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진행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2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뒤 나서고 있다. 2022.10.25.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진행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2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뒤 나서고 있다. 2022.10.25.

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2주기 추모식이 지난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이목동 소재 가족 선영에서 진행됐다. 

이날 추모식에는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겸 삼성글로벌리서치 고문,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 회장 등 직계 가족이 참석했다. 이와 함께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도 자리했다.

이날 이 회장의 장지로 가는 길에는 에스원 직원들이 나와 길 안내 및 일부 차량 통제를 맡았다. 선영에는 신원이 확인된 사람만 출입이 가능했으며 오전 9시부터 제사를 지내기 위한 조화 등을 준비한 차량이 출입문을 분주하게 드나들었다.

이 회장의 2주기 추모식은 1주기와 달리 전·현직 사장단 및 부사장 등 경영진 300명이 대거 참석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 등 전·현직 사장단 및 부사장과 경영진들은 선영이 좁은 탓에 추모단별로 시간을 나눠 입장했다.

오전 9시30분부터 30분 단위로 현대 솔라티 검은색 차량 5~6대가 줄지어 올라갔다. 사장단 60명은 직계 가족보다 먼저 조문을 마친 뒤 선영을 빠져나갔다.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가(家) 직계 가족들은 오전 10시 47분 현대차 제네시스 G90 차량을 타고 차례로 입장했다. 이서현 이사장과 김재열 회장만 카니발 차량에 탑승했다.

직계 가족들은 이 부회장, 홍라희 전 관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 순으로 들어섰다. 선영을 빠져나갈 때에도 해당 순서는 지켜졌다. 

장지에 도착한 가족들은 차량에서 내려 1분 30초 가량 이동해 봉분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이들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 고인의 넋을 기리는 것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평소 고인을 존경한다는 뜻을 밝혔던 김승연 회장도 삼성 직계 가족들과 함께 장지를 찾았다. 

김 회장은 평소에도 같은 창업 2세대 경영인으로서 이건희 회장을 존경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2주기를 맞아 그를 기리기 위해 추모식을 직접 찾은 것으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부사장, 김동선 전무 등 아들 셋과 함께 현대 제네시스 G90 차량 두 대에 나눠 탑승했다. 김 회장과 아들들은 직계 가족보다 늦게 입장했다가 이들보다 먼저 빠져나왔다. 

한편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계열사는 이날 사내 온라인망에 이건희 회장의 별세 2주기를 추모하는 온라인 추모관을 마련했다.

삼성은 온라인 추모관에 "우리는 회장님을 다시 만납니다. 당신의 도전으로 용기를 얻었습니다. 당신의 혜안으로 미래를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품은 참 따뜻했습니다.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새로운 내일을 향해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라는 내용의 추도문을 올렸다.

삼성 임직원들은 "회장님 그립습니다", "다시 일류로 거듭날 삼성을 지켜봐달라" 등 이 회장을 그리워하는 내용의 댓글을 남겼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 계열사를 합쳐 1만3000개가 넘는 추모 댓글이 달렸다.

삼성 계열사의 한 직원은 "회장님의 고뇌를 늘 되새기며 제 삶의 지표로 (삼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인을 애도했다. 흰 국화 이모티콘을 남기며 고인의 넋을 기리는 임직원들도 많았다.

온라인 추모관에는 이 회장의 육성이 담긴 5분43초 분량의 추모 영상도 게재됐다.

이 영상은 이 회장이 지난 1993년 진행된 삼성그룹 창립 55주년 기념식에서 남긴 발언이 공개됐다.

이 회장은 영상에서 "우리는 단순한 이상주의자가 아니라 가장 위대한 실천가임을 행동으로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같은 해 신경영 특강에선 "앞으로 언제까지 변할 거냐? 영원히 변해간다, 내가 죽어도 이렇게 변해가야 한다"며 삼성 임직원들에게 끝없는 발전과 변화를 주문한 내용이 담겼다.

신경영 강연과 연설문을 비롯해 이 회장을 회상하는 원로 경영인들과 외부 인사들의 목소리도 공개됐다.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이 회장에 대해 "세계의 문화 보존과 발전을 도와주신 게 사실 알려진 것보다 훨씬 크다"고 평했다.

후쿠다 다미오 전 삼성전자 고문은 "이건희 회장과의 대화는 온통 미래에 관한 내용 뿐이었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고(故)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좋은 일을 하고 있다"며 "침묵으로 이뤄지고 있는 삼성의 힘이 있다"고 이건희 회장을 회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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