화 공정에 사용되는 기계를 만들어내는 산업으로 국가 제조업의 핵심기술체이다. 두산공작기계는 현대위아와 더불어 국내 공작기계 분야를 양분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공작기계 산업이 국가 기간산업임을 고려해 지분 51%를 보유해 경영권 유지를 권고했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두산인프라코어는 가장 높은 값을 써내는 투자자에게 팔겠다는 계획에 변함이 없다. 
전략적 투자자와 재무적 투자자 등 8곳이 인수에 관심을 보인 공작기계사업에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12월23일 사모펀드 SCPE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SCPE는 입찰에서 1조3600억원을 매수희망가로 제시했다.

 

   도마위에 오른 박용만식 자금조달

매각발표후 지분 일부만 팔아 진성매각 논란

Pre-IPO·영구채발행 성공···현대판 ‘봉이 김선달’

2014년 8월 6일 밥캣&두산인프라코어 북미 지역장 리치 골드버리가 주요사안에 대해 노스다코다에 위치한 밥캣 생산공장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박용만 회장은 두산그룹의 자금난이 발생할 때마다 창의적인 방식으로 해결했다. 2009년 6월 비핵심계열사로 분류된 두산DST, KAI, SRS코리아, 삼화왕관 등의 매각을 결정했다. 이전까지 일반적인 매각은 인수자를 찾아 합의된 금액으로 지분과 경영권을 양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박 회장은 남다른 수완을 발휘한다. 우선 지주사인 ㈜두산이 출자해 특수목적법인(SPC)인 DIP홀딩스를 설립했다. 이후 지분인수를 희망한 미래에셋PE, IMMPE 등에게도 SPC를 설립하도록 했다. 
그리고 보유중이던 지분을 DIP홀딩스와 사모펀드SPC에 51:49 지분비율로 나눠서 팔았다. 
예를들어 두산DST 주식 100주가 있다면 51주는 DIP홀딩스에 49주는 사모펀드SPC에 매각한 것이다. 
사실상 두산그룹의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금을 조달한 셈이다. 
급한데로 자금은 조달하면서 제값에 인수할 인수자나 나타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다. 
DIP홀딩스 설립에 법인출자금 1300억원이 소요됐지만 7800억원의 자금을 사모펀드SPC로부터 조달했다. 
이후 2010년 9월 금비에 삼화왕관을 611억원에, 2014년 5월 사모펀드CVC에 SRS코리아 1100억원에 각각 매각했다. 2009년 매각하겠다고 했던 4개社 가운데 최근까지도 두산DST와 KAI 지분은 보유중이었다. 

지난해 두산이 면세점 특허권 획득에 성공하면서 투자자금이 필요해진 두산은 다시한번 두산DST와 KAI지분 매각 이슈를 들고 나왔다. 
현재까지도 경영권을 보유중인 두산DST는 LIG넥서스원, 한화테크윈 등 다수의 업체가 인수전에 참여를 고려하며 시장에 뜨거운 매물로 부상했다. 
같은 기업을 그룹 유동성이 필요해질 때마다 한번도 아닌 두 번씩이나 매각할 수 있는 수완을 가진 박 회장은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다. 
요즘은 두산이 사용했던 매각 방식은 일반화됐다. 기업 매각의 패러다임을 박 회장이 바꾼 것이다. 
한편 DIP홀딩스가 보유중이던 KAI 지분 4.99% 총 487만3754주는 지난달 11일 전량 매각했다. 
주당 매각가는 6만2500원으로 총 매각대금은 3046억원이다. 
2012년 10월 두산인프라코어는 국내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만기없는 채권, 이른바 5억달러 규모의 영구채(Perpetual Bond) 발행에 성공했다. 
국제회계기준에서 영구채는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된다. 
이를 통해 자금조달은 물론 자본확충, 부채비율 하락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시키려는 의도가 컸다. 
국내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영구채 발행을 자본으로 인정할 것이냐 부채로 인정할 것이냐를 두고 무려 7개월간의 논쟁 끝에 2013년 5월15일 한국회계기준원과 금융감독원은 영구채를 자본으로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이론으로만 존재하던 영구채를 두산이 최초로 현실화 시켰다. 
이후 SK텔레콤, 포스코, 롯데쇼핑, 현대중공업 등 자금조달과 동시에 부채비율을 동시에 낮출 수 있는 영구채 발행 행렬에 동참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실현가능성에 의구심을 가지던 영구채 발행을 추진했다. 뿐만 아니라 ‘자본이냐? 부채냐?’의 뜨거운 사회적 논란속에서 자본으로 인정받는 수완을 발휘했다. 
이런 논란속에서 발행된 두산인프라코어의 영구채는 만기가 없다는 것만 일반 회사채와 다를 뿐 자금 조달 비용까지 공짜는 아니다. 
현재 영구채 배당률은 3.25%로 두산인프라코어가 연간 부담해야 하는 이자만 180억원에 이른다. 
내년부터 배당률은 8.25%로 급증한다. 연간 배당액만 500억원에 육박한다. 영구채 발행조건에 따르면 2020년부터는 10% 이상의 배당을 지급해야 한다. 원금 상환을 늦추면 늦출수록 비용부담은 커지는 구조다. 
영구채가 자본으로 분류되면서 이자가 배당이란 명칭만 바뀌었을 뿐 높은 고금리 금융비용을 내야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지난해 8월 밥캣은 상장 전 투자로 일컬어지는 프리(Pre) IPO로 산업은행으로부터 7000억원을 조달했다. 
과거 벤처캐피털에서 상장 전 지분투자 방식으로 이뤄지는 방식을 국내 대기업에서 최초로 도입한 사례다. 
이 역시 연 배당률 6.5%의 조건을 내걸어 순수한 지분투자와는 거리가 멀다. 사실상 또 다른 형태의 회사채를 발행것과 다름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진정성 의심받는 ‘사람이 미래다’ 모토

경영악화에 1500명 두산인프라코어 떠나

책임지는 오너일가 없어···배당잔치는 계속돼

두산그룹내 채용홈페이지에는 최근 계열사의 잇따른 희망퇴직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미래다’를 비롯 두산 창업주 박두병 회장의 ‘사람’ 강조 메시지를 전면에 부각시키고 있다.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는 네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2월 180명, 9월 200명, 11월 450명 그리고 12월 702명이 희망퇴직 대상자가 돼 두산인프라코어를 떠났다. 
희망퇴직을 거부한 이들은 회사출입카드 정지후 인천의 교육장에서 2시간 벽보고 명상, 감상문쓰기, 지정장소 점심식사, 벽보고 명상, 감상문 쓰기 등의 일정으로 교육을 시키며 화장실 이용까지 제한해 국민들의 뜨거운 질타를 받았다. 이름만 희망퇴직일 뿐 사실상 정리해고와 다름없다. 1~2년차 직원 88명 가운데 31.8%에 해당되는 28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해 두산그룹에 대한 여론이 크게 악화됐다. 
박용만 회장과 두산그룹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자 1~2년차 신입사원들의 희망퇴직을 반려했다. 
두산건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모든 계열사가 구조조정을 위한 컨설팅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과가 나오면 계열사별로 추가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산그룹의 5대 핵심계열사 순손실을 내고 있고 희망퇴직이란 이름으로 엄청난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지주사 ㈜두산은 두산의 로고사용료를 20% 올렸다. 두산 오너일가 대부분이 ㈜두산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계열사 경영상황과 무관하게 로고 사용권을 올려 ㈜두산으로부터의 배당액 징수가 주목적이다. 
㈜두산의 배당성향은 꾸준히 높아졌다. 2008년 보통주 1주당 1000원에서 2013년 3500원, 2014년 4000원으로 올렸다. 
㈜두산은 지난8월 2015년 기말배당액은 4500원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올해 3월 이사회 의결을 통해 주총승인을 통해 배당액은 최종 결정된다. 
재계에서는 ㈜두산의 지분 6.29%를 보유하고 있는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이 60억원, 박용만 회장 35억원,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이 35억원대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박용성 두산중공업 전 회장, 박석원 두산엔진 부사장, 박용현 두산영간재단 이사장 등 두산 지분을 보유한 오너일가 전체가 기업경영 상황과 무관하게 배당잔치를 벌였다. 일반적으로 기업경영이 어려울 때는 주주들이 배당액을 요구해도 이사회에서 배당액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두산의 경우 오너일가가 ㈜두산의 지분 44.05%를 보유해 일반기업과 다른 이해관계가 작용했다. 
심지어 지난달 11일 ㈜두산의 100% 자회사 DIP홀딩스가 보유중이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5%를 매각했다. 매각대금으로 3046억원의 현금으로 ㈜두산에 들어왔다. 
지분매각전 전사적인 그룹위기에 현금유동성 확보를 내세웠지만 매각직후 두산관계자는 “부채상환과 배당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동성 위기설’에 시총 2.5兆 증발

두산그룹의 잇따른 유동성 위기설 확산에 따라 두달새 두산그룹 주요계열사의 시가총액 2조5000억원이 증발했다. 위기설의 진앙지였던 두산인프라코어의 최형희 CFO는 지난달 18일 투자레터를 발송해 ‘두산그룹 위기설’을 일축했다. 


최형희 두산인프라코어 CFO·부사장 투자레터 전문

두산그룹 투자자 여러분께 두산인프라코어의 CFO(최고재무채임자)가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이 글을 올립니다. 1월 15일 두산인프라코어를 포함한 두산그룹 주식은 시장에 대비해서 매우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사업부 매각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루머가 주가 하락의 발단이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당초 두산인프라코어는 1월중순경 본 계약 체결 예정임을 알린 바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1월 15일이 되었고 관련한 내용이 나오지 않자, 시장에서는 ‘본 매각계약이 결렬됐고 이에 따라 두산인프라코어가 대규모 차입금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심각한 유동성 부족에 빠질 것’이라는 루머가 발생했습니다. 나아가 두산중공업, ㈜두산이 차입금 상환을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습니다. 
이러한 루머가 증폭돼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함에 따라 많은 투자자분들께 심각한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시장의 이러한 오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해 투자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이 글을 통해 두산그룹에 대한 시장의 오해와 악성 루머가 불식됨으로써 투자자 여러분의 손실이 조속한 시간 내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먼저 공작기계 사업 매각 거래(Deal)에 대해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1월 15일 오후에 공시했듯이 SC PE(스탠다드차타드 프라이빗에쿼티)와 매각협상이 진행 중이고, 현재 실사과정을 거쳐 본 계약 체결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대규모 M&A(인수·합병) 거래의 특성상, 다소의 일정 지연은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21일 입찰, 12월 23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이어서 금년 1월 중순 본 계약을 체결하기로 한 일정은 조속한 마무리를 위한 회사의 의지가 반영됐던 것입니다. 
현재 진행 상황을 말씀 드리자면, 최종 계약조건을 조율하는 마무리 과정에 있고, 당초 예정한 1월중순까지(~1/20) 마무리하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현재 시장에서 우려하듯이 본 거래가 장기 지연되거나 혹은 무산되어 두산인프라코어의 자금사정에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추측은 심각한 오해입니다. 이러한 M&A 거래 협상 계약의 비밀유지(confidential) 의무로 인해 보다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이 Deal의 무산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을 투자자분들께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 기회를 빌려 펀더멘털한 측면에 대해서도 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국내 사업부는 공작기계 사업 매각 후 건설기계와 엔진 사업이 남게 됩니다. 건설기계 사업은 작년보다 시장을 보수적으로 전망해 계획을 수립했으며, 엔진 사업은 G2엔진 사외매출 확대로 올해 수립한 매출 계획 달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또한, 작년에 실시한 인력구조조정, 구매가 절감, 경비절감 등 강도 높은 수익성 개선 활동을 통해 전년 대비 30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개선할 수 있는 기반을 이미 마련했습니다. 이와 같이 공작기계 사업부가 창출하던 영업이익 1300억 원 규모를 휠씬 초과하는 수익성 개선효과로 공작기계 사업부 매각 이후에도 이자지급 여력은 충분합니다. 
또한, 일각에서는 과도한 인력구조조정으로 인해 정상적인 경영(Operation)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염려가 있다는 점을 압니다. 그러나, 작년에 실시한 인력구조조정은 과거 낙관적인 미래전망에 따라 과도하게 증원된 인력을 현재의 저성장 기조에 맞게 최적화해서 조정한 것이기 때문에 회사의 영업·생산·R&D(연구·개발) 등 핵심기능 운영에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과도한 주가 하락으로 투자자 여러분께 큰 손실이 발생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는 시장의 루머와 오해에 신속히 대응할 것을 약속 드리며, 주가가 하루 빨리 적정 수준에 이를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두산인프라코어 CFO 
최형희 배상

 

   지배구조도

 

   위기의 남자 박정원

경영권 승계 먹구름

두산건설 실적 악화승계 명분 부족

난 4년간 두산건설의 누적 당기손실은 1조원에 달한다.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은 두산건설을 맡으면서 2011년에는 두산건설을 국내 ‘톱5 건설사’의 반열에 올려놓겠다고 공언했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부터 지주사 ㈜두산, 모회사 두산중공업 등 계열사로부터 본격적인 지원을 받으며 연명해왔다. 두산그룹 4세대 경영 선봉장에 서있던 그의 경영실적을 살펴봤다.

 

   두산건설 기업탐방

이자만 年2000억 넘어 불감당

“자생력 잃었다”…꼬리자르기 루머 확산

두산건설 재무관리부문 관계자에 따르면 두산건설의 이자발생 부채만 1조4000억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더군다나 이자율이 평균 7%후반~8%초반으로 형성돼 있어 연간 이자부담액만 2000억원이 넘는다. 결론적으로 두산건설이 당기순이익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연간 2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려야 한다. 
두산건설이 지난해 3분기까지 올린 영업이익은 294억원에 불과하다. 에프엔가이드 4분기 예상 영업이익 192억원을 그대로 달성한다고 하더라도 481억원에 불과하다. 2015년도 당기순손실은 1600억원이상 전망된다. 이런 과정으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된 당기순손실액만 9500억원에 이른다. 
경제학에서 이자율 7%가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10년 후 원금의 두 배가 되기 때문이다. 두산건설이 보유한 부채는 이 수치를 한참 넘어섰다는데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실제로 부채 줄었는가? 
2012년 두산건설의 부채비율은 568.94%에 이르렀다. 지난해 3분기 두산건설의 부채비율은 157.72%로 크게 줄었다. 수치상으로는 두산건설의 재무상황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부채는 2012년말 3조4580억에서 지난해 3분기 2조8675억원으로 크게 차이가 없다. 반면 자본규모는 동기간 6078억원에서 1조7846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부채액수가 줄어든 것보다 자본규모를 키우면서 부채비율을 줄였다고 볼 수 있다. 
부채를 줄이기 위해 2013년 4월, 9월 두 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또 두산중공업의 알짜사업으로 분류되는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부도 두산건설이 양수하면서 자본규모를 크게 키웠다. 
문제는 이 두 차례의 유상증자에서 3자 배정형태로 두산중공업 자금 8000억원이 지원됐다. 
이 가운데 4000억원은 우선전환우선주 형태로 두산중공업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조항이다. 
두산건설 주가가 발행가보다 높을 경우 두산건설이 두산중공업에 차액을 보전해주지만 발행가 아래일 경우 두산중공업이 차액을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문제는 우선전환우선주 발행시점이던 2013년 12월 2만원을 호가하던 주가는 1월 16일 기준으로 4320원에 불과하다. 두산중공업이 그만큼의 추가 지원이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두산건설 재무관리부문 관계자는 기자와의 만남에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법이 허용하는 테두리안에서 지원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지원해왔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이 알짜사업 양도와 더불어 재무부담 떠안으면서도 지원했으나 두산건설의 역주행은 계속됐다. 
치솟는 원가율에 영업이익 곤두박질 
2015년 3분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액의 65%가 건설부분, 35%가 기자재 부분이다. 2014년 3분기 88.9%의 건설부분의 원가율은 지난해 3분기 96%까지 치솟았다. 원가율은 수주금액 대비 공사에 실제 투입된 비용을 말한다. 
원가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수익성이 낮아진다. 원가율 96%의 의미는 1000억원 공사를 했을 때 40억원의 영업이익이 났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원가율이 치솟는 원인은 건설경기는 부진한데 다수의 건설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저가입찰경쟁을 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입찰 시점과 실제 공사와의 시차로 인한 인건비·원자재 상승, 각종 변수로 인한 설계변경, 공사기간 지연 등으로 원가율은 더욱 상승한다. 

미청구공사금액 5016억원 
미청구공사 대금은 공사를 진행했으나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공사비를 일컫는다. 청구했으나 발주처에서 지급거부나 공사비 입금 지연으로 받지 못한 미수금과는 구별된다. 회계원칙으로는 원자재값 상승, 설계 변경 등에 따라 우발적으로 늘어난 공사비를 말하지만 저가 수주에 따른 부실을 숨기기 위한 변칙회계 수단으로 건설업·조선업에서 악용된다. 지난해 3분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두산건설의 미청구공사금액은 5016억원에 달한다. 
이는 96%라고 스스로 밝혔던 건설부분 원가율이 이를 훨씬 더 초과하거나 이미 드러난 회계장부 이면에 잠재적인 부실이 있음을 의미한다. 
미청구공사금액 가운데 10%만 받지 못해도 추가적으로 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허울뿐인 기자재부분 
두산건설의 관계자가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강조했던 기자재 부분이다. 2014년3분기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하던 기자재부분은 2015년 3분기 35%까지 늘어났다. 원가율은 동기간 91%에서 85.4%로 좋아졌다. 
그러나 기자재부분은 해외에서 공사를 수주했을 때 철근, 시멘트와 같은 공사자재를 조달하고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중동에 편중된 수주지역이 유가하락으로 다변화되면서 일시적으로 늘어났을 뿐이다. 
업계관계자들은 향후 해외수주를 진행하는 지역에서 자재를 자체 조달 능력이 갖춰질 경우 해당 매출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뜨거웠던 분양열기에도 소외 
2015년 아파트 분양시장과 매매시장은 뜨거운 열기속에 활황세를 이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5년 전국에서 분양된 물량은 42만 9188가구로 2014년 26만5959가구보다 무려 61.4% 늘었다. 
그러나 두산건설은 지난해 4492가구만 분양했을 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량의 미분양이 발생해 큰 손실을 떠안은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다. 예년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임에는 분명하지만 여타 대형건설사의 행보와는 크게 엇갈렸다. 
실례로 정몽규 회장이 이끄는 현대산업개발은 2013년 적자에도 불구 주택시장변화에 기민한 대처를 통해 2014년 흑자전환에 이어 2, 3분기 각각 8.12%, 7.5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에프엔가이드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의 2015년 연간 영업이익률을 7.31%로 전망하고 있다.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의 부동산경기 변화에 따른 신속한 경영판단과 추진력이 아쉽다는 얘기가 재계에서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지분법가치에 해석 
두산건설 재무관리부문 담당자는 기자와의 미팅에서 수차례 신분당선을 강조했다. 총4단계로 나눠 개통을 하는 신분당선은 2011년 10월 1단계 공사가 마무리 돼 강남~정자 구간을 운영중에 있다. 5900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된 신분당선 1단계 공사에 두산건설은 630억원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단계구간인 정자~관교 구간은 1월 30일 개통 예정했다. 3400억원의 공사비 가운데 두산건설은 350억원의 지분을 보유중이다. 
두산건설에서는 2단계 개통시 이용객 증가에 따라 지분법 개선, 지분가치 증가효과를 강조했다. 앞서 언급한데로 두산건설은 신분당선 1·2구간 모두 대략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 현금유동성이 부족해 현재 8%초반의 이자율로 자금을 조달하는 회사가 1000억원 가까이 투자했다는 사실을 추궁했으나 재무담당자는 명확한 해명을 회피했다. 
이런 사실관계로 미루어보아 공사를 수주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사비를 일부 부담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HRSG(배열회수보일러) 
2013년 두산중공업으로부터 양수받은 사업이다. 글로벌점유율 15%로 세계 2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낸 사업부다. 재무부문 담당자는 HRSG의 영업이익률은 10~12%로 연매출 2000억원에 영업이익 200~250억원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관련대화 참조> 
한편 지난해 12월28일 두산건설 본사 방문에서 재무담당자가 강하게 부인했던 HRSG(배열회수보일러) 사업부 매각관련 뉴스가 지난달 20일 모 언론사를 통해 불거졌다. 
보도에 따르면 두산건설 채권단 관계자는 “두산건설의 구조조정 계획에는 HRSG부문 매각이 포함돼 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한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룹 지원 없이 자금조달 루트 막혀 
지난해 12월21일 두산건설은 두산기술원 토지 및 건물 지분 일부를 ㈜두산에 117억7300만원에 양도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7월 회사채 350억 발행하려다 주관사를 찾지 못해 실패한 것과 10월 250억원의 회사채 발행에 나섰으나 수요예측 실패 때문이다. 
현금유동성이 막힌 상황에서 다시한번 두산그룹이 구원투수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기자는 “사실상 계열사 지원아니냐?”며 따져물었으나 “두산기술원은 두산건설에는 전혀 필요 없는 자산이었다. 적정한 시장가격에 매각됐을 뿐이다”라며 편법지원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5대 핵심계열사가 모두 순손실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명목상의 건물지분을 양수받는 조건으로 현금지원을 해준 것으로 볼 수 있다. 더군다나 최근 경기악화도 대기업 사옥들이 대거 매물로 쏟아지고 있지만 정상 시장가로 거래되는 매물은 드물다. 
두산이 매수자가 아니라면 이렇게 신속하게 해당가격으로 거래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한편 지난달 26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같은달 1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61번지 일대 땅 9936㎡를 △두산중공업㈜ △㈜두산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엔진㈜ △㈜한컴에 쪼개 팔았다. 
거래금액은 총 1011억원8400만원으로 ㎡당 1018만3574원에 판매됐다. 91년 두산건설이 ㎡당 73만 4702원에 사들인 이 땅의 공시지가는 국토해양부 1월 기준으로 ㎡당 699만원으로 주변 실제 시세 799만9000만원을 훨씬 웃도는 금액이다. 
아울러 1325억원의 근저당까지 잡혀있는 땅을 시세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계열사들이 매입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사실상 두산그룹에서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을 편법 지원해준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모태기업? 
그룹 지배구조도를 살펴보면 두산 → 두산중공업 → 두산건설로 이어지는 형태로 수직계열화 돼 있다.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 지분 78.33%를 보유중이다. 지주사 두산의 손자 회사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같은 손자회사의 위치지만 정리할 경우 북미와 유럽 시장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밥켓을 잃어버릴 수 있다. 절대로 정리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 
그러나 두산건설의 경우에는 그런 중요한 증손자 회사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2011년부터 끊임없이 두산건설의 경우 두산그룹으로부터 ‘꼬리자르기’ 루머가 나오고 있다. 
두산건설 재무담당자는 두산건설의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1960년대 동산토건으로부터 시작된 두산의 모태사업 가운데 하나다. 중공업과 인프라코어는 돈주고 사왔지만 두산건설은 직접 만들어 반세기 넘게 두산그룹을 지탱해온 사업이다. 절대로 버리지 않을 것이다. 돈으로 기업은 살 수 있어도 역사는 살 수 없다. 함부로 그렇게 히스토리를 스스로 지워버릴 회사가 아니다” 등의 얘기를 강조했다. 
두산그룹 창업주 고 박두병 회장은 1933년 설립된 쇼와기린맥주 한국 공장을 인수해 ㈜동양맥주로 시작했다. 1948년 상표를 오비로 바꿨다. 그렇데 반세기동안 이어지던 두산그룹의 모태사업이었던 OB맥주는 2001년 벨기에 주류회사인 인티브루에 매각됐다. 
아이러니하게도 반세기넘게 그룹을 지탱해 온 두산그룹의 모태기업을 정리한 장본인은 다름 아닌 현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다. 

면세점 
두산이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취득해 두산타워 본건물 7~17층은 계열사 이전과 더불어 면세점 내부 리모델링이 한참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2월2일 595억원의 리모델링 공사 수주건이 공시됐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이 공사가 원가율 90% 수준으로 200억원 추가 공사가 예정돼 향후 200억원에 대한 추가 공시가 있을 것이라고 확인시켜줬다. 
본지가 단독으로 확보한 내용이다. 두산건설의 건설부분의 지난해 3분기 원가율은 96%라고 했다. 
시장거래가격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다시 한 번 두산건설을 지원한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요동치는 두산 4세대 후계구도

두산家 장손으로 ‘원’자 돌림시대 1순위

2009년 첫 회장 승진, 그룹회장도 가능할까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은 두산家의 장손으로 4세대 경영의 정점에 있다. 박용곤 두산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지주사 ㈜두산의 지분 6.29%를 보유해 박용만 회장의 4.17%를 웃돈다. 
박정원 회장은 1990년 두산산업 뉴욕지사에 사원으로 입사해 일본 기린맥주, 두산상사BG 사장 등을 거치며 경력을 쌓았다. 특히 두산상사 BG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취임해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해 주목받았다. 이후 상사BG사장을 맡은 첫해인 2000년 매출액이 전년비 30% 증가하면서 남다른 사업수완을 보였다. BG사장으로 재임하던 중 영업이익은 3배, 부채는 4분의 1로 줄이면서 이견없는 두산그룹 후계 1순위로 꼽혔다. 
이후 박정원 회장은 2009년 두산가 4세 가운데 처음으로 회장에 승진했다. 2012년에는 그룹전체 살림을 아우를 수 있는 ㈜두산의 회장에 올랐다. 
그러나 두산건설의 실적이 악화되며 탄탄대로를 걷던 후계승계는 올스톱 돼 버렸다. 2005년 두산건설 회장으로 취임한 박정원 회장은 “두산건설을 2011년에는 국내 톱5 건설사의 반열에 올려놓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반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라 주택시장을 비롯 건설경기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두산건설의 상황은 악화됐다. 차세대 승계 1순위로 꼽혔던 박정원 회장은 차세대 주자다운 위기관리 능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수주를 위해 두산중공업으로부터 PF지급보증만 2조원이상 받는 등 계열사 동반 부실까지 가중시켰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에 이자상환 조차 안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박용만, ‘할 만큼 했다’ - 출구전략 고민 
박용만 회장은 그간 여러 루트를 통해 두산건설을 지원해 이른바 ‘박정원 살리기’를 진행했다. 이를두고 안정적인 권력이양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됐다. 두산중공업 알짜사업으로 분류되던 배열회수보일러(HRSG), 2013년 당시 현금4500억원을 보유했던 두산메카텍 합병, 두 차례 유증참여, 회사채 미발행에 따른 유동성위기를 두산기술원 지분으로 숨통을 트여준 것 등 수차례 지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박용만 회장입장에서는 경영권 승계를 위해 할 만큼 했다는 입장 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지난해 5대 핵심계열사가 모두 순손실로 돌아서며 두산그룹 전사적인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다. 대권승계를 위한 무제한적인 지원이 계속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실질적 성과를 내놔야 그룹 경영권 승계에 명분이 생긴다는 점에서 두산건설의 계속된 실적부진으로 박정원 회장은 전면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의 건설 경기에 박정원 회장이 아니라 누가 나서더라도 두산건설은 성과내기 어려운 자리다. 또 유가 폭락에 따른 중동 건설경기 침체 상황을 고려했을 때 향후 상황 역시 불투명하다. 진정한 그룹승계 1순위라면 성과를 낼 수 있는 자리에 재배치하는 것을 고려해 볼 만한 상황이다. 
그러나 박정원 회장은 두산건설 회장으로 남았다. 올해 두산베어스 야구단 구단주로 있는 박 회장은 올해 다시 한번 한국시리즈 우승하지 않는 한 웃는 얼굴을 언론을 통해 비추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두산베어스는 2015 타이어뱅크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삼성라이온스를 꺽고 14년만에 우승했다. 우승직후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은 구단주 자격으로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았다.

 

   新황태자 박서원

4세대 후계구도 이상 기류 형성

면세점 맡으며 후계자로 급부상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

박정원 회장이 맡고있는 두산건설 경영이 악화되면서 두산그룹 4세 경영을 맡을 후계자는 오리무중이다. 이 가운데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이 면세점총책임자로 임명되면서 급부상했다. 일반적인 재벌가 자녀들이 그룹내에서 이력을 쌓는 것과 달리 ‘빅앤트’라는 광고회사를 설립해 광고계를 섭렵하는 등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2014년 빅앤트가 두산계열사로 편입되면서 그의 존재감도 커졌다. 두산 후계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박서원 부사장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봤다. 

 

아버지(박용만 회장) 파격지원 속에 실적 쌓기 돌입

사재로 면세점 유치·KAI 지분팔아 SK면세점 흡수 지원

본격적인 4촌경영을 앞두고 “먼저 능력을 보여라”고 요구하는 박회장의 요구에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은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반면 두산그룹과 멀찌감치 떨어져 독자적인 행보를 보여온 박용만 회장의 장남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은 급부상중이다. 
박 부사장이 지분 100%를 보유중인 빅앤트가 2014년초에 두산그룹 계열로 편입된 데이어 같은해 10월 오리콤 부사장으로 임명됐다. 
그리고 지난해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 취득에 성공하면서 총책임자 자리에 박 부사장을 앉혔다. 
서울시내 면세점은 지난 5년간 연평균 30%씩 성장했다. 
서울시내에 위치한 면세점의 고객대부분은 중국관광객이다. 
동대문은 유커들이 명동 다음으로 가장 많이 찾는 관광명소다. 
이런 점을 미뤄봤을 때 두산이 운영하게 될 시내면세점은 사실상 누가 맡더라도 성과를 낼 수밖에 없다. 
박용만 회장은 이런 아들을 위해 대한상의 회장직을 이용해 정치권과 사전교감을 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도 활발한 행보를 했다. 
또 사재출연에 앞장서며 면세점 유치에 공을 들였다. 
그러면서 박서원 부사장은 경영권승계를 위한 급행열차 티켓을 넣었다. 
박 부사장이 면세점을 통해 쉽게 실적을 쌓는다면 4촌경영 시대 승계 1순위로 꼽히는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을 위협할 수 있다. 

아버지 파격지원속에 실적 쌓기 돌입 
박정원 회장이 제자리 걸음하는 동안 아들인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은 ㈜두산 전무로 면세사업 총괄책임자로 임명돼 후계구도에 더욱 가까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두산의 100% 자회사인 디아이피(DIP)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서 확보된 자금으로 SK면세점 직원 190여명의 고용승계와 더불어 SK네트웍스에서 운영중이던 면세점 물류창고 등을 일괄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해 협의진행중이다. 
SK그룹으로부터 인적·물작 자원을 인수해 24년 SK면세점 노하우를 그대로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두산은 SK면세점 업무를 총괄해온 권미경 전 SK네트웍스 면세점사업본부장을 상임고문으로 지난달 4일 영입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지시아래 전사적인 지원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재계에서는 박용만 회장이 55년생으로 올해 62세로 총수들 가운데 비교적 젊은 나이라는 점에서 당분간 회장직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박용만 회장에서 박서원 부사장으로 그룹 총괄 경영권 승계가 이뤄진다면 박 회장은 보다 오랜 기간 회장직 유지할 수 있다. 
박서원 부사장 입장에서도 ‘박정원-박진원-박서원’으로 이어지는 순서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또 박정원- 박진원 회장으로 회장직이 이어지는 가운데 발생할 수 있는 변수없이 안정적인 대권승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재계관계자들의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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