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민수(오른쪽)·조수용(왼쪽) 카카오 공동대표가 '카카오 if 2020' 컨퍼런스 첫날인 18일에 ‘카카오가 준비하는 더 나은 내일’이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카카오 제공)
여민수(오른쪽)·조수용(왼쪽) 카카오 공동대표가 '카카오 if 2020' 컨퍼런스 첫날인 18일에 ‘카카오가 준비하는 더 나은 내일’이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카카오 제공)

국내 최대 모바일 기업인 카카오는 급성장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후발주자다. 하지만 오는 19일부터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상품 구독 서비스를 개시하며 본격 추격에 나서 이목이 집중된다. 

카카오는 ‘if 2020’ 컨퍼런스 첫날인 18일 '카카오가 준비하는 더 나은 내일'이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해 이같이 발표했다. 

카카오는 오는 19일부터 카톡 채널을 기반으로 '상품구독'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소유경제에서 공유경제, 구독경제로 변화하는 전세계적인 트렌드에 맞춰 카톡에서 렌털, 정기배송 등의 방법으로 상품을 구독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제품 설명, 방문 예약, 구매 결정, 계약서 작성 등 기존 오프라인 기반으로 운영되던 복잡하고 번거로운 절차들이 카톡에서 빠르고 편리한 방식으로 간소화된다.

이용자는 관심 있는 브랜드의 카톡 채널에서 상품의 정보를 얻고, 회원가입부터 신용조회, 전자 서명 및 계약, 결제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몇 번의 클릭으로 처리할 수 있다. 해당 브랜드와 친구를 맺으면 메시지를 통해 구독한 상품에 대한 알림, 프로모션 정보 등도 받아볼 수 있다.

오는 19일부터 위니아에이드의 딤채 김치냉장고 렌털을 시작으로 연내 바디프랜드, 아모레퍼시픽, 위닉스, 한샘 등의 렌털/정기배송 상품을 순차적으로 만나볼 수 있다.

향후 가전, 가구뿐 아니라 식품, 화장품 등을 정기 배송받거나, 청소대행 등의 서비스를 정기 계약해 제공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여민수 공동대표는 "가령 지금은 정수기를 렌털하려고 하면 상담전화, 계약서 작성 등 매우 번거로운 단계를 최소 13번 이상 거쳤는데 이제는 이런 불편을 카카오가 해소시키겠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또 비즈니스 채널을 강화하기로 했다. 카톡 채널에서 비즈니스 파트너가 비즈니스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템플릿과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미니앱'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파트너들은 예약, 구독, 배달, 티켓예매 등 목적에 따라 템플릿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기존에 보유한 웹사이트, SNS 채널 등의 자산을 채널 홈에 연동시킬 수도 있다. 별도의 앱을 만들지 않고도 카톡 채널을 통해 쉽고 빠른 비즈니스 확장이 가능해진다.

카카오는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창업자나 디지털화를 시도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카톡 채널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카톡 안에서 잠재 고객들에게 발견되고, 친구 관계를 맺으며 비즈니스를 키워갈 수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가 '국민 검색엔진'인 네이버를 기반으로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대기업은 물론 전국의 중소상공인을 포섭하며 온라인 샵을 구축해주는 것처럼 카카오도 카톡을 기반으로 '카톡 채널'를 통해 이커머스시장에서 견고한 입지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여 대표는 "잘 알려진 대기업, 중견기업뿐 아니라 향후 동네 자주 가는 커피하우스, 식당 등도 카톡으로 구독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구독권 자체를 카톡에서 선물하기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도 고민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급성장하는 이커머스 시장은 뚜렷한 강자가 없는 가운데 경쟁은 더욱 불붙는 모습이다. 지난 16일에는 SK텔레콤이 세계 1위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과 이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협력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자회사인 11번가에서 고객들이 아마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쇼핑검색 관문을 차지한 네이버는 지난달 CJ그룹과의 지분교환으로 택배회사 점유율 1위인 CJ대한통운과 이커머스 연합군을 형성했다. 지난 10일에는 GS리테일과 GS홈쇼핑이 합병 계획을 발표하며 추격에 나섰다. 빠른 배송 경쟁력으로 중무장한 쿠팡은 핀테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전통 유통강자인 롯데와 신세계도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와 쿠팡에 밀려 거래액 기준 3위로 밀려난 기존 이커머스 강자 이베이코리아는 스마일클럽, 스마일페이 등 자체 유료 멤버십과 결제서비스를 무기로 충성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후발주자 카카오가 이커머스 시장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된다. 카카오는 금융, 모빌리티 등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 때마다 국민 일상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앞서 카카오는 2018년 커머스 부문을 '카카오커머스'로 분사했다. 카카오커머스는 카톡을 기반으로 대표 서비스인 '선물하기'로만 작년 연 3조원의 거래액을 달성했다. 이후 톡스토어, 메이커스 등 다양한 커머스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3분기 카카오커머스 거래액은 전년 동기보다 68% 급증했다.

여 공동대표는 "카톡 채널을 '비즈니스를 담는 그릇'으로서 계속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이라면서 "이용자와 비즈니스 파트너를 밀접하게 연결해, 모두에게 진화된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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