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2021.10.12.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2021.10.12.

검찰이 프로포폴을 약 40회 불법투약한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7000만원의 벌금형을 구형했다. 이 부회장은 "제가 부족해서 일어난 일"이라며 "개인적인 일로 수고·걱정 끼쳐서 사죄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장영재 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을 첫 정식재판 날이지만, 이 부회장 측이 혐의를 인정하면서 변론이 종결되고 결심 공판이 진행됐다.

검찰은 "동종전력이 없고, 프로포폴을 투약한 횟수와 기간을 참작해 70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구형 의견을 밝혔다. 또 1702만원을 추징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부회장은 2015년 1월 31일부터 지난해 5월 10일 사이 총 41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38회 불법 투약 혐의로 기소했지만, 기간을 확장하고 투약횟수도 41회로 늘리는 내용으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이 부회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개인적인 일로 수고·걱정을 끼쳐서 사죄드린다"며 "이번 일 모두 제가 부족해서 일어난 일, 치료를 위한 것이었지만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제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이런 의혹을 사는 일이 없도록 확실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도 "피고인은 시술과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했다) 의사 처방에 따른 것이라고 해도 주의하지 못해 깊이 반성한다"며 "투약 목적으로 하거나 처치 없이 투약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이 사건 당시 경영권, 국정농단 수사·재판, 삼성 합병의혹 수사·재판으로 개인과 삼성 임직원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피고인(이 부회장)이 어려움들을 자기 부족함이라고 자책한 것을 헤아려 달라"고 덧붙였다.

이어 "검찰 구형과 같이 벌금형으로 선처해주기를 바란다. 자신의 사회적 책임과 기대를 완수할 기회를 달라"고 했다.

치료와 시술 받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지만 검찰 수사 결론을 존중하고 사법 리스크를 최대한 조기에 종결,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복귀해 본인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날 짙은 회색 정장에 하얀색 셔츠를 입고 법원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법정에 들어서기 전 취재진의 '불법 투약한 적 없나', '입장 어떤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애초 검찰은 이 부회장을 벌금 5000만원에 약식기소했고, 법원은 이 사건을 약식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2단독에 배당했었다.

하지만 지난달 검찰은 수사 중인 동종 사안의 향후 결과에 따라 공소장 변경 신청 필요성이 있다며 법원에 통상 절차 회부를 신청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공모' 혐의로 지난 1월 18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수감 생활을 하던 중 지난 8월 13일 가석방됐다. 또 '삼성 부당 합병' 관련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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