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기업인과 靑산책…‘삼성ㆍLG 미세먼지연구소’ 관심

- ‘2019 기업인과의 대화’ 행사 후 보온병 들고 25분간 경내 산책

2019-01-15     최영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를 마치고 기업인들과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 2019.01.15.

문재인 대통령은 ‘2019 기업인과의 대화’를 마치고 4대 그룹 총수 등과 커피가 든 보온병을 하나씩 들고 청와대 경내를 산책했다. 문 대통령은 미세먼지가 옅어진 이날 오후 행사가 열린 영빈관을 나와서 본관~불로움~소정원~녹지원 25분 가량을 청와대 경내를 돌아보며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이재용 삼성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 등이 함께 했다.

첫 번째 대화 주제로 미세먼지였다. 연일 지속되는 최악의 미세먼지에 대해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삼성, LG는 미세먼지연구소가 있다고 한다”고 말을 꺼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공부를 더해서 말씀드리겠다”면서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때문에 연구소를 세웠다. 미세먼지연구소는 LG가 먼저 시작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그렇다. 공기청정기 등을 연구하느라 만들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공개한 산책 대화 전문.

김수현 실장: 삼성 엘지는 미세먼지연구소가 있답니다.

이재용: 공부를 더해서 말씀드리겠다.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때문에 연구소를 세웠다. 미세먼지연구소는 엘지가 먼저 시작하지 않았나?

구광모: 그렇습니다. 공기청정기 등을 연구하느라 만들었다.

서정진: 대통령님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십니까?

대통령: 못하는 거죠. 그냥 포기한 거죠(웃음)

서정진: 대통령 건강을 위해서라면 저희가 계속 약을 대드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약을 잘 안 먹습니다. 부작용 때문에요.(웃음) 수면제도 부작용이 있습니다. 호르몬을 조절하는 거라 먹기 시작하면 계속 먹어야 합니다. 가장 좋은 수면제는 졸릴 때까지 일하는 겁니다.

대통령: 요즘 현대그룹은 희망 고문을 받고 있죠. 뭔가 열릴 듯 열릴 듯하면서 열리지 않고 있는. 하지만 결국은 잘될 것입니다.

이재용: 지난번 인도 공장에 와주셨지만 저희 공장이나 연구소에 한번 와주십시오.

대통령: 얼마든지 가겠습니다.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해서 공장을 짓는다거나 연구소를 만든다면 언제든지 가죠. 요즘 반도체 경기가 안 좋다는데 어떻습니까?

이재용: 좋지는 않습니다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거죠.

최태원: 삼성이 이런 소리하는 게 제일 무섭습니다.

이재용: (최태원 어깨를 툭 치며) 이런 영업 비밀을 말해버렸네.

최태원: 반도체 시장 자체가 안 좋은 게 아니라 가격이 내려가서 생기는 현상으로 보시면 됩니다.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가격이 좋았던 시절이 이제 조정을 받는 겁니다.

대통령: 우리는 반도체 비메모리 쪽으로 진출은 어떻습니까?

이재용: 결국 집중과 선택의 문제입니다. 기업이 성장을 하려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죠.

서정진: 세계 바이오시장이 1500조입니다. 이 가운데 한국이 10조 정도밖에 못합니다. 저희 삼성 등이 같이하면 몇 백조는 가져올 수 있습니다. 외국 기업들은 한국을 바이오산업의 전진기지로 보고 있습니다.

대통령: 우리 이공계 학생들 가운데 우수한 인재가 모두 의대 약대로 몰려가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는데 이제는 바이오 의약산업 분야의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겠다.

서정진: 헬스케어 산업이 가장 큰 산업입니다. 일본은 1년 예산의 30%를 이 분야에 씁니다. 외국 기업이 한국과 같이 일을 하려고 하는 것은 일하는 스타일 때문입니다. 대통령께서 주 52시간 정책을 해도 우리 연구원들은 짐을 싸들고 집에 가서 일합니다. 그리고 양심고백을 안 하죠(웃음)

대통령, 녹지원에서 악수하며 여민1관으로 들어가. 악수하면서 현정은 회장에게 “속도를 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