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카카오도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독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KCGI에 이어 3대주주 반도건설도 '경영 참여'를 선언하며 오너가 구성원들의 셈법이 더욱 복잡해진 상황에서 카카오는 한진그룹 지주사 격인 한진칼의 새로운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재계 안팎에서는 카카오가 조 회장과의 사전 교감을 통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했을 것으로 보고, 향후 카카오가 조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수행할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해 말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지분을 1% 정도를 매입했다. 한진칼 시가총액이 2조원 중반대인 점을 감안하면 2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강조한 조원태 회장 체제 이후 대한항공과 업무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협력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는 점이 카카오가 지분 매입에 나선 배경으로 해석된다.

앞서 대한항공과 카카오는 지난해 12월5일 고객 가치 혁신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MOU를 맺고 플랫폼, 멤버십, 핀테크, 커머스, 콘텐츠, 디지털 전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제공해 나가기로 했다.

카카오 측은 “대한항공과의 이후 한진그룹과 전사적인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일부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며 의결권 행사 여부에 대해선 "현재로서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조 전 부사장은 한진칼 단독 최대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3대 주주 반도건설과 '3자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 '표 싸움'에서 조 전 부사장이 KCGI, 반도건설 등과 손 잡고 반대표를 던지면 조원태 체제 그룹 경영에 금이 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현재 한진칼 지분 구조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6.52%, 조현아 대한항공 사장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31%, KCGI(그레이스홀딩스) 17.3%, 델타항공 10.0%, 대호개발 등 반도건설 관계사 8.28%, 국민연금 4.11%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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