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가 16일 2년치 임단협 3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실시한 가운데 이날 오후 울산 본사 사내체육관에서 개표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노조 제공) 2021.07.16.
현대중공업 노조가 16일 2년치 임단협 3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실시한 가운데 이날 오후 울산 본사 사내체육관에서 개표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노조 제공) 2021.07.16.

현대중공업 노사가 2019년과 2020년 2년치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2년 2개월여 만에 최종 마무리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6일 열린 2년치 임단협 3차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를 묻는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64.63%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날 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7215명 중 6707명(투표율 92.96%)이 참여했다.

개표 결과, 찬성 64.63%(4335명), 반대 35.11%(2355명), 무효 0.24%(16명), 기권 0.01%(1명)를 기록하며 잠정합의안이 마지막 문턱을 통과했다.

합의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2019년 임금협상에선 기본급 4만6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약정임금의 218%, 격려금 100%+150만원, 복지포인트 30만원 등에 합의했다.

2020년 임단협 합의안에는 기본급 5만1000원 인상, 성과급 131%, 격려금 430만원, 지역경제상품권 30만원 등이 담겼다.

이로써 현대중공업 노사의 2019·2020년 단체교섭은 두 번이나 해를 넘기고, 올해 2월 초와 4월 초 1·2차 잠정합의안이 찬반투표에서 부결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2019년 5월 초 임금협상 상견례를 시작한 지 2년 2개월여 만이다.
현대중 노사는 2019년 임금협상 상견례 직후 추진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물적분할 과정에서 노사 갈등을 겪으며 협상 역시 연내 타결하는데 실패했다.

이후로도 노사는 물적분할 과정에서 발생한 해고자 문제와 고소고발 등 현안을 둘러싸고 대립을 지속하다 지난해 11월부터는 2019년 임금협상과 2020년 임단협을 통합한 2년치 교섭을 진행해 왔다.

노사는 올해 2월 3일 첫 번째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이틀 뒤 열린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하지 못했고, 3월 31일 마련한 두 번째 잠정합의안 역시 찬반투표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후 노사는 다시 교섭에 나서 이달 13일 세 번째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고, 이날 찬반투표에서 마침내 가결됐다.

현대중공업 노사의 2년치 단체교섭 타결은 여름 정기휴가를 앞두고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는 2년치 협상 타결로 조합원 1인당 평균 지급액이 약 18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 타결로 현대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금액은 총 3000억원 규모로 코로나19 사태와 장기간의 조선업 침체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던 지역 경제에 큰 활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교섭 타결로 노사가 그동안의 갈등을 털어내고 함께 힘을 모아 최근 조선업 수주 회복세에 적극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교섭 마무리를 계기로 지역 대표기업으로서 더욱 책임감을 갖고 회사의 재도약과 지역 발전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는 노사관계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조선산업 발전과 회사의 위기 극복,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한다는 의지를 담아 다음 주 중 단체교섭 조인식과 함께 '조선산업 발전을 위한 노사 공동선언식'을 가질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타결을 계기로 노사관계가 신뢰의 관계로 전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하청노동자 차별 문제 해소에도 총력을 기울여 노동자와 지역사회가 함께 발전하는데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교섭 마무리와 동시에 곧바로 올해 임금협상 준비에 들어가 여름휴가 이후 교섭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노사가 힘을 모아 고용을 안정시키고 노동조건을 개선해 숙련 노동자들이 다시 모여들어 세계적으로 압도적인 기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타결 직후 입장문을 내고 "현대중공업 임단협 타결은 코로나19로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에 울산에 안겨진 큰 선물"이라며 "120만 울산시민과 함께 큰 합의를 이뤄낸 현대중공업 노사 모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합의는 노사민정 상생으로 코로나19와 장기불황의 늪에서 헤어나려는 울산시의 노력과 울산경제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울산시는 시민들과 노사 모두의 바람처럼 조선산업의 부활과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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