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용 카카오픽코마 대표. (사진 제공=카카오)
김재용 카카오픽코마 대표. (사진 제공=카카오)

종합 디지털 만화 플랫폼 픽코마가 일본 시장의 성공을 발판으로 더 큰 무대인 유럽 시장에 도전한다. 

카카오픽코마는 지난해 9월 설립한 '픽코마 유럽(Piccoma Europe)' 법인을 토대로 상반기 내 프랑스 시장에서 서비스를 선보이고, 향후 유럽 전역으로 범주를 넓혀갈 예정이다. 카카오픽코마가 만든 열도에서의 성공 경험이 새로운 땅에서 또 한번의 'K-플랫폼 이정표'를 세울 지 주목된다.

2016년 세계 최대의 만화 시장이자 종주국인 일본에서 콘텐츠 사업의 후발 주자로 나선 '픽코마'의 서비스 출시 한달 성적은 매출 200엔(약 2100원)에 불과했다. 약 6년이 지난 2022년, 픽코마는 단일앱으로 월간 거래액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누적 거래액 1조 3000억을 넘어섰다. 

픽코마는 만화 레드오션 일본에서 출사표를 던진 이래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출시 이듬해인 2017년부터 매년 두 배 이상의 거래액 성장을 기록하는가 하면, 2020년 7월 일본에서 처음으로 비게임앱 부분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시장 점유율 65%로 정상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지난 한해 동안 7227억 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픽코마의 성공 배결은 혁신적인 발상과 끈임없는 도전이 주효했다. 일본 현지의 디지털 망가와 경쟁력있는 한국의 웹툰 콘텐츠를 조화롭게 서비스하고, 모바일로 콘텐츠를 즐기는 이용자들의 콘텐츠 감상 방식 변화를 비즈니스에 빠르게 적용해 픽코마만의 생태계를 만들었다. 

카카오에 따르면 픽코마는 이용자들의 달라진 콘텐츠 이용 환경과 패턴을 분석하고, 만화앱에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만화 1권을 에피소드에 따라 1화, 2화 등으로 분절해 제공하는 방식을 고안하고, 여기에 '기다리면 0엔'을 도입해 이용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누구나 간편하게 즐기고 접근할 수 있는 만화앱으로의 지향점을 구축했다.

또한 광고 비즈니스를 주 수익원으로 삼는 타 플랫폼들과 달리, 콘텐츠 플랫폼의 핵심은 작품이라는 본질에 집중해 광고없이 만화 자체로 승부하는 방식을 택하며 구독자, 창작자로부터 플랫폼에 대한 신뢰를 쌓았다. 

김재용 카카오픽코마 대표는 "목표에 대한 성취, 그것을 위한 간절함이 지금의 픽코마를 있게 했다"며 "우리 모두는 성공이라는 즐거운 경험을 함께 느꼈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픽코마의 성공에 '보이지 않는 조력자' 역할을 했다. 해외 시장 진출이 창업 인생 최대 목표라 꼽는 김 의장은 2006년 부터  NHN Japan(현 LINE)에서 크리에이티브 센터장으로 근무중이던 김 대표를 2015년 일본에서 직접 만나 카카오픽코마(당시 카카오재팬)의 새로운 대표직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3개월 간의 고민 끝에 합류를 결정했고, 김 의장이 이끄는 카카오 공동체라는 점이 선택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김 대표는 카카오 글로벌 비즈니스의 초석의 의미를 담아 2017년 3월 새로운 오피스 입구 벽돌에 김 의장의 사인을 남겼다. 김 대표는 "김 의장이 갖고 있는 글로벌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자 노란 벽돌에 그의 이름을 새겼다"고 당시 상황을 밝히며, 픽코마의 성공 비결로 김 의장의 든든한 지원을 거론했다.

실제로 김 의장은 바쁜 일정속에서도 거의 매달 일본을 방문해 사업을 손수 챙겼다. 김 대표는 "김 의장은 글로벌 유료 콘텐츠 시장의 가능성에 대해 카카오 초기 시절부터 흔들림 없이 믿어왔다. 카카오페이지에서 먼저 선보였던 '기다리면 무료'라는 모델을 픽코마에 적용하자고 김 의장이 제안했을 때, 일본 현지 출판사들은 이 사업 모델에 공감하지 못했고,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우리는 성공할 거라 믿었고, 성과가 날 때까지 묵묵하게 기다려준 김 의장의 믿음 덕에 흔들리지 않고 도전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픽코마는 이제 일본을 넘어 프랑스, 나아가 유럽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일본 만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이에 대한 수요가 뚜렷한 지역으로 알려졌다. 픽코마 유럽은 아직 프랑스에 소개되지 않은 일본 만화, 한국 웹툰 등을 확보하며 작품 라인업 품질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미 픽코마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탑클래스 앱으로 자리매김했다. 글로벌 앱 조사업체 앱애니(App Annie) 리포트에 따르면, 픽코마는 2020년 7월 전세계 만화 앱 매출 1위를 차지한 이후 현재까지 1위를 유지 중이다. 지난해에는 전세계 모바일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지출한 앱(게임 제외) 6위에도 올랐다.

김 대표는 "카카오 글로벌 비즈니스의 초석을 다지고 있는 픽코마는 올해 글로벌 사업 확대와 일본 내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에 집중해 공격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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