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의 장병규 의장을 비롯한 전·현직 구성원 11명이 미래의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을 위해 KAIST에 110억 원의 발전기금을 약정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이번 발전기금은 KAIST 출신의 크래프톤 전·현직 구성원 11명이 55억 원의 개인 기부금을 먼저 조성한 뒤 회사가 동일한 액수의 출연금을 보태는 1대1 매칭 그랜트(matching grant) 방식으로 약정됐다.

KAIST 전산학부 졸업생인 장병규 의장은 지난해 1월 100억 원의 발전기금을 쾌척하며 "개인의 기부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문들의 적극적인 기부 참여를 이끌어내는 마중물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후 기부 의사가 있었지만 구체적인 기부처를 정하지 못했던 크래프톤 내부의 KAIST 출신 구성원들이 장 의장과 합심했다. 처음에는 4명이었던 기부 희망자는 퇴직자까지 동참해 11명으로 늘어났고 본격적인 모금 활동을 벌인지 약 2개월여 만에 55억 원의 기부액이 모였다. 현재도 동문 구성원들의 참여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KAIST 전산학부는 2016년에 450여 명이었던 학부생이 2021년 현재 900명을 넘어선 상태다. 

KAIST는 이번 약정금으로 전산학부 건물을 증축해 학생 연구실·산업계에 실제로 적용되는 코딩 및 프로젝트 실습실·사회 환원 교육 프로그램 장소·크래프톤의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멘토링을 제공하는 공간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류석영 전산학부장은 "장병규 의장의 지속적인 기부에 더해 여러 동문께서 함께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ˮ며 "선배들의 마음이 후배들에게 잘 전달돼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아이디어로 세계를 선도하는 동시에 주위를 배려하고 섬기는 리더로 성장하길 기대한다ˮ고 전했다. 

실제로 전산학부에는 후배들을 위한 동문들의 기부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배달의 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 형제들의 김범준 대표가 "도움을 준 사람에게 다시 갚는 '페이백(Pay Back)' 보다는 내가 받은 호의를 다음 세대를 위해 사용하는 '페이 잇 포워드(Pay It Forward)'의 방식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왔다"며 기부금을 전해왔다. 

이 소식을 들은 서하연·한동훈 전산학부 졸업생 부부가 기부에 동참했으며, 게임 개발 기업 데브시스터즈에서는 06학번부터 16학번까지를 아우르는 젊은 엔지니어 11인이 뜻을 모아 기부금을 전달했다.

기부에 참여한 크래프톤 김창한 대표는 "모교 졸업생들이 회사가 성장하는 데 많은 역할을 해준 것처럼 기부를 통해 좋은 개발자를 키워낼 수 있다면 회사는 물론 산업계 전반에 걸친 장기적인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KAIST 본관에서 진행된 약정식에서는 경쟁력 있는 인재 양성 및 지속적인 협력 관계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 양측은 이를 토대로 우수 개발자 양성 및 채용 연계형 프로그램 등 다양한 산학 협력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이번 KAIST 기부를 시작으로 매칭 그랜트 프로그램을 활용한 사회 참여 문화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며 "회사와 개인의 성장을 통해 얻은 성과를 사회와 함께 나누고 싶은 구성원들의 참여를 통해 최고의 추구·지속적 발전·더불어 행복이라는 기업의 가치를 실천해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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