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지난해 7월17일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광고업을 영위하는 이노션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을 개최하였다. 상장기념패 전달 후 기념촬영 왼쪽부터 김원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김원규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안건희 이노션 대표이사, 윤석훈 이노션 상무, 김진규 상장회사협의회 부회장 /사진제공=한국거래소

이노션·LIG넥스원 등 ‘대어’ 상장
총 125개사 기업공개, 13년래 최대 규모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다. 상반기 증시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주식시장에 이노션, LIG넥스원, 미래에셋생명 등 ‘대어’들이 앞다퉈 이름을 올렸기 때문. 올해 국내 증시에는 2002년 이후 가장 많은 기업이 상장했다. 구랍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에는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을 포함해 총 125개 기업이 상장했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와 코스닥 각각 16곳과 109곳(스팩 45곳 포함)이다. 이는 지난 2002년 코스피 11곳, 코스닥 69곳 등 총 80곳이 상장한 이후 13년 만에 역대 최대 규모다.
글 | 김지완 기자 


   2015 코스피 주요 상장사
지난해 IPO ‘최대어’…시총 2조원 넘어

지난해 IPO시장의 최대어로 평가받았던 LIG넥스원은 LIG넥스원은 당초 9월에 상장이 예정됐으나 육군에 국산 대전차 미사일 ‘현궁’ 불량무기 납품 의혹으로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의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일정이 늦춰졌다. 
불량 무기납품 수사가 진행돼 IPO공모청약에서 흥행참패를 기록하며 경쟁률 4.74 대 1를 기록했다. 공모가 7만6000원에 한참 못미치는 6만6000원에 거래를 시작했으나 국내 유도무기체계, 항공전지.전자전 분야에서 독보적인 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상장후 꾸준한 주가상승을 이뤘다. 1998년 설립된 방위산업체로 모태기업은 금성정밀공업이다. 2004년 LG이노텍 방위산업부분에서 분리돼 LG그룹에서 독립했다 국내에서 유일한 육해공 전 븐애 무기체계에 대한 통합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첨단 정밀전자 기술을 기반으로 정밀유도무기, 감시정찰무기, 지휘통신무기 등을 개발, 생산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국내 유도무기 국산화의 주역이다. 지난해 천궁 2차 양산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현궁 양산, 신궁 3차 양산, TMMR(차세대 무전기) 초도양산이 단계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2023년까지 구축 예정인 16조원 규모의 킬체인, KAMD(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에 사용될 L-SAM(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개발 예정이다. 한국 공군은 여전히 항공 미사일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100%로 향후 LIG넥스원의 성장가능성이 크다.

 

상장 반년 지나도 주가 제자리 ‘일감 한계’

이노션은 청약시장에서 7조원의 자금이 몰리며 공모시장에서 흥행했다. 상장후 5개월이 지났지만 주가는 공모가 6만8000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6만9100원(12월24일 기준)에 머무르고 있다. 현대차·기아차의 역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마케팅 비용을 줄일 것으로 정망이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으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이를 두고 ‘인하우스 에이전시’가 보여주는 전형적인 모습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노션은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70%가 현대차그룹에서 발생될 정도로 매출 쏠림 현상이 심한 ‘인하우스 에이전시’다. ‘인하우스 에이전시’의 경우 모기업 및 계열사들의 실적에 따라 실적이 민감하게 좌우되는 경향을 띄는데 최근 증권가에서 현대차의 4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는 것이라는 판단이다. 
재무적으로 봤을때도 상당히 안정돼 있다. 전체 시가총액의 40%에 달하는 5000억원이 순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현재 15%인 배당성향도 현금보유 현황과 정성이 고문의 지분을 고려했을 때 계속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상장으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했다는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증권가에서는 2016년 6월 유로2016, 8월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 대한 특별 광고 집행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제네시스 독립브랜드 런칭에 따른 대대적인 마케팅 비용을 예고해 이노션의 성장 모멘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청약 증거금 7조 몰려 공모시장 최대 ‘흥행’

제주항공은 국내 LCC 1위 업체로 가장 돋보이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청약시장에서 수요가 물리며 경쟁률 378.67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제주항공은 청약 증거금으로만 7조3996억원이 몰렸다. 공모가 희망밴드가 2만3000~8000원 사이였으나 뜨거운 청약열기속에 밴드 상단을 뛰어넘는 3만원으로 공모가가 결정됐다. 11월7일 상장첫날 공모가 66% 웃도는 4만9500원으로 포문을 연뒤 보호예수 물량출회와 파리테러 등의 악재로 주가는 다소 주춤한 상태다. 
저비용항공사(Low Cost Carrier)은 2015년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준 한 해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5년 동계시즌 신규 운항횟수는 주 389회 증가했다. 그 가운데 256회가 LCC들의 몫이었다. 14년 동계시즌 LCC 전체 운항횟수 대비 58.5%가 증가했다. 지난해 LCC 신규 도입 항공기는 총 19대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증권업계에서는 LCC의 성장세는 향후 2~3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22대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고, 2018년 30대까지 확대할 계획으로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다. 국내 LCC수송 분담률은 국제선 기준 13.2% 수준으로 세계 평균 28%, 동남아 54%를 감안했을 때 향후 LCC의 수송 분담률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제주항공은 국내LCC 1위업체도 2015년에도 전년대비 매출액 20%의 고공성장을 기록했다.

 

실적 악화…‘추락하는 주가는 날개가 없다’

지난해 7월8일 상장한 미래에셋생명의 공모가는 7500원이다. 이후 주가는 공모가를 단 한차례도 넘어서지 못했다. 저금리 기조 지속으로 실적이 나빠진 탓이다. 
지난해 3분기 미래에셋생명의 영업이익은 19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9.5% 감소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손해보험사들과 달리 안정투자 성향을 가진 생보사들의 운용특성상 투자수익률 감소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곧 도입될 예정인 IFRS(국제회계기준) 2단계 도입과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의 충당금이 증가하는 등 비용증가 이슈가 예정돼 있어 향후 실적도 불투명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장기적인 성장전망은 대체로 부정적인 견해가 우세하다.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사망보장보다는 의료나 건강 등의 내용을 포함한 생존담보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일본 역시 고령화와 가구구성 변화가 본격화되면서 보험계약자들의 보장에 대한 요구가 달라졌다. 
그 결과 종신보험과 같은 전통적인 상품의 판매는 줄어들었고 의료보장 상푸 및 연금의 판매 증가가 크게 나타났다. 
문제는 보장성 상품의 손해율 관리가 어려워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공모가 3배까지 상승…보호예수 풀리자 꺾여

SK D&D는 상장첫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공모가 2만6000원의 3배에 이르는 6만7600원에 거래됐다. 이후 주가는 8월18일 9만8500원까지 치솟았으나 보호물량이 풀리면서 상승세가 꺽였다. 
2004년 SK그룹 내 전문 디벨로퍼로 설립된 SK D&D는 설립 초기 분양 및 광고대행 등 부동산 개발 서비스를 시작으로 상업시설, 오피스, 도시형 생활주택, 지식산업센터, 비즈니스 호텔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성장해 왔다. 
디벨로퍼는 자체적인 개발 역량과 신용을 바탕으로 토지의 매입단계에서부터 기획, 설계, 마케팅, 사후관리까지 총괄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SK D&D는 부동산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1세대 디벨로퍼와 달리 자체개발, 부동산펀드 투자,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용역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 독일 유명주방가구인 LEICHT, NOBILIA, 일반가구 INTERLUBKE 등 고급가구를 수입 유통 및 시공중이다. 
현재 연매출 100억원 수준이며 매출액대비 높은 영업이익률이 특징이다. 성장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작년 매출액은 1749억원, 영업이익은 25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4.4%, 156.1%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 IPO 시장은?
호텔롯데 등 굵직한 유통업체 예비심사
삼성바이오로지스․SK바이오팜 등 바이오주 ‘꿈틀’

올해는 굵직한 유통업체들이 기업공개(IPO)를 위해 줄을 서 있다. 이들 기업들은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투자·유통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 용평리조트, 대림씨엔에스 등 3곳이 상장을 위해 이미 지난해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롯데정보통신은 최근 유가증권시장 예비심사를 청구를 철회했지만 기업가치를 제고해 올 상반기 중 상장작업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세븐일레븐, 롯데리아, 코리아세븐 등 롯데그룹 비상장 계열사를 비롯해 해태제과, 삼성바이오에피스, SK바이오팜, JW생명과학 등도 IPO 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호텔롯데는 내년도 상장되는 기업들 중 최대어로 꼽힌다. 
호텔롯데는 면세사업과 호텔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은 4조1469억원, 당기순이익 2328억원을 기록했다. 자산은 13조3896억원이다. 
최근 제 2롯데월드타워 면세점 수성에 실패해 기업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호텔롯데의 예상 시가총액은 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는 15조원 정도로 평가되고 있다. 
호텔롯데 기업공개 대표 주관사는 KDB대우증권, 메릴린치인터내셔널,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등 3곳이다. 호텔롯데는 패스트트랙을 통해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상장하겠다는 계획이다. 
패스트트랙을 호텔롯데가 적용받을 경우 이달 말 거래소 상장 승인이 나올 수 있다. 이후 공모 가격을 정한 뒤 일반 공모주 청약 등을 거쳐 이르면 2월 또는 3월에 상장될 전망이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해 10월27일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하고 올 2월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주식시장의 불확실성, 자회사인 현대정보기술의 재무구조 개선 필요성 등을 고려해 올 상반기 중 재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롯데정보통신 상반기 상장 재추진 
용평리조트는 구랍 21일 주권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접수했다. 
지난 2000년 설립된 용평리조트는 숙박시설(휴양콘도) 운영업을 하고 있는 회사다. 
지난해 매출액 1333억원, 당기순이익 39억원을 기록했다. 
그동안 실적부진으로 상장을 망설였던 해태제과의 상장 가능성도 높게 거론되고 있다. 
해태제과의 경우 지난 2010년 IPO를 조건으로 KT-LIG에이스사모펀드로부터 자금을 조달했었다. 당시 1주당 1만700원, 9% 금리로 상환전환우선주(RCPS) 393만주를 발행했다. 
그러나 이후 해태제과는 빌린 자금을 모두 갚고 IPO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해태제과는 RCPS 상환을 위해 4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키로 했다. 향후 가장 좋은 시기를 골라 주도적으로 상장한다는 게 해태제과의 계획이다. 
이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상반기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나스닥 상장이 마무리 되는대로 IPO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팜도 내년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해 몸집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원상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은 구랍 19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15년 한국 IPO 시장과 투자 전략’ 강연회에서 “내년(2016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60~70개의 기업이 상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신규 기업 상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하기 때문에 향후 IPO규모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타이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