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2018년 집행유예 석방이후 또다시 구속 위기

검찰이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또다시 총수부재 상황을 맞게 될 위기에 놓인 삼성은 초긴장 상태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는 이날 오전 이 부회장과 최지성 옛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 옛 미전실 전략팀장(사장)의 구속영장 청구서를 법원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지난 2017년 2월 17일 이후 3년4개월여만이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해 구속영장이 집행 된 후 재판을 받다 2018년 2월 집행유예로 석방됐지만, 또다시 구속 위기에 놓이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된 공식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또 한 차례의 리더십 마비는 창사 이래 최대의 격랑에 빠트릴 것이란 위기 의식이 가득하다.

삼성전자는 물론 재계에서도 이번 구속영장 심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외적 경영 불확실이 커지는 상황에 국내 1위 기업 총수의 공백은 재계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재판을 앞둔 상황에서도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내부적으론 현장경영에 나서며 조직을 추스리며 외부적으론 중국 정치인, 기업인들과의 회동에 나서는 등 등 재계 1위 수장의 면모를 보여왔다"면서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서 존재감이나 역할론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또 이 부회장의 부재는 향후 삼성의 성장전략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최고경영자들이 결정적으로 기업에 중간 역할을 할 때가 대개 어려운 경제환경일 때"라며 "과감한 의사결정 등은 사주가 아니면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오히려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이런 노력에 힘을 보태야 한다"라며 "우리 경제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과거 족쇄를 풀어 미래로 나아가게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은 최근 들어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으려는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1일 경기도 평택캠퍼스에 극자외선(EUV) 파운드리 라인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지난 1일에는 평택캠퍼스 2라인에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에도 중국 시안(西安) 삼성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해 사업을 점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을 방문한 글로벌 기업인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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