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이 현 정부에 대해 "너무 노조 편향적"이었다며, 차기 정부에서는 기업가 정신을 살릴 수 있도록 기업에 대한 규제를 풀어달라고 당부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현 정부 경제정책 중에서 잘했거나 잘 못했던 부분을 선정해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손 회장은 문재인 정부가 잘한 점에 대해서는 "지난해 정부가 코로나 백신을 확보 못했다고 해서 (국민들의)꾸지람도 있었으나, 정부가 열심히 대응해서 지금까지 왔다"고 강조했다.

또한 수출이 확대된 것도 잘했다고 했다. 그는 "내수는 확대 못했지만 수출은 늘고 있다"고 부연했다.

차기 정부에 대해서는 "좀더 규제를 풀어달라"고 당부했다.

손 회장은 "창업이 좀더 자유롭고 빨리 되었으면 한다"면서 "또한 노조 문제에 있어서 제도를 선진화해서 기업들이 좀더 긍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최근 중대재해처벌법의 경우, 기업인을 처벌해서 사고를 예방하자는 취지다. 이는 기업인 홀대하고 경시하는 것과 같다"며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건설사 사장을 안하려고 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존중받아야 한다"면서 기업가 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본 및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 한일 문제가 많이 개선되어야 한다"며 "대중(對中) 수출이 25%인데, 우리도 중국을 홀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는 3%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손 회장은 "작년에는 성장률이 4% 되었는데, 올해는 3%가 될 것"이라며 "코로나 확산세가 어떻게 지속하느냐가 관건이다. 수그러들면 올해 4월 이후로 경영 환경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손 회장은 노동법제 개혁과 기업인 존중에 대해서도 당부했다. 

손경식 회장은 "노동법이 1953년에 제정됐는데,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되어 왔다"며 "당시 노동법은 노조가 약자 위치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노조가 힘이 센 부분도 많다. 형평성에 맞나 생각이 든다. (따라서) 앞으로 노동법도 개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용의 유연성이 시대와 국제 기준에 부합하도록 해야 한다"며 "대체 근로가 허용되어야 하며, 쟁의 행위시 사업장 점거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당노동행위 처벌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조항"이라며 "부당노동행위의 경우 사용자만 처벌한다면, 노동자도 처벌되어야 한다. 노동자는 놔두고, 사용자만 처벌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한 "과격한 농성은 법에 어긋난다. 이를 처벌하지 않고, 막지 않으니깐 문제"라면서 "산업 현장에서 법치주의가 확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노조가 외국과 달리 정치화되어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손 회장은 "노조의 정치화는 시정되어야 한다"며 "정치하지 않는 노조가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경총을 통합해 미국의 해리티지 재단과 같은 역할을 하는 연구기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손경식 회장은 "경총이 지난 5년 간 경제단체장 역할을 해왔는데, 이런 단체가 2개씩 있을 필요가 없다"면서 "국내에 경제단체는 있지만, '우리나라 미래를 어떻게 설계하고 끌어갈지'에 대해 역할을 하는 곳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의 해리티지 재단과 같이 우리나라 미래를 밝혀주는 역할이 필요하다"며 "경제단체 두 개를 통합해 미래를 설계하는 연구기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총은 오는 22일 이사회와 총회를 열어 회장 선출을 논의할 예정이다. 2018년 회장에 취임해 2020년 연임에 성공한 손 회장은 올해도 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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