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구광모… 청와대 초청 신년회 발걸음

이재용(오른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이호승 경제수석,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일 오전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국내 각계대표 및 특별초청 인사들과의 신년 합동 인사회에 참석해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4대그룹 총수들이 2일 청와대 주최 행사에 일제히 참석했다. 4대그룹 총수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사우디 왕세자와의 회동 이후 약 반 년 만이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 주재 하에 이날 오전 11시부터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계 등 각계각층과 정부 주요인사 등 250여명이 모인 가운데 정부 신년합동인사회를 열었다. '확실한 변화 대한민국 2020'을 주제로 열린 이번 신년합동인사회에는 4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경제 단체장과 4대 기업 총수, 금융·보험단체, 중견 및 중소벤처기업, 사회적 경제 기업, 소상공인 등 경제계 대표, 과학기술계 대표, 종교 및 시민사회계 대표 등 각계각층의 인물들이 참석했다. 5부 요인과 국무위원, 주요정당 대표, 국회 상임·특별위원장, 시·도지사와 시·도교육감 등 주요 인사가 초청됐다.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번에도 초대받지 못했다.

재계 총수 중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전 10시24분쯤 행사장을 가장 먼저 찾았다. 차에서 내린 이 부회장은 "행사장 안에서 어떤 말씀을 나눌 것 같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을 지켰다.

삼성의 새해 전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새해 인사로 갈무리했다. 이 밖에 올해 새해 첫 경영 행보 등을 묻는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행사장에 들어갔다.

10시30분께 도착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날 행사에 대해 "이야기를 듣는 자리"라며 "경청하러 왔다"고 전했다. 올해 LG그룹의 사업 키워드를 묻는 질문에는 "고객 감동"이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상의회관 로비를 통하지 않고 행사장이 마련된 층에서 바로 행사장에 입장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출장 일정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경제단체장들도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 회장은 10시15분쯤부터 상의회관 로비 앞에 서서 주요 기업인들이 오면 직접 마중을 나갔다. 이재용 부회장과는 서로 어깨동무를 하는 등 반가움을 표하며 새해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손경식 회장은 행사장으로 들어가며 "새해에는 기업들이 활발히 움직이자, 활력을 되찾자 이런 얘기를 나눌 것 같다"고 기대했다. 오는 17일 손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에 대한 준비 상황과 관련해서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만 했다.

이날 경제계 주요 인사들이 앉은 곳은 '5번 테이블'이었다. 4대그룹 총수들은 지난해 신년회처럼 같은 테이블에 나란히 착석했다. 행사장 내 5번 테이블에는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회장, 정의선 수석부회장, 구광모 회장을 비롯해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 손경식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이 배정됐다.

총수들은 행사 시작 전 서로 악수하며 반갑게 새해 인사를 한 뒤,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기도 했다. 4대그룹 총수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해 청와대 신년회가 처음이며, 약 반 년 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승지원 회동'을 한 것이 마지막이다.

앞서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 최 회장, 구 회장을 비롯해 신동빈 회장까지 국내 5대 그룹 총수들은 지난해 6월26일에 빈 살만 왕세자와 삼성그룹 영빈관인 이태원 승지원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회동에서 총수들은 무함마드 왕세자와 양국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신년회에도 4대그룹 총수들이 일제히 모였지만, 오는 3일 대한상의 주최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는 일부만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상의는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경제계 신년 인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해 행사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불참하며 다소 열기가 떨어진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재계 신년회를 찾는 대신 직접 신년회를 주최하며, 상의 신년회의 무게감이 다소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5대그룹 총수 중에는 최 회장만 유일하게 참석했으며, 올해는 총수들 모두 참석 여부가 불투명하다.

한편 총수들은 이날 신년합동인사회 참석 이후에도 계획된 일정을 소화하며 새해 벽두부터 바쁜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청와대 신년회를 마친 이후 화성사업장 내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 DS 부문 사장단과 미래 반도체 기술에 대한 전략을 논의했다. 최 회장도 청와대 신년회 이후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그룹의 2020년 시무식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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