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스타트업 하나가 성공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대한민국 경제계를 떠받들 새로운 굵은 나무들이 자라는 토양을 만드는 거죠. 그것도 빨리”(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대한상공회의소는 “‘민간 샌드박스 200일의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제작돼 11일 밤 KBS 1TV '다큐 on'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된다”고 10일 밝혔다.

민간 샌드박스는 기업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일정 조건 하에 규제를 유예해 주기 위해 지난 5월 출범했다. ‘과거에 만들어 놓은 법과 제도에 해당이 안 되면 뭐든 못하는 거잖아요?’ 라는 절박함에서 시작됐다. 포지티브(원칙 금지, 예외 허용) 규제 체계에서 ‘법령에 없던 사업’은 원천적으로 금지되기 때문이다.

다큐는 ‘혁신의 골든타임, 샌드박스가 답이다’를 주제로 낡은 법제도에 가로막혀 있던 청년 CEO들이 샌드박스를 통해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우선 KAIST 교내 벤처 와이파워원의 이야기다. 전기버스가 달리면서 충전된다는 ‘미러클 로드’무선전력 전송패드를 개발해 이미 10년전 세계 50대 발명품에 꼽혔다. 하지만 ‘적합한 주파수가 없다’‘안전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국내에서는 꿈의 버스가 달릴 수 없었다.

제로그라운드의‘공유미용실’도 마찬가지다. 현행 제도상 동일 공간에 복수사업자 등록이 불가하고, 샴푸실 같은 공용시설을 사용하는 것도 불법이다. 과거 고성장 시대에 정해진 법 제도에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에 적용하다 보니, 법령에 없는 사업은 아예 할 수 없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박용만 회장 주도의 대한상의 샌드박스팀이 수천 장의 서류 검토와 세종-서울을 오가는 치열한 논의 끝에 승인을 얻는 과정을 담았다. 이외에도 샌드박스로 다가온 우리 일상의 혁신들이 잇따라 소개될 예정이다. 

◇상의, 샌드박스 지원 계속... “법제도 변화 이끌어 내는 것이 샌드박스 취지” 

대한상의는 “기존의 법제도가 막았던 것들을 샌드박스로 일을 벌일 수 있게 해주면 시장이 스스로 검증하고 판단할 수 있다”며“결국 과거의 법과 제도가 바뀔 수밖에 없도록 하는 것이 샌드박스의 중요한 취지 중 하나”라고 말했다. 공유주방 스타트업 위쿡의 강혜원 부대표도 “우리의 목표는 개개의 기업의 성공보다, 결국 변화를 이끌어내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며 결을 같이했다.

대한상의 샌드박스 지원센터는 국내 첫 샌드박스 민간 기구로, 현재 178건의 과제들이 접수돼 있다. 산업융합, ICT융합, 금융혁신 샌드박스 등 全산업분야에서 지원 가능하다. 법과 제도 탓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은 대한상의 샌드박스 홈페이지나 지원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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