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섭 이스타항공 공동관리인과 형남순 성정 회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건설업체 성정과 이스타항공의 본계약 체결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1.06.24.
정재섭 이스타항공 공동관리인과 형남순 성정 회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건설업체 성정과 이스타항공의 본계약 체결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1.06.24.

골프장 관리·부동산임대 업체인 ㈜성정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했다. 이스타항공이 셧다운된 지 1년 3개월만에 새로운 날개를 달아준 성정의 형남순 회장에 대한 관심도 높다.

지난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과 성정은 24일 서울회생법원에서 본계약을 체결했다. 성정은 인수 금액으로 약 1100억원을 제시했다. 인수금액 중 700억원은 체불 임금 변제에 사용한다. 나머지 400억원은 회생채권 상환에 활용될 전망이다. 

충남 부여에 본사를 둔 성정은 골프장 관리업, 부동산 임대·개발업을 핵심으로 하는 기업이다. 27홀 골프장 백제컨트리클럽, 토목공사업체 대국건설산업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성정의 이스타항공 인수 배경에는 형 회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 회장은 항공업에 꾸준한 관심을 보였다. 형 회장은 “우리를 믿고 투자계약을 허가해 주신 회생법원과 적극 협조를 약속해 주신 이스타항공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형 회장은 포크레인 기사로 시작해 중견 골프장과 건설사 오너까지 오른 인물이다. 전라북도 남원 출신으로 1957년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탓에 남원농고를 다니면서 포크레인 굴삭기 기사 자격증을 땄다. 22세부터 포크레인 운전을 시작했다. 당시 굴삭기 자격증 보유자는 대전에 5명밖에 없어서 대신토건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25살에 건설업체 총괄 부장이 됐다. 

형 회장은 건설사 직장생활 10년을 마무리하고 1994년 대국건설산업을 설립했다. 대국건설산업은 현재에도 공공 및 민간건설 하도급 대금을 100% 현금으로 결제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백제컨트리클럽은 사실상 형 회장이 최대주주이며 오너다. 형 회장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골프와 레저 등을 잇는 종합 관광레저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그는 40여년 전 건설업으로 시작해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하는 정도경영을 통해 건설 및 골프레저 산업에서 건실한 성장을 이뤄냈다. 경영철학과 노하우를 이스타항공에도 접목해 단기적으로는 최대한 빨리 항공기 운행을 재개하고, 장기적으로는 업황에 맞춰 여객기를 16대까지 늘리는 한편 화물항공기도 3~4대 정도를 운영하는 등 지속성장이 가능한 항공사로 키워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성정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은 풍부한 노선, 숙련된 인력 등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며 "성정은 회생 인수·합병(M&A)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선제적 투자이자 항공과 레저를 아우르는 종합관광사업으로의 사업다각화를 위해 이스타항공 인수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정은 매출 규모로는 중소기업이지만 기존 보유자금과 올초 소유 부동산의 매각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인수대금을 완납할 수 있는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정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 및 일본, 중국 등의 국제정세를 살펴가며 항공기를 총 20대까지 늘릴 계획이며, 이 경우 관계사의 유상증자나 보유자산 매각 또는 재무적 투자자 유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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