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회장 2022년 신년사 영상 (사진 = LG 제공)
LG 회장 2022년 신년사 영상 (사진 = LG 제공)

LG가 코로나 장기화, 공급망 불안, 인플레이션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기인한 경영 환경 악화에도 흔들림 없이 '고객가치 경영'을 펼치고 있다. '모든 정답은 고객에 있다'는 판단 하에 LG 구성원과 계열사들이 고객 감동을 실천,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고 질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LG에 따르면 구광모 회장은 2018년 취임 후 줄곧 고객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2019년 신년사를 통해 "LG가 나아갈 방향은 고객임을 천명하며 'LG만의 고객 가치'를 '고객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감동을 주는 것', '남보다 앞서 주는 것', '한두 차례가 아닌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 세 가지로 정의, 고객 가치 경영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구체화했다. 

2020년 고객 가치 실천의 출발점으로 고객 페인 포인트(Pain Point·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고, 2021년에는 초세분화(마이크로 세그멘테이션)를 통해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올해는 고객이 한번 경험하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기 힘든 '가치있는 고객경험'에 집중해 줄 것을 당부하며 '고객감동'을 강조했다.

LG는 고객가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혁신적인 행보에 초점을 맞추며, 계열사별로 사업 특징에 맞게 자신들만의 '고객경험'을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실천하고 있다.

◆ LG 구성원들, 고객감동 실천 위해 아이디어 발굴 

LG는 그룹 차원에서 한 해 동안 제품, 기술, 서비스 혁신으로 고객 가치를 창출한 성과를 전파하기 위해 'LG어워즈'를 시상하고 있다. 'LG어워즈'는 LG의 고객중심 경영의 단적인 사례로, LG 내 고객 중심 조직문화가 체화되고 있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2019년 제정된 'LG어워즈'는 그룹 내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 철저하게 고객 가치 관점에서 혁신적 제품과 기술을 개발하거나 고객을 감동시킨 우수 사례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고객 중심 문화가 자리 잡으며 LG어워즈 수상팀은 시상 첫해인 2019년 27개팀에서 올해 74개팀으로 세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수화 영상통화 사이트까지 찾아내 청각장애인 고객과 소통한 LG유플러스 상담사는 최고상인 '일등LG상'을 수상했으며, 고객에게 감동을 준 구성원들에게 수여하는 '고객감동 특별상'은 지난해 13개 팀에서 올해 20개 팀으로 크게 늘었다. 

매장, AS센터, B2B고객 대응 부서 등 고객을 응대하는 고객접점에서 작은 불편까지도 해결하고 진정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 직원들은 '고객감동 특별상'을 수상했다. 구 회장은 시상식 당시 "고객을 위한 마음과 실천만 있다면 누구나 LG어워즈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화학은 2021년 3월부터 '고객감동 대상'을 신설하고 매달 우수 사례를 선발해 공유 및 포상, 연말에 연간 포상하고 있다. 현장 최일선에서 고객의 페인포인트를 발견하고 아이디어를 통해 해결한 사례에 더욱 확산시키기 위한 차원이다. 

예를 들어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직원은 성장호르몬 치료 환아들이 해외 출입국 시 의약품 반출입 문의를 받는 경우가 빈번함을 인지하고, 기관에 직접 확인해 간이 매뉴얼을 제작해 필요 고객에게 제공해 우수 사례에 선정됐다.

올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임직원들과 함께 '고객의 해를 맞은 나의 다짐' 댓글 이벤트에 직접 참여해 고객경험 혁신 마인드셋을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 3000여명 가까운 임직원들이 동참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청각장애인들의 미디어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국내 영화·드라마 콘텐츠에 한글자막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금까지 실시간 방송에만 자막·수어 등이 적용되던 것에 추가해 영화·드라마 VOD에도 한글 자막이 탑재, 지속 확대 중이다. 청각장애인 고객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한 상담 서비스도 확대, 기존에는 채팅을 통한 상담을 제공했지만, 장애인들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보다 직관적인 상담을 제공하기 위해 수어로 안내하는 서비스가 추가됐다. 

고객이 상담을 받거나,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때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를 쉬운 말로 직접 제안하는 '고객 언어 제안 캠페인'도 실시한다. LG유플러스 홈페이지 또는 U+고객센터 모바일 앱에서 '개선 제안' 코너를 통해 캠페인에 참여 가능하고, 캠페인 참여 고객 중 답변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LG유플러스가 직접 연락해 피드백을 제공한다. 변경된 용어는 자사 홈페이지를 비롯 고객센터와 매장에서 고객상담 시 활용된다. 

LG유플러스는 2017년부터 복잡하고 어려운 통신용어를 쉽게 순화하기 위해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고객 언어 혁신활동을 5년간 진행하면서 5000건 이상의 어려운 용어를 쉬운 말로 변경했고, 고객들은 보다 쉬운 용어의 응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사 각 부문의 혁신 활동 우수자에 대한 격려 및 우수 활동 내용 공유의 장을 마련, 월 1회 시상하고 있다. 실제 고객감동, 고객가치 제고 사례에 대해 CEO인 권영수 부회장이 간담회를 통해 직접 포상 및 격려하고 있다. 권 부회장은 올해 1월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당시 "100년 위한 새로운 출발점으로 고객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LG헬로비전은 올해부터 '고객소통의 날'을 운영하며, 매월 사업조직의 리더들이 직접 고객과 접점 직원을 만나고 있다. 커머스 상품을 반복 구매한 경험이 있는 고객 가정을 방문해 이용경험에 대해 의견을 듣고 개선점을 찾거나, MZ세대 신입사원과 만나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등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종합유선방송사업과 알뜰폰사업을 하고 있는 LG헬로비전은 고객에게 가격, 속도, 화질 등의 기능적 혜택뿐 아니라 '아이들나라'나 '헬로렌탈서비스' 등의 이용 경험을 확대해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만들고 있다. 또 헬로렌탈 직영몰에서 전화상담 없이 셀프로 렌탈을 신청하는 '바로구매' 서비스를 론칭,  24시간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편의성으로 MZ세대 비대면 고객경험을 혁신 중이다. 

이 밖에도 LG 구성원들은 사내방송, 교육포털 등 통해 고객경험 혁신에 대해 '열공' 중이며, 조직문화 속에 내재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고객 감동 사례를 시리즈 영상으로 제작해서 사내방송을 통해 구성원에게 전파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고객가치 확산을 위해 10여편을 제작해 사내방송, SNS, 홈페이지 등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공유하고 있다. 

그동안 ▲고객사의 악성 장기 재고(타사 제품)를 가용 재고로 전환시키는 방안을 찾아 해결 ▲화재 피해로 온 집안에 분진이 덮쳐 안마의자 등 고가의 가전제품 브랜드는 수리가 불가능하다고 할 때, 유일하게 제품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수리 ▲코로나 때문에 부품이 없어 수리가 늦어진 할머니 고객의 TV 대신 다른 TV를 잠시 빌려오고 부품을 더 빨리 입수하기 위해 노력한 서비스 기사 등 고객가치를 실천한 다양한 사례들이 소개되고 있다. 

사내에서만 볼 수 있는 영상이지만 평균 누적 조회수가 1만여회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LG그룹의 인재 육성을 담당하는 LG인화원도 임직원 교육을 위해 고객경험 혁신 우수 사례 등 콘텐츠를 제작해 온라인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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